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yin A-50TP
상태바
Cayin A-50TP
  • 월간오디오
  • 승인 2012.01.01 00:00
  • 2012년 1월호 (474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케인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기적
 
돌이켜보면 국내 오디오계에서 케인이라는 브랜드가 구축해온 궤적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오랫동안 부유한 사람들, 혹은 내공 있는 오디오 마니아의 전유물이었던 진공관 앰프의 대중화를 선도함과 동시에 현대적인 음향으로 아날로그 취향과는 거리가 먼 젊은 사람들을 대거 오디오 시장에 영입시켜왔기 때문이다. 동 가격대에서 표방하기 힘든 뛰어난 디자인과 회로 설계, 내구성 및 성능으로 단숨에 진공관 앰프 브랜드의 선두 자리를 꿰찬, 야심찬 브랜드이기도 하다.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케인은 독일 본사를 중심으로 일본, 덴마크, 미주 지사에 판매 기지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국적 진공관 오디오 회사다. 특히 일본 3개 회사와 네덜란드 유수의 진공관 메이커에 완성품(ODM)을 공급할 정도로 자사 보유 기술이 뛰어나고 트랜스포머도 100% 자체 생산하며, 항공기 제작에 사용된 최첨단 금속 가공기를 사용하여 고정밀도를 자랑하는 알루미늄 절삭 가공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그 결과, 유럽에서도 확고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진공관 앰프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는 미주와 아시아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 오디오 관련 매체에 찬사 일색의 리뷰가 쏟아지고 있고, 각종 오디오 관련 프로모션과 해외 오디오쇼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유명 인사가 되었다. 국내에서도 공고한 브랜드력을 자랑하는 고가의 유명 진공관 앰프들을 제치고 까다로운 감식안을 가진 딜러들에게 선호되고 있다고 한다.EL34를 출력관으로 사용하는 푸시풀 인티앰프인 A-50T는 케인의 여느 라인업과 마찬가지로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마감을 지닌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기기다. 동사의 고정밀도 알루미늄 절삭 가공 기술은 기본형 라인업에서도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데, A-50T 역시 그 기술의 수혜를 톡톡히 입고 있다. A-50T는 프리앰프부에 선별한 12AX7과 12AU7 초단관을 한 쌍씩 사용하고, 전원부에 니치콘 대용량 평활 커패시터를 사용했다. EL34를 푸시풀로 증폭하여 울트라리니어(적색등) 모드에서 채널당 35W, 3극 접속 모드에서는 채널당 16W의 출력을 이끌어 낸다.


 커플링 커패시터로 6개의 리얼캡을 사용했고, 자기 누설이 적은 특주 EI 하이파이 오디오 트랜스포머와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포머를 사용하여 광대역 재생과 저 임피던스를 실현했다. 제작 또한 수작업으로 하며, 포인트 투 포인트 배선과 하드와이어링 방식을 적용, 음질 위주의 설계를 자랑한다. 알프스의 전동 볼륨을 채용했으며, 4조의 RCA 입력이 있다. 거기에 리모컨까지 지원되는 A-50T는 100만원대 초중반 진공관 인티앰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상의 온갖 호사를 누릴 수 있게 해준다.반가운 소식은 기본형 진공관 인티앰프군 가운데서 발군의 가격대 성능비를 자랑했던 이 A-50T에 MM 대응의 포노 앰프를 장착한 버전인 A-50TP가 새롭게 출시되었다는 점이다. 그것도 A-50T와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수준으로 포노단이 장착되어 있으니, 현대적 진공관 앰프, 더더군다나 기본형에서 찾아보기 힘든 미덕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케인이라는 브랜드가 갈수록 진공관 앰프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이면에는 이렇게, 오디오 애호가들을 배려하는 깜찍하고 섬세한 시도와 업그레이드 버전을 자주 선보이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기업 이미지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A-50T가 여러 북셀프 모델과의 매칭에서 적극적인 발성과 구동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EL34관 특유의 화사한 고역과 명료함을 느끼게 해주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A-50TP를 레가 P3-24 턴테이블과 레가 RS1 북셀프 스피커 조합으로 구성해보았다. 케인의 티타늄 바디와 레가의 페라리 레드가 절묘한 앙상블을 이루며 컴팩트 오디오의 화려함과 미감을 유감없이 드러낸다.그렇다면 이 아름다운 오브제들이 일구어내는 음향은 어떨까. 하이든의 오르간 협주곡을 듣는다. 관현악의 반주가 감미롭게 떠오르고 오르간의 음색이 곱게 뻗어 나온다. 아날로그 특유의 포근함보다는 다소 선예하고 입체적인 느낌의 음향이지만, 이 정도면 기본형 인티의 포노단에서 나오는 것으로 믿겨지지 않는 꽤 고급스런 소리 경향이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는 윤기 있고 풍성한 현의 색채감이 인상적이었는데, 풍부하면서도 가녀리고 섬세한 현의 뉘앙스를 자연스럽고 투명하게 들려주어 몇 곡의 바이올린 연주곡들을 기어이 더 듣게 만들었다. 오래된 녹음을 통해 아날로그의 진수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어 몇몇 클래식 모노 음반들을 재생해보았다. 음의 선도가 높고 예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당시의 녹음 현황을 놓치지 않는 깨끗하고 선연한 음이 포착된다. 오래된 녹음의 오래된 음반들을 듣다가 별안간 아득한 옛 기억이 떠올라 온갖 장르의 먼지 묻은 판들로 순식간에 방이 어지럽혀졌다. 여성 보컬과 소편성의 재생에서 뚜렷한 에지를 지닌 고역과 다소 소극적이지만 부드러운 중역의 표현을 이끌어내는데, 좀더 에이징이 된다면 이런 장르의 음반에서 이 기기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대편성에서의 장대한 음향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느낌이 있지만, 콤팩트한 사이즈와 EL34라는 진공관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중•고역에서 충분히 선전하면서 균형이 잘 잡힌 음향을 연출해내고 있어, 작은 단점 정도는 충분히 커버될 수 있는 수준이다.전체적으로 고전적이거나 회고적인 느낌의 소리라기보다는 현대적 하이파이의 음향에 가깝고, 포노단을 장착한 예전의 묵직한 앰프의 감성과는 다르지만 서브시스템이 아니라 리스닝룸 한복판에 당당히 메인 시스템으로 두어도 민망하지 않을 정도로, 작은 출력과 외관에서 느껴지는 편견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명쾌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동안 A-50T를 통하여 CD 재생에 대한 무성한 평가가 이루어졌기에 이번 시청은 포노의 기능에 국한해서 이루어졌다.최근에 리스닝룸을 다녀간 무수한 시스템들의 면모를 살펴보면서 갈수록 장인정신은 사라져 가고 회로 설계는 빈약해지고 있으며, 가격은 부지기수로 치솟는다는 느낌이 들어 하이파이를 듣는다는 것에 대해 회의와 염증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렇게 실속 있는 기기를 간만에 만나게 되어 반가운 느낌이 든다. 그래서 한두 번 귀동냥으로 들었던 케인이라는 브랜드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다음 행보 또한 기대하게 된다.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가격 145만원  사용 진공관 EL34×4, 12AU7×2, 12AX7×2  실효 출력 35W(8Ω, 울트라리니어), 16W(8Ω, 트라이오드)주파수 응답 10Hz-50kHz(-1.5dB)  THD 1%  S/N비 89dB  입력 감도 370mV  입력 임피던스 100㏀  출력 임피던스 4Ω•8Ω  크기(WHD) 35×18.5×30cm  무게 13kg 
474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2년 1월호 - 474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