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harp Media Vlado Perlemuter - The Nimbus Record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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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harp Media Vlado Perlemuter - The Nimbus Recordings
  • 신우진
  • 승인 2014.02.01 00:00
  • 2014년 2월호 (49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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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를레무터의 부드럽고 감미로운 연주에 사로잡히다
그의 대부분의 CD가 절판이 되어 요즘 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새롭게 블라도 페를레무터의 솔로 전집이 출시되었다. 그의 님버스 녹음 중에서 독주만을 추려 내어 14장의 CD로 박스 세트로 구성되어 나왔다. 솔직히 페를레무터는 아마 조금은 생소한 연주자일지도 모른다. 프랑스 피아니스트의 계보를 이어 나간 거장이지만, 국내에는 그다지 팬은 없어 보인다.
국내에서 인기가 있는 연주자의 스타일을 보면 빠른 속주 또는 강력한 파워를 가진 피아니스트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오늘 소개할 페를레무터가 국내에서는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전집 14장 중 쇼팽과 라벨이 주를 이루고 있고, 이런 박스반에 당연히 들어가 있는 곡들이 이 박스 안에서는 의외로 찾아보기 힘들다. 이 같은 연주의 선곡만 보아도 페를레무터의 연주 스타일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이미 명성을 얻고 13세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해 모리츠 모슈코프스키와 알프레드 코르토를 사사하고, 98세까지 장수를 한 페를레무터의 연주는 빠르거나 힘차게 몰아붙이는 타입은 아니고, 약간 느릿하게 여유를 가지면서, 부드럽고 감미롭게 연주를 한다. 이런 연주를 님버스 특유의 소프트한 녹음 스타일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음질에 대한 걱정이 되었지만 피아노 솔로라는 것 자체가 엄청난 하이엔드 녹음이나 재생을 필요로 하지는 않기에, 그리고 적당히 풀어지는 녹음이 오히려 그의 연주에 잔향을 더하면서, 풍성하고 서정적인 느낌을 만들어 준다.
특히 페를레무터의 연주는 라벨과 포레의 아름다운 곡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한다. 특히 라벨의 생전에, 직접 라벨로부터 전곡을 하나하나 작곡가에게 직접 레슨을 받은, 라벨 피아노곡의 권위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쇼팽의 경우 화려하고 강력함보다는 서정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고, 베토벤이나 바흐의 연주도 매우 부드럽게 연주가 된다. 그동안 너무 화려하고 빠른 쇼팽과 딱딱한 바흐에 익숙해 있었는지도 모른다.
매우 섬세하고 미묘한 변화를 디테일하게 살려 내는 여성적이고 감각적인 연주로, 현재 주류를 이루는 피아노 연주에 식상한 분이라면 프랑스풍 특유의 블라도 페를레무터의 이 전집을 꼭 들어 보시길 바란다. 14장의 CD 전집으로는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었고, 특히 라벨이나 포레의 피아노 음반을 원한다면 이 전집은 더욱 들어볼 만한 것 같다. 나 역시 요사이 이 간드러지는 연주에 몇 주째 푹 빠져 있다. 



블라도 페를레무터 <님버스 레코딩스>
블라도 페를레무터(피아노)
CSM1032 (14CD)
연주 ★★★★☆
녹음 ★★★★

49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2월호 - 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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