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tus Audio SL-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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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us Audio SL-102
  • 김남
  • 승인 2013.11.01 00:00
  • 2013년 11월호 (49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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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개성으로
놀라운 체험의 세계를 펼쳐내다
군웅이 할거하는 하이엔드의 시장에 또 하나 강력한 영웅이 출몰했다. 가격이 고가인 것은 이런 실력에 비추어 볼 때 하는 수 없는 단점이 될 것이다. 이런 제품을 듣다가 일상의 다른 기기로 돌아오면 괴롭기 짝이 없다. 그런 괴로움을 오랫동안 잊을 수 없게 만드는 제품이다. 한 해에 한두 번은 이런 시청기를 만나게 된다.

수입상인 소노리스는 진귀한 제품을 발굴해 들여오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소노리스의 촉각에 걸려 수입된 세계의 하이엔드가 하나둘이 아닌 것이다. 시청기로 소개하는 제품 역시 이런 명기가 왜 이제야 수입되었나 하는 만시지탄의 생각이 들 정도이며, 이미 외지들에서는 최고 중의 최고라는 찬사가 줄지어 있기 때문이다.
오디오의 세계에서 이제 성능이 국제적으로 메달권에 들어섰다 해서 그대로 방심해선 어느 날 아침 돌연 나타난 신제품에 그 자리를 빼앗겨 버리게 된다. 안정적으로 한 제품을 롱런시키기에도 힘든 시절이 되고 말았다.
왜 이렇게 우수한 제품들이 줄지어 나타나는가. 우문이지만 그만큼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날마다 더 나은 성능의 제품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증거인 것이다. 자꾸 고가화되어 간다는 부작용도 있지만, 어디까지 성능이 올라갈 것인지 지켜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카레이서가 되어야만 자동차 경주장에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본지 지난 호에 이 제작사의 파워 앰프(SM-102)가 리뷰된 바 있지만, 이 메이커의 본거지는 덴마크이며, 1995년도부터 한스 올레라는 장인이 하이엔드만을 만들기로 하고 출범, 세계 시장을 무대로 제품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스 올레는 창립 전 여러 업체를 경유해 가며 자신의 기술력을 높여 왔는데, 미국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사에서도 일한 경력이 있다.
국내 첫 데뷔 기기이긴 하지만 동사의 제품들은 이미 세계의 소수 하이엔드 마니아들 사이에 스페셜 클래스의 제품으로 자리를 굳힌 지 한참 되며, 외지의 평론가들이 거품을 물고 감탄하는 리뷰기가 많다.
한스 올레라는 장인은 일찍부터 록 밴드에서 연주가로 출발, 음악의 귀를 넓힌 탓인지 판매되는 앰프에 대해 불신이 많았던 모양이다. 더구나 록 밴드인 만큼 파워 서플라이의 성능에도 관심이 깊었는데, 쓸 만한 제품이 없다고 판단, 오만하게 그것을 선언하고 우선 트랜스포머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로 작정한다. 결국 여러 기술 합작으로 8년여 만에 UI 트랜스포머가 태어나는데 그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리고 그 제품이야말로 동사 제품들의 특성을 알리는 핵심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 시청기인 프리앰프에도 2개의 독립적인 트랜스포머가 투입되어 있는데, 그런 자신감의 설계라고 생각된다.
현재 동사의 제품들은 프리앰프의 플래그십 모델로 마스터피스 시리즈인 MP-L201이 있고, 그 아래 시리즈로 시그너처 시리즈가 있는데, 시그너처 시리즈로 SL-101라는 프리앰프가 등장한 것은 3년 전쯤. 그리고 SL-102로 진화한 본 시청기는 SL-101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기보다는 최고기인 MP-L201의 기술을 그대로 투입한 핵심 기종이라고 동사는 홍보를 하고 있다. 이런 것이 후발 기종의 이득이기도 할 것이다.



양극 처리가 된 알루미늄과 아크릴을 적절히 사용한 모습에서도 상당한 세련미가 풍기는데, 전면도 아름답지만 후면도 매우 아름답기 짝이 없다. 부품은 상세한 데이터가 없지만 정밀한 볼륨과 더불어 최고화한 분야까지 최고의 가격을 지불한 선별 고급 부품을 투입했다는 설명도 있다. 한두 가지의 고급 부품을 썼을 때 그것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청기는 전면적으로 고급화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제작된 출력 게인 스테이지, 좌우가 완벽하게 독립된 설계, 진정한 의미에서의 풀밸런스 회로로 제작되었다. 2개의 언밸런스 출력을 비롯해 2개의 XLR 출력이 있고, 홈시어터를 위한 장치, 그리고 MM·MC의 포노 모듈이 선택 사항으로 되어 있다. 이 모듈에 대한 찬사도 외지에 상당히 게재되어 있기도 하다.



이 시청기를 동사의 모노블록 파워 앰프 SM-102와 묶고 레거시 오디오의 위스퍼에 연결해서 소리를 감상해 본다. 놀라운 체험의 세계가 펼쳐진다. 일찍이 이러한 적막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한 적막의 벌판 위에 안개처럼 세밀하게 들려오는 속살거림들. 비발디의 봄 첫 소절이 이렇게 속삭이듯 들려오다니. 이 프리앰프의 개성은 놀랄 만큼 강렬하다. 완벽한 해상력은 윌리엄 텔 서곡 총 합주 부분에서도 유감없이 들려주며, 현의 독주에서는 송진이 흩어지는 것이 보일 정도. 거대할 정도로 크지만 또 조밀하기 짝이 없다는 외지의 리뷰가 공감되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인간의 목소리는 리얼하면서도 자연스럽기 짝이 없다. 너무 투명해 때로는 거칠고 날카로운 제품도 있는데, 그런 것에 비하면 저항감이 전혀 없는 것이다.
군웅이 할거하는 하이엔드의 시장에 또 하나 강력한 영웅이 출몰했다. 가격이 고가인 것은 이런 실력에 비추어 볼 때 하는 수 없는 단점이 될 것이다. 이런 제품을 듣다가 일상의 다른 기기로 돌아오면 괴롭기 짝이 없다. 그런 괴로움을 오랫동안 잊을 수 없게 만드는 제품이다. 한 해에 한두 번은 이런 시청기를 만나게 된다.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
가격 3,830만원  입력단 RCA×2, XLR×3  출력단 RCA×2, XLR×2  크기(WHD) 43.5×13.5×40.2cm  무게 2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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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11월호 - 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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