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동경 초우원에서 있었던 비공개 독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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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동경 초우원에서 있었던 비공개 독주회
  • 장현태
  • 승인 2014.05.01 00:00
  • 2014년 5월호 (50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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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 그의 피아노 연주는 항상 에너지 넘치고, 숨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생전에 가장 왕성한 녹음과 연주 활동을 했던 리히터는 일본 공연 스케줄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이 음반의 경우는 지금까지 정규 앨범으로 소개된 적이 없는 새로운 음원으로, 1984년 3월 초우원에서 이루어진 프라이빗 리사이틀 음반이다. 소개에 의하면 그가 69세인 1984년 동경을 방문했을 때 스튜디오 녹음이나 공연장을 거부하고, 리히터의 제안으로 1897년에 지어진 일본 궁내대신의 저택인 초우원에서 녹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더욱 희소성 있는 앨범인데, 어쩌면 기록 음반에 가깝다. 음질과 연주는 지금까지 들어본 리히터의 음반 중 손에 꼽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NHK에서 녹음했는데, 마이크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공간의 잔향과 독주 악기인 피아노의 건반 터치를 잘 표현해 주는 녹음을 들려주고 있다. 연주곡은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24번과 32번, 드뷔시의 전주곡 등이 수록되어 있다. 리히터가 선곡한 이 레퍼토리는 그의 연주로 자주 접하지 못했던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와 드뷔시 소품으로,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의 경우는 초기 낭만파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해 주는 연주로 집중력이 돋보였으며, 드뷔시 곡의 연주는 마치 음유시인이 된 듯이 여유와 평온함이 함께 하고 있다. 무엇보다 생생한 건반의 터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리얼한 라이브 녹음으로, 리히터의 새로운 음원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984년 동경 초우원에서 있었던 비공개 독주회>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피아노)
KKC2083
연주 ★★★★★
녹음 ★★★★☆

50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5월호 - 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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