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산 - Temp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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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 - Temptation
  • 신우진
  • 승인 2015.10.01 00:00
  • 2015년 10월호 (51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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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의 진정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음반

세례명으로 활동하는 가수나 배우는 가끔 있지만 이렇게 불교식 법명을 연예계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십수 년 전 노래를 정말 잘 부르는 재즈 가수가 나타났다면서 재즈 팬 사이에 회자가 되었는데, 이름 때문에 심지어 동남아 출신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지간해서 몸을 움직이지 않는 나로서는 한참 후에 데뷔 앨범이 나와서 그때 처음 그 목소리를 들어 보았었다. 세월이 많이 흘러 지금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솔직히 그 음반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그다지 좋은 선곡이나 녹음도 아니었고, 그래서 웅산의 매력적인 보컬을 전달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그 후 몇 차례 음반이 나오면서 조금씩 나아지며 웅산의 매력적인 보컬을 들어 볼 수 있었는데, 이번 새로 나온 8번째 앨범 ‘템테이션’ 앨범은 그 녹음이나 세션이 이전에 비해 월등하다. 리 릿나워, 나단 이스트, 멜빈 데이비스 등 쟁쟁한 재즈 뮤지션이 뒤를 받쳐 주고 있다. 아마 지난해 말 이들 거장과 같이 공연했는데, 그러면서 그들도 웅산의 매력에 빠진 듯 보인다. 이전에도 항상 수준급의 세션이 함께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체급이 다르다.
첫 곡인 ‘Use Me’를 틀자마자 바로 이 음반의 가치가 드러난다. 무대의 여백과 입체감이 탁월하며, 무대 안의 빈 공간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매우 이율배반적인 말이지만, 이런 여백이 만들어 내는 입체감이 얼마나 매력적인 대목이라는 것을 아마 본지 독자들은 알 것이다. 앨범 수록곡들은 스탠더드 곡 위주이지만 그녀의 개성이 만들어 내는 신선한 느낌이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아쉽게도 일반 CD로 청취를 했는데 꼭 UHQCD로 들어 보고 싶다. 그녀의 음반이 이전에도 꾸준히 포니캐년코리아를 통해서 좋은 녹음과 UHQCD로 발매된 적이 있지만, 대체 무엇이 바뀌었는지 아니면 세션의 힘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웅산의 앨범은 그 녹음의 퀄러티가 월등하다. 항상 여유가 넘치고 느릿하면서도 묘하게 동양적인 느낌이 전달되는 웅산의 진정한 매력이 느껴지는 훌륭한 연주이다. 오랜만에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Female Vocal Jazz’, 요즘 수년째 넘쳐나는 그저 그런 미성의 여성 재즈 보컬 앨범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 높은 음반이다. 웅산의 팬에게는 당연히 필청 해야 될 음반이고, 일반 재즈 마니아에게도 매우 반가운 음반이다. 본 잡지가 나오면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앨범 발매 기념 공연도 준비되고 있을 것이다. 웅산이란 가수 자체가 말 그대로 필드에서 라이브로 커 온 가수이므로 더 진한 감동을 원한다면 직접 가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웅산 <Temptation>
PCLD-00091
연주 ★★★★★
녹음 ★★★★★

51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5년 10월호 - 5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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