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C 사운드의 완벽한 면모를
이 조합으로 확인하다
모니터적인 성격을 바탕으로 빈틈이 없을 정도로 무대를 꽉 채우는 스케일과 질감을 자랑하는 영국의 전설적인 스피커 메이커인 ATC가 애니버서리 모델을 발매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ATC SCM150 ASL 애니버서리라는 모델로 기존의 플래그십 모델인 SCM150과 동일한 스펙과 제원을 바탕으로 파워 앰프를 내장한 액티브형 스피커다. 스튜디오 혹은 PC 파이로는 액티브 스피커가 흔히 발매되지만 플래그십 스피커에 파워 앰프 내장한 경우는 사실 드문 편이었는데, 아마도 스튜디오용을 기반으로 한 ATC 브랜드의 입장에서 가정용 AV와 큰 사이즈의 스튜디오에서도 SCM150의 인지도와 능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메리디언과 같은 영국 중심의 통합 시스템 브랜드들에서도 액티브 스피커로 대부분 방향을 돌리고 있는 만큼 최근의 트렌드에도 잘 맞아떨어지는 전략이기도 하다.월간 오디오 시청실에서 진행된 시청에서 사용된 매칭은 다음과 같다. 프리앰프로는 다질 NHB-18NS를 사용했고, 노트북에 내장된 무손실 음원들을 플레이백 디자인스 MPD-3 D/A 컨버터로 재생했으며, 스피커 및 인터 케이블은 노도스트 발할라를 사용했다. 우선 첫 울림부터 여느 ATC 스피커의 느낌과는 다르다. SCM50이나 SCM100, 그리고 패시브 SCM150은 덩치에 비해 워낙 민감하기도 하고, 그 경향도 연장선이라기보다는 어느 정도 독자적인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러한 만큼 이런 성향을 음향적 스탠더드로 잡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었는데, 이 액티브 제품을 듣노라면 ATC에서 원했던 SCM150의 기준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잔향과 직접음의 밸런스. 모니터적인 성격을 강조한 매칭이나 풍윤한 울림을 강조한 매칭의 장점을 적절하게 배치한 듯한 소리가 들려왔는데, 무대의 깊이와 직접음의 전달력은 SCM150의 그것과 상동하고 여기에 더 두텁지만 가벼운 느낌의 반사음과 더 확장된 듯한 스케일이 더해졌다. 전통적으로 높은 댐핑 팩터를 갖춘 파워 앰프를 사용해야 했던 ATC의 성질을 고려했을 때, SCM150 액티브에 내장된 파워 앰프의 댐핑 팩터 또한 높은 편일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텔락 레이블에서 발매된 1812년 서곡의 실제 대포소리를 시청했을 때의 유닛 제어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대포를 발사한 뒤의 자욱한 포연을 고성능 공기청정기로 흡입시켜 재빨리 공기를 정화시킨다고나 할까. 리얼리티가 높으면서도 사운드의 퀄러티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메커니컬한 설계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문제는 디테일한 뉘앙스의 변화와 미세한 청각적 느낌을 어떻게 살리느냐 문제인데, 매칭한 다질 프리앰프의 탁월한 능력 덕분에 소프트한 질감과 그 변화의 폭, 다이내믹한 음량 가운데에서 에너지감의 매끄러운 변화까지 온전히 살아남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어도 이 스피커에 내장된 파워 앰프의 능력은 어지간한 모델로 매칭하여 실패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임은 분명하다. 특히 솔티가 빈 필하모닉을 이끌고 녹음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Decca)을 들어보면 현악의 분리감과 선명한 잔향을 토대로 빈 필의 음향적 특성과 무지크페라인 잘의 개성적인 홀 톤을 대단히 훌륭하게 재생해냄을 알 수 있다. 솔티의 그 격정적인 지휘에도 오케스트라 밸런스가 안정적인 기저를 유지하는 동시에 패시브 SCM150보다 훨씬 날렵하면서도 농담이 진한 음향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엑스톤(Exton) 레이블에서 발매된 이 조합으로 확인하다
저작권자 © 월간 오디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