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PS500
상태바
Grado PS500
  • 장현태
  • 승인 2012.07.01 00:00
  • 2012년 7월호 (480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들으면 만족할 수밖에 없는 그라도의 마력
 최근 PC 파이가 본격화되면서 대형 스피커나 앰프에 대한 관심보다는 PC와 관련된 주변 액세서리 시장의 성장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PC와 연결된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DAC의 경우 헤드폰을 통해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제 헤드폰 시장은 새로운 제품군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필자의 경우도 스피커를 통해 볼륨을 높일 수 없는 저녁 시간에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통해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시간이 부쩍 많아지고 있는데, 그만큼 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헤드폰의 선택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리뷰에서 만난 그라도 헤드폰은 한동안 수입이 활성화되지 않아 일부 제품만 접하는 등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는데, 본격적으로 수입상의 국내 정식 런칭이 이루어져 동사의 모든 라인업의 제품을 손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필자도 그라도에 대한 추억이 있는 만큼 오랜만에 다시 만나 반가울 따름인데, 한동안 헤드폰 구입 목록 탑 순위에 항상 그라도가 따라다녔을 정도로 소장하고픈 헤드폰 브랜드였다. 그라도는 1953년 MC 카트리지 제조를 시작으로 출발한 브랜드로 60년이 넘는 세월을 굳건히 카트리지, 톤암, 헤드폰 등 오디오 관련 액세서리만을 개발하고 생산해 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헤드폰의 경우는 1990년 HP1을 시작으로 SR60, 80 등 베스트셀러 제품이 연이어 쏟아지면서, 그라도 헤드폰의 진면목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만듦새와 제품 이미지에서는 아메리카 스타일이 물씬 느껴진다. 거추장스러운 장식이 없으며, 화려한 디자인도 없이 모든 것은 심플하고, 사용자의 편의성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마치 이런 고집은 그라도 브랜드의 자신감으로 생각되어 더욱 흥미로운데, 이런 고집과 같은 전통성은 오히려 그라도 마니아들에겐 호감을 만들어내게 했다. 


 현재 최고 사양으로 분류되는 프로페셔널 시리즈 제품에는 PS1000과 PS500이 포진되어 있으며, 이번 리뷰에서는 PS500을 만난다. PS1000이 이들의 플래그십 제품이라고 한다면 PS500은 이를 보급형으로 개량한 모델로 보아야 할 것이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살펴보자. 먼저 그라도의 전통적인 디자인이 정겹게 느껴진다. 엉성해 보이는 모든 부분들이 그라도 헤드폰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독특한 부분은 바로 헤드폰 패드를 들 수 있다. 허술한 느낌의 스펀지는 그라도이기에 인정해주는 이어 패드인데, 보기와 달리 착용감은 오히려 가죽으로 처리된 일반적인 제품에 비해 좋은 편이다. 귀를 완전히 밀착하지 않고, 개방형으로 제작되었고, 외부 공기의 유입이 원활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착용해도 큰 불편은 없다. 개방형 타입은 장단점이 있는데, 그라도의 경우 공기의 유입을 통해 재생주파수가 가변될 수 있기 때문에 라이브용으로 사용되기보다는 혼자만의 공간과 스튜디오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헤드폰 선택 시 정확한 용도와 선호하는 장르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PS500에 사용된 다이어프램은 4cm 사이즈를 사용하고 있으며, 프레임을 감싸는 에어 쳄버 외부는 그릴망으로 처리되어 있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조금은 허술해 보이는 구조이지만, 오히려 이런 구조도 빈티지적인 매력으로 여겨진다. 재생주파수 범위는 14Hz에서 29kHz까지로 광대역 재생이 가능하며, 32Ω의 낮은 임피던스로 제작되어 있다.  처음 그라도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크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이어 패드와 함께 케이블일 수도 있는데, 언뜻 보기에도 말도 안 되게 짧고 굵은 케이블로 볼 수 있지만, 오랫동안 유지해 온 그들만의 독특한 스펙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과감하게 8심 UHPLC 동선을 사용하고 있다. 이제 그라도 PS500의 사운드를 살펴보겠다. 아직은 PS1000을 직접 들어보진 못해 비교를 할 수는 없기에 절대평가로 접근해 보겠다. 무엇보다 사운드는 과장이 없고, 정갈하다. 자극이 없는 자연스러운 사운드로 인해 오랜 시간 들어도 귀에 부담이 되지 않는데, 최근의 하이엔드 헤드폰들이 해상력 중심의 튜닝이 이루어져 장시간 착용 시 부담이 되었던 것과는 분명 다른 방향이다. 보컬곡부터 대편성까지 다양한 장르를 들어보았는데, 유난히 클래식과 재즈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였다. 특히 무대의 깊이가 정확히 전달되는 것은 이 제품의 최대 장점일 것이다. 전체적인 사운드 성향을 요약해 보면 뛰어난 해상력이나 분해력을 강조하기보다는 음의 밸런스와 아날로그적인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데, PS500은 이런 점에서 그라도의 사운드를 가장 잘 반영한 제품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리뷰는 우연히 잡지사를 방문했다가 리뷰용으로 대기 중이던 그라도 헤드폰이 눈에 띄어 자진해서 진행하게 되었는데, 짧은 사용 시간이었지만, 오랜만에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즐거움과 함께 귀를 만족시켰다. 어쩌면 그라도 헤드폰은 일반적인 헤드폰 사용자보다는 그라도의 철학을 이해하는 진정한 그라도 마니아만을 위한 제품으로 소개하고 싶은데, 그만큼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고, 소장가치가 높은 헤드폰이라고 할 수 있다.  _글 장현태

 수입원 D.S.T.KOREA (02)719-5757가격 97만8천원  트랜듀서 타입 다이내믹  주파수 응답 14Hz-29kHz감도 98dB/W/m  임피던스 32Ω 
48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2년 7월호 - 480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