Cockrasher
상태바
Cockrasher
  • 신우진
  • 승인 2016.12.01 00:00
  • 2016년 12월호 (533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답답한 현실을 한 방에 날리는 속 시원한 펑크록 사운드

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의미를 찾아보면 검색엔진에서 철자를 정정한 유사 단어가 나오고는 성인인증을 요구한다. 카크래셔의 뜻은 결국 인터뷰와 해설을 통해 격발 장치에서 나는 폭발음이란 의미로 작명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영어를 통해 한국식 말장난을 접목하려는 의도도 보인다.
아무튼 우리에게 생소한 이 밴드는 국내 펑크록에서는 꽤 연륜이 있는 편이다. 2001년에 결성되어 소위 말하는 홍대 중심의 인디 밴드로 활동하다가 2007년 첫 앨범을 발매하고 최근 두 번째 음반을 만들어 냈다. 15년의 시간 동안 단 2장의 음반이라면 갸웃하겠지만, 인디밴드들의 상황을 보면 2장이나 나온 것은 놀라울 정도의 성공으로 보이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저변 인구가 많지 않은 펑크라는 장르는 이웃 일본에서는 꽤나 인기가 좋고 많은 밴드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음악의 시작 자체가 70년대 영국의 암울한 경제 상황과 참담해 보이는 장래에 대한 반항 정신에서 시작된 탓에 음악에 폭력적이고 비판적인 저항 정신을 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작금의 사회적 분위기가 펑크 음악에 맞는 시대 흐름을 만들어 내어, 10여 년간 이 장르를 추구한 밴드 카크래셔의 2번째 음반을 나오게 한 동력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

거친 단어의 조합이지만 사실 요즈음의 랩이나 힙합의 비속어에 비하면 그리 센 편도 아니다. 우선 소개하는 1집 는 꽉 찬 사운드의 공격적인 연주가 인상적이다.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 타이틀 ‘터닝 포인트’ 이외에도 ‘Victory?’ 역시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는 곡이다. 맨 처음 해설지와 가사집을 보고는 나는 이것이 2집인 줄 알았다. ‘우리가 눈뜬 곳 허나 볼 수 없는 거짓이 팽배해진 거대한 인형극의 나라’는 7번째 곡 ‘우리가 눈뜬 곳’이란 곡의 가사이다. 10년 전에 만든 노래인데 왠지 지금을 노래하는 것 같다.
지금 막 발매된 2집 앨범인 <바람을 타고>는 듣는 순간 ‘아! 이것이 2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훨씬 세련되고 정제된 음악을 들려준다. 연주에 훨씬 여유가 있고, 연륜이 배어 있다. 녹음 상태 자체도 1집과는 비교가 안 되게 좋은 사운드다. 이젠 멤버들도 나이가 있어서인가 맹목적인 질주와는 다른 그런 스피드감도 있고, 저항을 감추는 중용도 갖추어 있다. 밴드 구성으로는 기타가 한 대 더 추가되었다는데 사운드는 1집 때보다 오히려 더 깔끔하게 조화를 만들어 낸다. 이 두 장의 시간적인 간극처럼 연주 스타일의 발전과 변화가 돋보인다.
음악 잡지에 정치나 사회적인 문제를 논할 까닭은 없지만, 흘러가는 상황이 강한 펑크 사운드가 그리 소란스럽게 느껴지지 않게 한다. 그래서 착찹한 심경에 볼륨을 높여 듣기는 펑크 음악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글 | 신우진

카크래셔
<Kids Return Now>
이승한(보컬)
이승준(보컬, 기타)
이태선(베이스)
김호영(드럼)
SKCD-0020
연주 ★★★★
녹음 ★★★★

 


카크래셔

<바람을 타고>
이승준(보컬, 기타)
장부일(기타)
이평안(베이스)
김호영(드럼)
권혁장(키보드 세션)
연주 ★★★★☆
녹음 ★★★★☆

533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12월호 - 533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