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on SA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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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on SACD
  • 장현태
  • 승인 2012.01.01 00:00
  • 2012년 1월호 (4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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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기 쉽지 않은 스베틀라노프의 지휘를 체험하다
 지휘자 예브게니 스베틀라노프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름일 수도 있는데, 그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지휘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러시아의 전설적인 지휘자인 예브게니 므라빈스키와 동시대에 함께 했던 대표적인 지휘자인데, 므라빈스키 사후 러시아의 3대 지휘자라고 하면 예브게니 스베틀라노프와 겐나디 로제스트벤스키,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가 손꼽힌다. 그리고 이들 3명의 지휘자들은 유난히 개성이 강했기 때문에 차별화된 그들만의 음악 세계를 선보였는데, 로제스트벤스키는 철저히 쇼스타코비치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 현대 작곡가의 곡에 탁월한 해석을 보였다면, 페도세예프는 서방의 현대적인 성향과 잘 결합된 세련된 음악 세계를 펼치고, 마지막으로 스베틀라노프는 바이올리니스트에 비유한다면 마치 시게티와 같이 조금은 시골의 이미지와 소박한 음악을 들려주는 스타일로, 화려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오히려 조금은 부족한 듯 정적인 역량이 느껴지는 지휘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볼쇼이 극장 수석 지휘자와 런던 심포니 객원 지휘 등 활발한 지휘 활동을 했고, 특히 러시아 국립 심포니와의 호흡을 통한 연주들이 돋보였다.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꾸준한 연주 활동을 했는데, 실제 음반으로 만날 수 있는 그의 연주는 아쉽게도 많지 않다.이번에 소개할 두 장의 음반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스베틀라노프의 지휘인데, 러시아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1992년 12월과 1993년 2월 모스크바 음악 학교 대 공연장에서 있었던 실황 공연이 수록되어 있으며, 마치 테마를 가진 정기 연주회 시리즈처럼 색다른 레퍼토리들이 2장의 음반에 나누어져 있다. 처음 소개할 음반의 테마는 '새(The Birds)'다. 이 주제를 연상하면 떠오르는 곡들이 있을 것인데, 바로 라벨의 발레 모음곡 '어미 거위'와 레스피기의 '새',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등 3명의 작곡가들의 곡이 포함되었는데, 모두 잘 알려진 곡들인 만큼 귀에 익숙한 멜로디들이다. 그 중 레스피기 곡의 경우는 KBS 라디오 채널의 실황 음악 프로그램 오프닝 곡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기도 한데, 라벨과 레스피기의 곡은 스베틀라노프의 지휘가 낯설긴 하지만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다.두 번째 음반의 테마는 '바다(The Sea)'다. 앞선 음반과 달리 드뷔시의 '바다' 이 외에는 쉽게 다른 작곡자의 곡들은 연상이 되지 않는데, 치우를리오니스의 교향시 '바다'와 글라주노프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환상곡 E장조, Op.28 '바다', 드뷔시의 '바다' 3곡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드뷔시의 곡에서 스베틀라노프는 오케스트라를 통한 다채로운 표현과 역동적인 바다의 이미지를 잘 해석하고 있다. 라이브 음반인 만큼 청중들의 호응과 분위기도 음악과 함께 재미를 제공한다. 많지 않은 예브게니 스베틀라노프의 음원들은 대부분 음질에 대한 기대가 낮은 수준인데, 엑스톤은 24비트 리마스터링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음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지휘자였던 스베틀라노프의 연주를 음반으로나마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뜻 깊은 앨범으로 생각된다. _글 장현태


예프게니 스베틀라노프(지휘)러시아 연방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OVCL-00286연주 ★★★★★녹음 ★★★★☆ 

예프게니 스베틀라노프(지휘)러시아 연방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OVCL-00287연주 ★★★★★녹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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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1월호 - 4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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