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에 비슷한 버전으로 IPC(International Projector Corporation)의 앰프들이 알텍과 같은 혼 스피커에 잘 맞는데, 알다시피 영화 프로젝터 회사인 IPC 사가 피어리스 트랜스를 사용해 극장용 혼 스피커를 핸들링 하도록 설계한 앰프이기 때문이다. IPC의 앰프들은 거의 쥐색으로 공업용 내지는 프로용 냄새가 물씬 난다. 2A3 앰프인 NP11, 6L6 PP 모델 1001, 6L6 PP 모델 1027, 6L6 싱글 모델 1029, 807 PP 모델 1080 등 수많은 명 파워 앰프들이 IPC 라인업을 형성한다.
그중에서 1029 6L6 싱글 버전은 영사 시스템의 조정실 모니터로 개발되었는데, 싱글이라는 이유로 최근에 인기가 높은 앰프다. 출력관을 교체해 3극관 앰프로 개조하기도 하는데, 자체로서도 훌륭한 소리를 낸다. 1029와 구형 혼 시스템들은 궁합이 좋아 섬세하면서도 단아한 울림을 재생하는데, 웨스턴이나 RCA 혼 시스템과도 상성이 좋다. 그러나 출력이 작은 관계로 스케일 있게 저역을 핸들링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알텍 앰프나 웨스턴 앰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음악성 있는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이 IPC여서 코스트 퍼포먼스 측면에서 상당한 매력이 있다.
AM-1027은 그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6L6 PP 파워 앰프로 모노 모노 구성이다. 출력관 6L6 2개와 초단 증폭관 및 위상반전관으로 6SL7 2개, 정류관 5R4 1개를 사용하며, 전원 트랜스, 출력 트랜스, 초크 트랜스, 입력 트랜스 모두 쥐색 피어리스 제를 사용하는 파워 앰프로, 트랜스 배치와 진공관 배치가 단아하고 타이트해 알텍 앰프에 비해 정리된 인상을 주는 특징이 있다. 출력 트랜스는 피어리스의 중·상급 제품으로 최고급형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그 내구성이나 안정도, 점잔은 소리 측면에서 더 이상의 트랜스는 사치일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잘 짜인 앰프다. 원래는 스탠딩 랙에 장착되어져 보수나 유지 관리가 편리하도록 되어 있어 섀시 양 옆에는 힌지 돌기가 나와 있다. 또한 하부 막이 섀시도 없는데, 이는 랙 속에 수납하는 타입이어서 랙 자체가 노이즈를 차폐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사용할 때는 하부 섀시를 따로 제작해 막는 것이 좋다. 그래야 감전 사고도 막을 수 있고, 하부에서 발생하는 노이즈 차폐도 되기 때문이다.
하부 섀시 내부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정갈하다. 러그 기판에 필요한 저항과 콘덴서가 일자로 배치되어 있는데, 단 한 장의 러그 기판에 의해 모든 부품이 장착된다. 이렇게 한 것은 쉽고 간편하게 부품 교체를 하도록 배려한 것인데, 프로 앰프이기 때문에 극장 등에서 장기간 방치되면 영업 자체에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쉽고 빠르게 보수해 항상 이상 없이 관객에게 영화 상영을 할 수 있도록 한 안전 설계인 것이다. 상부 전해 콘덴서도 나사 2개만 풀면 즉시 교환이 가능하며, 배선도 극히 간단해 단순함의 극치를 달린다. 밸런스 입력 트랜스는 보통 바이패스 시키며, 스피커 출력 단자는 8Ω과 16Ω 두 개만 있다.
1027은 알텍과 탄노이 모두에 적절한 상성을 보인다. 보통 알텍에 맞으면 탄노이에 안 맞고, 탄노이에 맞으면 알텍에서 부족한 점이 보이는데, 이 모델의 경우는 각자 개성이 살아나며 적절한 음악성과 디테일감이 있어 묘한 매력을 느꼈다. 굳이 따지자면 물론 알텍 쪽에 점수를 더 주겠지만 양쪽 다 음악적인 소화력이 충분해 운용하기 좋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가정용 상비 앰프로 추천할 만하다.
저작권자 © 월간 오디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