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델리우스는 마이클 블라델리우스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1994년에 설립한 스웨덴의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이다. 블라델리우스는 1990년에서 1994년까지 패스가 떠난 스레숄드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했고, 1995년에는 클라세에서 신제품 설계까지 한 유명한 엔지니어다. 블라델리우스는 주로 앰프를 중심으로 다양한 오디오를 생산해 오고 있다.블라델리우스의 제품군을 간단히 살펴보면, 먼저 모노블록 파워 앰프 라인에는 8Ω에서 350W 출력을 내는 그렌델(Grendel)과 8Ω에서 450W 출력을 내는 베오울프(Beowulf)가 있다. 스테레오 파워 앰프 라인에는 300W 출력을 내는 위미르(Ymer)와 165W 출력을 내는 발더(Balder), 100W 출력을 내는 뇨르드(Njord), 클래스AB와 클래스D가 혼합된 애스크(Ask)가 있다. 프리앰프 라인에는 사가(Saga), 이둔(Idun), 지긴(Sigyn)이 있으며, 인티앰프 라인에는 토르(Thor), 티르(Tyr)가 있다. 이외에 다양한 소스기기와 포노 스테이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필자는 전에 블라델리우스의 위미르 스테레오 파워 앰프를 시청하면서 좋은 인상을 받은 바 있다. 위미르 스테레오 파워 앰프는 레퍼런스급 파워 앰프 베오울프를 개발하면서 얻은 모든 노하우를 투입해 개발한 최신 제품이다. 8Ω에서 300W의 출력, 4Ω에서 600W의 출력이라면 웬만한 스피커는 구동하기에 충분한 힘이다. 특이한 점은 이런 고출력을 얻기 위해 트랜스포머를 사용하지 않고, 특주한 스위치 모드 전원 장치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당시 위미르 파워 앰프는 스위치 모드 전원 장치를 채용한 파워 앰프답게 매우 역동적이면서도 맑고 명료한 음을 들려주었던 기억이 난다. 마치 스웨덴의 맑은 호수, 푸른 하늘, 짙은 숲 등이 연상되는 소리를 들려주었던 것이다.그런 블라델리우스가 급변하는 오디오 환경에 발맞추어 USB D/A 컨버터를 출시한 것이 꽤 반갑다. 블라델리우스는 이미 엠블라라고 하는 토털 디지털 재생기기를 선보인 바 있는데, 이미 많은 애호가로부터 좋은 평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자그마한 USB D/A 컨버터에 어떤 소리를 담아낼지가 무척 궁금했기 때문이다.블라델리우스 USB D/A 컨버터의 외관은 검은색을 띤 작은 크기의 직육면체이다. 전원은 따로 쓰지 않으며, USB 전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외관이 매우 단순할 수밖에 없다. PC에서 USB 입력을 받으며, 아날로그 출력 단자(RCA)가 한 조 있을 뿐이다. 24비트/192kHz에 대응한다.블라델리우스 USB D/A 컨버터의 본격적인 시청을 위해서 소스로 노트북에서 평소에 자주 듣는 음원을 푸바2000 프로그램으로 재생했다. 그리고 USB 단자에 블라델리우스 USB D/A 컨버터를 연결했다.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것으로 들어 보았다. 전체적으로 더 커진 무대를 느낄 수 있었는데, 듣는 순간 역시 블라델리우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넓은 음향 무대와 명료해진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가냘프지 않고 호방한 소리를 쉽게 풀어내는 것처럼 들린다.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첼로와 바이올린의 음색이 더 잘 살아나며, 전체적으로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악기 소리들이 더 사실적으로 들린다.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처음부터 나오는 반주악기인 저음 현악기들이 좌우로 더 넓게 생생하게 포진하며 울린다. 조수미의 목소리에도 생기가 더 돈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에서 합창 앞부분에 나오는 타악기가 훨씬 더 입체적으로 울리며 박진감을 더한다. 이어지는 오케스트라의 다른 악기 소리들도 더 명료하며 사실적으로 들린다. 솔로 가수의 소리도 명료하며, 합창단의 목소리 또한 명료하게 들린다.블라델리우스 USB D/A 컨버터는 블라델리우스의 명성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더 확인시켜 주는 기기이다. 비록 음향적인 면에서 열악한 PC 환경에서 사용하는 USB D/A 컨버터지만, 기본적인 해상도를 갖추고 더 입체적인 음향 무대를 그려낸다. 만일 더 좋은 환경의 오디오 시스템과 연결하면 훨씬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충분히 갖게 한다. 기본기가 잘 되어 있는 오디오 기기는 더 좋은 기기들과 만날수록 자신의 능력을 더 발휘해 최종적으로 음악 감상자에게 더 좋은 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_글 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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