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철학자로 고등 윤리에 나오는 성인의 문장에 기초한 성가곡 모음이다. 하지만 무겁거나 따분하지는 않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음반으로도 나쁘지는 않다. 그렇게 보면 소개가 늦은 듯싶지만, 이 음악은 합창 교회 녹음이라는 오디오 마니아에게는 매우 재미있는 아이템이고, 그냥 듣기에도 마음이 답답한 시절에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솔솔 나는 힐링 음악으로 좋다. 전자의 특성이 강하면 지루해지기 쉽고, 후자에 특성이 강하면 질리기 쉽다. 이 음반은 적당한 선을 지키고 있다. 약간 도톰한 음상에 적당한 깊이감이 나오면서도 자연스러운 성당 안의 울림이 재미있다. 내지를 보니 강화 성공회 성당이라 하여 예전 역사 시간에 배운 한옥 성당인가 알아보고 싶어 문의할까 하다가,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것은 아니고 신축한 온수리의 현대적인 성당에서 녹음했다. 오디오가이 블로그를 보면 사용 마이크 각각의 위치, 녹음 후기가 자세히 사진과 함께 쓰여 있다. 우리에게는 매우 재미있는 일이다. 좋은 오디오와 뛰어난 청감이 있다면 녹음 일지를 보며 들으면서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 가면 매우 재미있을 것 같다. 어차피 정답은 없지만 말이다. 속지에도 블로그의 내용을 요약해 소개하거나 녹음 장소를 소개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마음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