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통 주변에 재즈 듣는 사람이라고는 없는 판에, 결혼을 앞둔 남자가 재즈광이란 이유로 지금의 내 아내는 CD 한 장 사 들고 나타났었다. 벌써 지난 세기의 일이다. 신촌 음반 가게에서 아주 좋은 음반이라고 점원이 추천해서 사 온 CD는 CF에 사용된 재즈 모음이었다. 반사적으로 쓸데없는 것을 사왔다고 투덜거렸고, 딱히 사과할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2장짜리 CD는 지금껏 처박혀 있다. 뭐, 사실 다 좋은 곡이다. 그러니까 비싼 저작권료 내고 상업 광고에 쓰이고 있으니 말이다. 이 CD에는 역시 2장 빼곡하게 재즈와 팝, 그리고 팝페라 정도까지의 음악이 아주 듣기 편한 선곡과 구성으로, 광고에서 나온 음악들이 사용 광고의 정보와 함께 실려 있다. 다들 너무도 유명한 곡의 유명한 뮤지션의 녹음들이다. 단지 최신이라고 하기는 조금 오래된 광고도 있지만, 지금도 잊을 만하면 다시 광고에 사용되는 명곡들이다. 누군가에게는 익히 알고 있는 너무도 평범한 음악인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정말 명곡을 엄선한 가이드북과 같은 음반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광고음악 - Best of the Best CF Music>
S40277C
88875067982
연주 ★★★★★
녹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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