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디지털에서 나온 3개의 신보들은 이미 메이저 레이블들을 통해 이미 발매되었던 과거 음원들을 새로운 시리즈로 재구성한 앨범이다. 특히 프라하 디지털의 음반들은 연주자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음원들로,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통해 퀄러티 높은 음질을 함께 제공해 주고 있다. 3장의 앨범들 모두 1950년대에서 1960년대 초반에 걸쳐 녹음되었던 꽤 오래된 음원들이다.
첫 번째 소개할 음반은 드뷔시의 관현악곡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드뷔시 곡 해석에 탁월했던 두 명의 명지휘자를 만날 수 있다.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과 '관현악을 위한 영상'은 근·현대 음악의 대표적인 지휘자인 마뉴엘 로젠탈이 지휘하는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 관현악단의 연주가 수록되어 있으며, 발레곡 '장난감 상자'는 앙세르메의 지휘로 스위스 로망드 관현악단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 로젠탈은 드뷔시 특유의 회화적인 표현들과 몽상적인 이미지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연주이며, 장난감 상자에서는 앙세르메의 정교함과 집중력 있는 연주가 돋보였다.
두 번째 소개할 앨범은 에스파냐의 작곡가 마누엘 데 파야의 두 번째 명곡집이다. 작곡가 파야는 앙세르메가 지휘한 '삼각 모자'와 이 음반에 포함된 '사랑의 마술사'를 최고로 손꼽는다. 사랑의 마술사에 메조소프라노 마리나 데 가바레인이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스페인의 강렬한 선율을 로베르 베롱라크루아의 연주와 아타울포 아르헨타 지휘의 스페인 내셔널 솔로이스츠가 연주하는 독특한 악기의 음색과 하모니를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7개의 에스파냐 인기 민요로 만들어진 예술 가곡들로 EMI를 통해 명반으로 소개되었던 것이 수록되어 있다. 소프라노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의 목소리와 곤잘로 소리아노의 피아노 연주가 담겨 있으며, 앙헬리스는 앙세르메와 삼각 모자 녹음에서 등장해 더욱 유명한데, 그녀는 당차고 강렬한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이외에도 알리시아 데 라로차의 피아노 연주로 에스파냐 향기가 가득한 4개의 스페인 작품집과 베티카 판타지아를 들을 수 있다.
세 번째 음반은 스페인의 국민악파 음악을 주도했고, 당대의 유명 피아니스트였던 작곡가 알베니스의 곡들을 모아 두었는데, 이베리아 12개의 피아노 모음곡과 그중 5곡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해 연주한 녹음이 포함되어 있으며, 스페인 민족적인 색채와 리듬을 만날 수 있는 곡들이다. 피아니스트 알리시아 데 라로차의 이베리아 연주는, 정확하고 주제가 선명한 선율을 그녀의 힘 있는 건반의 터치를 통해 명쾌하게 연주하고 있다. 반면 함께 포함된 장-조엘 바르비에의 연주는 이와 상반된 조심스럽고 담백함을 강조한 피아노 연주로, 또 다른 느낌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DSD 음원으로 리마스터링 되어 투명한 피아노의 사운드와 터치의 질감을 경험할 수 있다.
세 장의 음반 모두 반세기가 지난 초기 스테레오 장비로 녹음된 음원들이지만, 최신 디지털 리마스터링 DSD 음원의 뛰어난 분해력을 통해 악기의 질감을 조금 더 잘 느낄 수 있다. 단지 원본 음원 보존 상태에 따라 화이트 노이즈와 음질의 편차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양질의 스테레오 음장감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명음반을 디지털화했다는 큰 기술적인 발전은 이제는 과거 명연주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업적처럼 느껴진다.



드뷔시
에르네스트 앙세르메(지휘)
스위스 로망드 관현악단
마뉴엘 로젠탈(지휘)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 관현악단
PRD/DSD 350 093
연주 ★★★★★
녹음 ★★★★☆



파야
알리시아 데 라로차(피아노)
로베르 베롱라크루아(하프시코드)
빅토리아 데 로스 앙헬레스(소프라노)
마리나 데 가바레인(메조소프라노)
에르네스트 앙세르메(지휘)
스위스 로망드 관현악단
아타울포 아르헨타(지휘)
스페인 내셔널 솔로이스츠
PRD/DSD 350 090
연주 ★★★★★
녹음 ★★★☆



알베니스 <이베리아>
알리시아 데 라로차(피아노)
장-조엘 바르비에(피아노)
마뉴엘 로젠탈(지휘)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 관현악단
PRD/DSD 350 075
연주 ★★★★★
녹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