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ac FS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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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c FS257
  • 나병욱
  • 승인 2012.02.01 00:00
  • 2012년 2월호 (47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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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이어져 온 엘락만의 눈부신 매력
 '따다단'하고 울리는 첫 소절부터 정리가 잘 된 음으로 쭉 뻗어 나오고, '꽈꽝'하고 받아주는 사운드 또한 스피드감이 좋다. 저음 악기들이 연주하는 멜로디에서 스피커의 체격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저음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현악기를 연주하는 주자들의 얼굴 표정을 보고 있는 듯 애수를 띤 장중한 선율이 가슴을 적셔준다.   어지럽게 널려 있는 책들을 정리하다가 발행된 지 한참된 오디오 연감을 손에 들고 버릴까말까 생각하면서 내용을 훑어보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오디오 메이커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는데, 근래 우리나라의 명예 퇴직자들이 창업하는 많은 자영업 중에서 5퍼센트 정도밖에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뉴스를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오디오 메이커의 사정도 명퇴자들의 자영업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 많은 메이커들 중에서 이미 잊힌 상당수의 업체들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한데 엘락은 이런 사정과는 전혀 다른 것 같다. 얼마 전에 엘락의 스피커를 시청했는데, 이번에 또 다른 신제품의 엘락을 만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번에 만난 제품은 250 뉴 라인으로 현재는 FS257과 BS253 두 종류밖에 없지만, 앞으로 계속 출시될 것 같다. BS253은 2웨이 2유닛의 북셀프형이고, FS257은 2.5웨이 3유닛 플로어 스탠딩 타입의 베이스 리플렉스형이다. 엘락의 전 모델 FS247(사파이어 에디션)과 외형이나 채용된 유닛 등에서 크게 달라진 모습은 아닌데, 엘락에서 250 뉴 라인이라고 명명한 것을 보면 내용적인 면에서는 달라진 게 확실한 것 같다. FS247에서는 전면 배플 맨 위에 트위터가 자리하고 있는데, FS257은 유닛의 중앙에 트터가 위치한다. 이는 가상 동축형으로 큰 구경의 우퍼 중심부에 트위터가 존재하는 것처럼 작은 우퍼 유닛 2개를 이용해 큰 구경의 우퍼와 같은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물론 위치만 바꾼다고 쉽게 목적이 달성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점에서 엘락만의 노하우가 반영되었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15cm 구경의 AS-XR 크리스털 멤브레인 우퍼가 2발 채용되었는데, 1발은 33Hz에서 700Hz까만 담당하고, 나머지 유닛은 700Hz부터 3200Hz까지 커버한다. 잘 아시겠지만 AS라는 이니셜은 알루미늄 샌드위치라는 뜻으로 셀룰로오스 진동판에 다이아몬드처럼 무늬를 넣은 알루미늄 호일을 샌드위치처럼 강력한 압착으로 접합한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털 멤브레인 유닛이라 하고, 이런 무늬의 진동판은 컬러레이션이 억제되고, 자체 진동에 대응할 뿐만 아니라 크게 입력되는 신호에 강한 면이 장점이다. 다음으로 AS-XR의 XR은 폭넓은 주파수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익스텐디드 레인지를 의미한다. 사파이어 이전 모델에서 빤짝이던 광채가 사파이어부터 검은색으로 코팅되었는데, 이 코팅으로 강성과 스피드감, 그리고 음상의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FS257에서도 엘락이 자랑하는 트위터 JETⅢ이 채용되었는데, 이 트위터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JETⅢ이 된 으로 방자처리한 그릴 외에 진동판 등 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엘락의 노하우가 숨어 있는 트위터로 50kHz까지의 높은 주파수를 커버한다. FS250 뉴 라인에서 패시브 네트워크에 정성을 다했다고만 말할 뿐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는데, 새롭게 설계된 네트워크는 뉴트럴하고 맑고 섬세하며 3차원적인 스테레오 사운드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는 뒷면 중앙에서 조금 아래 1개씩 부착되었고, 금도금 처리한 바인딩 포스트 2조가 준비되어 바이와이어링에 대응한다. 임피던스는 4Ω이고, 능률은 88dB, 33Hz-50kHz로 재생대역폭은 몸체에 비해 대단히 넓은 편이다. 두툼한 패널로 마감된 220×280mm의 밑판에는 예리하고 강력한 스파이크를 채용, 1m 가까운 키를 안정되게 지탱하고 자체 진동에도 대응하고 있다. 


 시청에는 나드의 M3 인티앰프와 M5 CD 레이어, 그리고 시청 의뢰된 신세시스 A50T 인티앰프를 사용했다. 먼저 들어본 리스트의 헝가리 랩소디 제2번 C#단조(관현악으로 편곡)를 들었다. '따다단'하고 울리는 첫 소절부터 정리가 잘 된 음으로 쭉 뻗어 나오고, '꽈꽝'하고 받아주는 사운드 또한 스피드감이 좋다. 저음 악기들이 연주하는 멜로디에서 스피커의 체격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저음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현악를 연주하는 주자들의 얼굴 표정을 보고 있는 듯 애수를 띤 장중한 선율이 가슴을 적셔준다. pp에서도 정보량은 줄어들지 않고,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의 저음에서도 음정은 정확하게 들려서 좋다. 스피드감이 좋아 빠른 비바체 템포에서도 명쾌하고 클라리넷과 오보에, 플루트 등 목관악기들의 리얼함이 돋보였다. 우리나라에 내한공연을 갖기도 한 소프라노 이네사 갈란테가 부르는 카니의 아베마리아를 들어본다(어느 방송 프로에서 작곡자는 카치니가 아니고, 옛 소비에트 연방의 누구라고도 말하던데…). 이 곡은 가사라고는 달랑 아베마리아뿐이지만 느낌은 천정이 높은 성당에서 천정에 모자이크 처리된 성화를 보고 있는 듯 숙연해지며 가슴에 무엇인가 찡하게 통증이 오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체격에 걸맞게 풍부한 성량에 시원시원하게 품어 나오는 고역에서 전율을 느끼게 되며, 소프라노이지만 가늘게 느껴지지 않는 음성을 가감 없이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마지막으로 들어본 CD는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존 콜트레인과 저음이 매력적인 자니 하트만이 연주하는 'My One and Only Love'이다. 필자도 즐겨 연주하던 이 곡은 들을 때마다 옛날 젊은 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묘한 곡인데, 테크닉을 절제하며 서정적으로 연주하는 콜트레인의 얼굴 표정 보고 싶어진다. 콜트레인만의 맑고 탄력적인 톤은 여기서도 여전하고, 같은 남자지만 하트만의 저음은 정말 속된 말로 죽여준다! 목소리를 배려하며 조심스럽게 살살 속삭이듯 연주하는 테너 색소폰과의 앙상블은 사랑을 아는 자들의 하모니라고 느껴진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가격 380만원  구성 2.5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5cm AS-XR 콘, 트위터 JETⅢ  재생주파수대역 33Hz-5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700Hz, 32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파워 핸들링 120, 160(최대)  크기(WHD) 17×98×27cm  무게 17.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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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2월호 - 4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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