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angle Borea BR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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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angle Borea BR08
  • 김남
  • 승인 2025.12.10 14:39
  • 2025년 12월호 (64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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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하나 부족함 없는 최고의 가성비 스피커

트라이앵글의 스피커를 대하면 저절로 프랑스로 이어진다. 20세기 이후 프랑스를 연상시킬 만한 문화적 창작물이 드물어졌기 때문인데, 이 트라이앵글은 그야말로 마치 프랑스의 부활 같은 느낌이 든다.

근래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재직 중 수뢰 혐의로 5년형을 받고 수감되었다. 그는 들어가면서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가지고 갔다. 프랑스에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프랑스인을 여론 조사로 뽑은 일이 있는데, 1위는 나폴레옹, 2위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였다. 그의 명작은 그 밖에도 삼총사, 철가면 등이 있는데 정상적인 학창 생활을 했다면 세계적으로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초등 시절 한 권짜리 축약본을 읽었고 그 뒤로 3권짜리를 읽었는데, 그 뉴스를 접한 후 비로소 5권짜리 완본 번역집을 다시 읽었다. 2천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인데 읽다가 중단하는 것이 어려운지라 매일 밤 뉴스가 끝나면 TV를 꺼 버리고 이슥한 시간까지 읽었다. 그 당시 극장 풍경도 완본에는 포함되어 있다. 극장에서 연극이나 오페라가 열리면 1막에는 좌석에는 앉지 않는 것이 당시 파리 상류 인사들의 유행이었다. 자기들끼리 서로 몰려서 인사를 나누고 누가 왔는지 살펴보고 하도 떠들어 대기 때문에 좀 조용히 하쇼 고함소리가 날마다 들렸다…, 오페라는 사실 사람을 잠재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 등의 구절에는 웃음이 저절로 나오기 마련.

이제 아마 프랑스 오디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스피커를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프랑스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트라이앵글을 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만큼 이 스피커는 단연코 프랑스의 국위를 선양하는 제품이 되어 버린 듯하다.

트라이앵글의 스피커는 굳이 어느 한 기종이 뛰어나다는 그런 것이 없다. 인클로저를 놓을 공간과 주머니 사정을 따져 보고 그냥 대강 골라도 모두 괜찮다. 이번 호에도 그것을 절감했다. 좀 저가 앰프를 시청했는데 감도가 다소 낮은 스피커와 매칭했더니 소리가 영 아니올시다였다. 요행히 이 스피커가 있어서 주저하지 않고 다시 매칭, 그냥 즉시 매끄럽고 미려하며 깨끗하기 짝이 없는 트라이앵글 사운드가 활짝 펼쳐졌다. 실망해 본 적이 없는 트라이앵글 사운드인 것이다.

시청기 보레아(Borea) BR08은 4개의 드라이버가 있는 우아한 3웨이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로, 동사의 상위 제품인 앙탈 기종의 스타일을 보통 가격대로 제작해 낸 엔트리 기종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앙탈과 동일한 유닛을 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25mm 크기의 EFS 실크 돔 트위터를 개발해 사용했다는 정도의 차이는 있다.

보레아 시리즈는 특이하게 패시브와 액티브 구성을 동시에 출시하고 있는 것도 매우 이색적이다. 패시브와 액티브 중에서 마음대로 골라잡으라는 것이겠다. 그리고 이 라인업은 하이파이와 AV 모두에서 활용할 수 있게 멀티채널 구성을 보여 주는데, 톨보이로 BR10, BR09, BR08을, 북셀프로 BR04, BR03, BR02를, 센터 스피커로 BRC2, BRC1을, 그리고 서라운드 스피커로 BRS1을, 돌비 애트모스 스피커로 BRA1이  출시되어 있다.

시청기 BR08은 라인업의 중심 모델로, 단독으로 하이파이용으로 써도 되고 홈시어터 용도로 활용해도 훌륭하다. 생김새는 소박하면서 멋지다. 요즘 트렌드에 맞는 밝은 느낌의 메인 컬러가 인상적이고, 총 4가지 컬러가 있으며, 어떤 인테리어에도 어울리는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으로 멋진 황금 비율을 자랑한다. 유닛은 에스프리 Ez 시리즈의 기술 혁신을 계승한 16cm 유리 섬유 베이스 드라이버 2개와 미드레인지 역시 16cm 사양으로 완전히 새롭게 개발되었으며 처리되지 않은 셀룰로오스 펄프 멤브레인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트위터는 2.5cm의 EFS(Efficient Flow System) 실크 돔인데, 트위터 전면에 짧은 혼 형태의 독특한 웨이브 가이드가 있다. 이는 고주파 확산을 효율적으로 컨트롤하기 위한 것. 그리고 DVAS(Driver Vibration Absorption System)라는 기술도 투입되었다. 이 기술은 인클로저 내부 진동을 줄이기 위한 것인데, MDF 및 EVA 폼으로 만든 특수한 구조물로 드라이버 뒤에서 결합되어 드라이버의 진동을 크게 완화시키고 캐비닛으로 낮은 잔류 진동을 전달하게 한다.

이 정도 덩치가 있는 보레아 BR08 스피커의 주파수 응답은 40Hz-22kHz로 굉장히 수준급의 스펙이다. 감도는 92dB. 페이퍼 콘은 원래 울리기 쉬워 감도가 높지만 시청기는 페이퍼 콘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감도가 높아 소출력의 진공관 앰프로도 최적의 소리를 뽑아낼 수 있다. 트라이앵글의 비밀인 셈이다. 프랑스 제품은 오디오 쪽에서는 사실 세계적으로 알아주지만 돌연 트라이앵글의 제품이 최근 태풍급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소리 평가는 잔소리이다. 따스하며 맑게 다가오는 다정한 친구 같다. 아마 소리를 들어 보고 혹평을 하는 분이 있다면 한 번 토론을 해 보고 싶은 그런 본질을 지닌 제품이다. 


가격 165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6cm, 미드레인지 16cm, 트위터 2.5cm EFS 실크 돔
재생주파수대역 40Hz-22kHz(±3dB)   
출력음압레벨 92dB/W/m   
임피던스 8Ω, 3Ω(최소)   
파워핸들링 150W
크기(WHD) 20.6×102×31.4cm   
무게 21.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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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5년 12월호 - 6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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