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L Acoustics TDL-18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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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L Acoustics TDL-18CD
  • 월간오디오
  • 승인 2014.05.01 00:00
  • 2014년 5월호 (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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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 클래스 CD 플레이어의 절대 강자가 나타나다

시장에서 갈수록 CD 플레이어의 수요와 공급이 사라지고 있다. 수요가 없으면 당연히 생산과 공급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오히려 믿을 수 있는 CD 플레이어를 발견하는 일이 힘들어졌다. 몇 년 동안 시장에서 꾸준히 다른 CD 플레이어들이 사라지는 동안 묵묵하게 신제품을 내놓은 브랜드가 바로 케인인데, 그것도 기존 제품을 자가 복제하는 수준이 아니라 조금씩 진화하는 면모를 보여 주었다.
케인에서 미들 클래스 이상의 하이파이 라인업을 선보이는 것을 모토로 출시한 또 하나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TDL 어쿠스틱스. 첫 작품으로 선보인 TDL-18CD는 다름 아닌 진공관 CD 플레이어다. 얼핏 보면 시대에 역행하는 듯 보이지만 꽤 좋은 전략이라는 생각이 든다. 케인이라는 모기업의 아이덴티티는 그대로 계승하고, 그 안에서 프리미엄급 음질과 만듦새를 표방하겠다는 뜻이니 말이다.

새로운 기술력과 기술진으로 런칭하는 게 아니라 그 분야에서 나름의 일가견을 구가하고 있던 브랜드의 전통과 실력, 노하우를 그대로 살리되 좀더 품격 있는 고급 브랜드와 라인업을 만들려는 시도는 여타 브랜드들에서도 보여준 방식이다. 물론 이전의 아우라와 명성, 기대에 못 미쳐 도태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지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브랜드라 점쳐질 수 있는 건 다름 아닌 소비자들의 선택이다. 작년 말에 선보인 이래 꾸준히 취급점이 늘어나는 걸 보니 전략이 실패하지 않은 듯싶다.
일단 전면을 보면 10mm 두께의 알루미늄 패널에 추가로 10mm 가량의 알루미늄 패널을 덧대어 진동 억제와 내구성을 꾀하고 있는데, 외관적으로 상당히 신뢰가 가는 구성이며, 디자인적으로도 무게감을 더한다. 옆면의 나무 패널은 전면의 알루미늄 패널과 대비되는 소재로, 전면과의 위화감이 전혀 없이 조화로운 느낌이며, 고전적이면서도 회고적인 느낌으로 왠지 빈티지적인 소리를 내줄 것 같은 선입견을 안겨 준다. 기존 케인이 추구했던 날렵하고 스포티한 이미지에서 좀더 단정하고 복고적인 이미지로 전환을 꾀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예전에 케인 CD 플레이어의 내부를 살펴본 적이 있는데, 정교하고 짜임새 있는 만듦새로 한눈에 봐도 나무랄 데 없는 구성을 보여 주었다. 이 제품은 어떨까. 내부를 살펴보니 산요의 CD 전용 픽업이 눈에 띈다. 최근에 CD 픽업 생산이 원활하지 못해 대부분의 메이커에서 주로 CD 롬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기기는 CD 전용 픽업을 사용해 음악 전용 기기로서의 당당함을 내세우고 있다. CD 롬보다는 CD 전용 픽업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히 음질에 안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탐색의 속도와 트레이 부분의 에러 방지, 동작의 매끄러움 등 여러 요소에서 효율적이고 도움이 된다.
CD 디코더와 디지털 서보 부분에는 하이엔드 기기에서 다수 채택하고 있고 신뢰성이 확보된 필립스제를 채용해 정보 손실을 최소화했으며, D/A 컨버터 칩은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의 최신형 PCM 1792를 사용해 24비트/192kHz를 구현하고 있다. 또한 출력단이 두 조 구비되어 있어서 두 조의 앰프를 구동하고 있는 애호가들은 각각의 앰프에 접속이 가능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CD 플레이어가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아날로그 출력단에 TR 방식과 진공관 방식, 두 가지가 탑재되어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번갈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TR 방식의 출력단은 일반적으로 비용이 상승되는 것을 막기 위해 OP 앰프 두 조로 회로를 구성하는 데 반해, 이 기기는 채널당 각각 8개의 PNP, NPN TR로 디스크리트 구성해 음질의 향상과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확보하려는 제작자의 세심한 노력이 돋보였다.
진공관 출력부에는 고전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현실에서 NOS 형태로 구하기 힘든 암페렉스 6922(6DJ8) 두 개를 채택하고 있다. 아무래도 현대관보다 1960~70년대 초에 나온 진공관들이 음악적 요소가 풍부하게 재현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로, 전체적인 음질과 뉘앙스에 톡톡히 제 몫을 하고 있다.
또한 전원부에는 충분한 용량의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사용하여 깊고 풍부한 음색을 구현하는 데 부족함이 없고, 특히 진공관 출력부의 전원 회로에는 하이엔드 진공관 앰프에 주로 사용하는 초크 인풋으로 구성해 진공관에 공급되는 전원의 레귤레이션을 좋게 하고 음질의 유연성 확보에 만전을 꾀하고 있다.

진공관 출력으로 소리를 들어보면 6922 특유의 섬세함과 고역의 매끄러움이 돋보이며, 음의 입자 하나하나를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느껴진다. 진공관 특유의 뉘앙스와 부드러움이 함께 묻어나와 클래식 음악 재생, 특히 실내악이나 보컬의 뉘앙스가 잘 표현된다. 암페렉스제를 사용해서인지 기존 6922보다도 훨씬 농밀하고 여유로운 재생이 돋보인다.
TR 출력으로 전환해서 소리를 재생하면 디스크리트 회로 구성 탓인지 매우 시원시원하고 개방감이 있으며, 밀도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대편성 오케스트라, 팝이나 재즈, 비트 있는 음악 재생에 상당히 매력적인 장점이 있다. 한 몸체의 CD 플레이어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취향에 맞게 조절해서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애호가의 입장에서는 유용하면서도 매력적인 기능일 것이다. 그것도 가격대에 걸맞은 그저 그런 소리가 아니라 고급기에서나 들을 수 있는 퀄러티 있고 밸런스 잡힌 음이다.
판매 업체에 물어보니 TDL 어쿠스틱스의 차기작은 아마도 고전적 느낌의 진공관 앰프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어떤 디자인과 기능을 가진 제품이 될지 궁금하다. 합리적 가격으로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 고급스러운 만듦새를 고집하는 이런 브랜드의 제품이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살아남는 것이 소비자나 애호가의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판매원 헤르만오디오 (010)4857-4371
가격 167만원  출력 레벨 2V  USB 입력 24비트/192kHz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S/N비 92dB 이상  다이내믹스 레인지 120dB 이상  채널 분리도 100dB 이상 
크기(WHD) 44×10×35cm  무게 10kg

50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5월호 - 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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