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PS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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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o PS1000
  • 이현모
  • 승인 2012.12.01 00:00
  • 2012년 12월호 (48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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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헤드폰이 들려주는 음악의 에너지
 PS1000 헤드폰은 현재 미국 그라도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필자에겐 그라도란 브랜드는 무척 친근하다. 대략 10년 전 한때 헤드 파이에 빠져서 당대의 레퍼런스 헤드폰 시스템을 두루 섭렵한 바 있다. 당시 그라도 RS-1 헤드폰이 동사의 플래그십 모델이었는데, 마호가니 나무로 된 동그란 인클로저에 PS1000에서도 여전한 검은 색의 두터운 스펀지가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물론 RS-1 헤드폰 음색 또한 독특해서 타 헤드폰과 확실한 차별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 한때 미니 디지털 기기에 좋아하는 팝이나 록 음악을 담아서 여름 밤거리를 개방형인 RS-1 헤드폰을 착용하고 흥얼거리며 길거리를 배회했던 추억도 있다. 그만큼 RS-1은 가볍고 착용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특히 RS-1로 감상하는 팝이나 록 음악은 그 음색의 독특한 매력에 타사의 추종을 불허했지만, 클래식에는 독특한 그 음색이 때때론 지나쳤던 기억도 난다.PS1000 헤드폰은 현재 그라도의 플래그십 모델인데, RS-1의 마호가니 나무 인클로저 대신에 은색 광택이 번쩍이는 금속 재질의 더 큰 인클로저로 바뀌었다. 그리고 두터운 스펀지는 확대된 인클로저에 맞추어 더 두껍고 더 커졌다. 그래서 젠하이저나 스탁스 헤드폰처럼 귀를 완전히 덮고도 남는다. 과거 RS-1보다 무게는 상당히 더 무거워졌지만, 오히려 착용감은 더 나은 느낌이다. RS-1은 귀를 반쯤 덮는 형태로 작고 좀 불편했었다. PS1000 헤드폰은 개방형인데, 개방형 헤드폰의 특징에는 앞뒤가 뚫린 파이프 형태의 인클로저 디자인과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도록 설계된 스펀지 형태의 이어 패드가 있다. 그래서 시원한 착용감에 소리의 원활한 드나듦이 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편한 점은 주변이 시끄러운 곳에서는 외부 소리가 함께 파고들기에 점점 큰 볼륨으로 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초저역의 소리가 열린 부분을 통해서 빠져나가기도 한다. 이럴 경우 더 큰 볼륨과 에너지를 얻기 위해 큰 소리로 듣다 보면 귀를 상할 수도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개방형인 그라도 PS1000 헤드폰은 UHPLC 구리 보이스 코일이 감긴 유닛을 사용하며, 연결선도 UHPLC 구리 선재로 되어 있다. 주파수 5Hz-50kHz의 광대역을 들려주며, 임피던스는 32Ω이다. 그라도 PS1000 헤드폰에 대한 이런 사전 지식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청취에 임했다. 이 헤드폰 시스템의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 내고 파악하기 위해서 소스기기로는 Emm 랩스의 MA-2 CD 플레이어를 사용하고, 헤드폰 앰프로 ADL의 에스프리를 사용했다. 과거에 필자가 애청했던 스탁스 오메가 2 헤드폰 시스템의 경우 음향 공간이 머리 앞쪽으로 형성되었는데, 이것은 매우 독특한 경우이다. 대부분의 헤드폰은 PS1000 헤드폰처럼 머릿속 중간에 음향 공간이 형성되었음을 미리 밝혀둔다.RS-1 헤드폰의 인클로저처럼 나무 재질로 되었을 때는 고음이 부드럽게 들리며 공진이 증가되지만, PS1000 헤드폰처럼 인클로저가 금속 재질로 된 경우 고음이 약간 경질로 들리지만 공진이 감소되는 경향이 있는데, 과연 어떤 소리를 들려줄까하는 기대감에서 시청을 했다.먼저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피아노의 강력한 타건 시 강력한 임팩트가 돋보이게 들린다. 에너지감이 충분히 느껴진다. 하지만 섬세한 미세 음향에선 다소 아쉬운 느낌이 든다. 헤드폰이 충분히 에이징되지 않은 탓도 있으리라.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에선 첼로, 바이올린이 넓은 공간에서 정위감 있게 들린다. 사실적인 음색과 질감도 잘 드러났다.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를 들었다. 앞부분에 나오는 저음 현악기의 에너지가 충분히 느껴지며, 조수미의 목소리 역시 명료하면서도 에너지감이 있게 들린다.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특히 팀파니와 북의 타격감이 상당하다. 뿐만 아니라 솔로 가수의 목소리도 꽤 우렁차며, 합창단의 목소리도 사실적이면서도 합창단의 에너지가 잘 느껴진다.이렇게 몇 가지 음반을 들어보니 그라도 PS1000 헤드폰이 어떤 성향을 가진 헤드폰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우선 돋보이는 것은 저음 악기의 에너지와 타격감이다. 이런 부분은 과거 RS-1 헤드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된 점이라 할 수 있다. 좀더 세밀한 미세 음향과 잔향 처리에서 아쉬운 느낌도 없지 않아 있는데, 이런 부분은 에이징되면 나아질 것이다. 그리고 더 성능이 좋은 헤드폰 앰프를 만난다면 더 많은 미세 음향 정보를 들려줄 것이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가격 264만원  임피던스 32Ω주파수 응답 5Hz-50kHz  음압 98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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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12월호 - 4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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