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차이점은 오디오 쪽만이 아니라 비디오 쪽에도 대응, 홈시어터 대응으로 회로가 보강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기능의 제품이 물론 최초는 아니겠지만, 2개의 HDMI 단자를 갖춰 DVD 플레이어나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직결해 2채널의 고품위 음질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우연히 오랫동안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몇 사람들이 회동한 자리에서 신인 배우들의 음성이 화제로 떠올랐다. 그래서 음성으로 그들의 장래를 진단했는데, 그 사람의 음성을 들으면 어떤 역할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만약 그런 음성을 구사하는 성우가 있다면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가정 하에 어떤 배역을 줄 것인가 라는 논란이었는데, 그중 한 사람에게는 내시, 즉 환관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이구동성이었다. 동성애자나 게이 역에 적격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얼굴도 그런 스타일에 가깝다면서 한참 웃음판이 벌어졌다. 억양에 힘이 없고 가늘며 뒷마무리로 갈수록 대역에서 밀도가 떨어지고 더욱 협소해지는 특징이 있어서 그런 배역을 손쉽게 떠올렸던 것 같다. 그런 음성으로는 어떤 드라마에서건 절대로 주역감이 되지 못한다고 결론지었는데, 그게 맞았는지 그는 일찌감치 퇴장하고 말았다. 나 역시 수십 년간 라디오 드라마의 극본을 써 왔기 때문에 그런 음성의 성우가 있다면 서슴지 않고 내시로 추천했을 것이다. 내시도 상선이라든지 고위직이 많긴 하지만.오디오적으로 생각해 볼 때 만약 사람에게도 소형의 칩으로 DAC같은 것을 만들어 삽입해놓으면 음성에서도 그렇게 흐리멍덩할지라도 단연코 밀도가 증가하고 명료해지는 쪽으로 개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명확하면서도 상냥하고 중·저역까지도 깊이감이 있으며 풍부한 음성이란 얼마나 이상적인가. 그러나 그런 경우란 드물다. 완전한 음성을 가진 사람은 아주 드물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업군에게 음성학이란 절대 필수적인 중요 부문인데, 그것이 간과되고 있는 것 같다. 전철이나 버스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도 강력한 호소력을 지닌 음성의 소유자가 있고, 소음에 묻혀 알아듣지도 못하는 연약한 음성이 있다. 강력한 음성을 지닌 외판원이 한 지하철 안에서 무려 승객의 절반에게 물건을 파는 경우를 봤다. 지하철 한 칸에서 10여분 사이에 그렇다면 하루 종일 판매량은? 계산을 잠시 해 봤더니 대기업 간부 수준이라는 결론이 나왔다.오디오의 세계란 그것과도 완전히 일치한다. 그러나 그런 이상적인 오디오 제품이라면 몇 억대를 투자해야 되고, 그렇다고 해서 종점에 도착했냐 하면 그것이 아니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현재의 위치에서 큰 돈 들이지 않고 반걸음 정도 진척시키는 것인데, 그런 용도에 가장 알맞은 기기는? 이론이 있겠지만 디지털 시대가 되어 버린 지금 그 장본인은 단연코 DAC라고 믿는다. 아날로그 쪽은 이제 성능 향상의 여지가 거의 없어졌지만 디지털 쪽에서는 앞으로도 편의성 확대와 함께 쉬지 않고 좋아질 가능성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소리와 함께 표정도 밝아지는 기종이 있다면 DAC밖에는 없는 것이다.그런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좋은 DAC가 한 기종 나왔다. 1972년부터 성능이 뛰어난 각종 오디오 기기를 줄기차게 만들어 내고 있는 NAD에서 다이렉트 디지털이라는 이름으로 M 시리즈의 최신 기종을 내놓은 것인데, 이 제품은 기존의 대표 제품과도 많이 달라졌다.


 가장 큰 차이점은 오디오 쪽만이 아니라 비디오 쪽에도 대응, 홈시어터 대응으로 회로가 보강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기능의 제품이 물론 최초는 아니겠지만, 2개의 HDMI 단자를 갖춰 DVD 플레이어나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직결해 2채널의 고품위 음질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영상은 패스 스루). 종전의 제품들이 샘플링 레이트에서 24비트/192kHz에 머물렀던 것과는 달리 PCM 신호를 PWM 신호로 변환해 35비트/844kHz로 처리하는 것은 놀라운 수치이고, USB를 비롯해 각종 입력 단자도 6개로 풍부하게 확장되었다. 단순 DAC뿐 아니라 디지털 볼륨 단자를 채용, 디지털 프리앰프의 역할도 함께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애호가라면 프리앰프 한 단계를 제외할 수 있는 이점도 있는 것이 장점.이 제품의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서그덴의 인티앰프와 연결했다. 당연히 소리의 수준이 달라진다. 감미로운 섬세함이 가장 먼저 감지된다. 모든 성악에서 그 변화의 소리가 확실히 들려온다. 소릿결이 감미로워지려면 전체적으로 소리가 나약해지기 쉽지만 전체의 밀도감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성 보컬에서 때로는 탄식의 정감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대부분의 경우는 그 감정을 잘 드러내 놓지 못한다. 그런데 이 기기에서는 그 맛이 확실히 첨가되어 있는 것이다.독주 현이 느긋해지는 것도 특필할 만하다. 줄을 팽팽히 당겨 놓아 때로는 다소 경질이 되기 쉬운 부분에서도 그 긴장감이 살짝 여유로워지면서도 호소력은 배가 된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비발디 사계 중 봄 1악장이다. 흘러 내려오는 산간의 작은 개울물, 그 위에 스치는 봄의 향기와 맑은 바람, 절로 한마디가 새어 나온다. 아름다워라. 봄날이여! 이 별로 고가라고 할 수도 없는 DAC 한 종목이면 오늘날의 보편적인 디지털 사용자는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기기의 기계적 완성도는 40년이 넘는 제작사의 신뢰가 보증을 할 것이다. 안심하고 권장할 수 있는 모범 기기.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가격 190만원  샘플 레이트 32kHz-192kHz(USB·S/PDIF)  USB 지원 24비트/192kHz  
주파수 응답 20Hz-96kHz(±0.5dB)  출력 레벨 2V  디스토션 0.0005% 이하  IMD 디스토션 0.0001%
S/N비 -125dB 이하  채널 분리도 -115dB 이상  크기(WHD) 43.5×7.8×29.6cm  무게 5.8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