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gritter Ultrasonic Record Cleaner MK2
상태바
Degritter Ultrasonic Record Cleaner MK2
  • 이승재
  • 승인 2025.10.10 16:59
  • 2025년 10월호 (639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을 하늘처럼 깨끗하고 맑은 LP로 만들어 주다

턴테이블에 LP를 얹어 두고 스위치를 눌러 LP를 회전시키고 톤암을 움직여 음악을 듣는데, 참 좋다가 갑자기 중간쯤 가서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럴 때 참 난처하다. 아까 판을 닦고 턴테이블에 올렸어야 했는데 하는 자책과 함께 멈추고 LP 판을 닦을까? 아니면 그냥 들을까? 하는 고민도 이어진다. 그냥 듣지 뭐 하다가 한 면의 재생이 끝나고 턴테이블로 가니 카트리지의 스타일러스에도 먼지가 한가득이다. 아날로그는 장점도 많지만 이럴 때는 참 속상하다. 청소까지 신경 써야 하는 오디오가 턴테이블 말고 또 있을까 싶지만, 사실 이런 번거로운 모든 것이 아날로그의 재미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귀찮음이 더 크게 다가온다.

LP는 닦는 것이 중요하다. 깨끗한 음반 관리가 고음질의 기초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날로그이기 때문. 게다가 과거 LP 전성기 시절에 나온 중고 음반들이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으니 그 음반의 소리골(Groove)에 쌓인 세월의 흔적은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그리고 새로 나온 LP도 닦아서 듣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LP 청소 기술도 나날이 발전 중이다. 간단한 먼지 정도는 카본 브러시 선에서 손쉽게 해결 가능하지만, 오래되거나 잘 안 지워지는 얼룩은 LP 세정액과 극세사 천을 사용해 닦기도 하고, LP 라벨 보호기를 끼고 물로도 닦고, 초음파 세척기를 구매해 사용하기도 하며 목공용 접착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틀니 닦는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도 봤다.

LP 청소를 쉽게 할 수도 있다. 각양각색의 청소 방법으로 LP를 깨끗하게 닦아 주는 기기가 시중에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어 이를 구매하면 된다. 자동도 있고 반자동도 있으며, 액체를 뿌리고 솔로 닦고 흡입하기도 하고, 가장 최신 방식은 초음파를 통해 세척하는 것인데, 이번에 소개하는 디그리터(Degritter) 울트라소닉 레코드 클리너(Ultrasonic Record Cleaner) MK2가 바로 초음파를 이용해 LP를 세척하는 기기다.

초음파를 사용해 LP를 닦는 것은 캐비테이션(Cavitation - 초음파에 의해 용액에 미소한 공동(空洞)을 만드는 현상)을 이용하는 것인데, 먼저 초음파를 물에서 발생시키면 물을 통해 이동하는 높은 진동수의 압력파로 인해 발생된 진공으로 많은 수의 미세한 기포가 형성되고 붕괴된다. 이때 열과 함께 미세하고 강한 물 분사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는데, 이 효과를 이용해 LP 표면의 미세한 부분까지 철저히 세척하는 것이다.

시중에 초음파를 사용하는 기기가 여럿 있지만 디그리터는 고유의 기술력으로 청소 기술을 더욱 향상시키고 있는 점에서 주목하게 된다. LP를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깨끗하게 세척하고, 더욱 세밀하게 세척할 수 있게 120kHz 주파수를 이용하면서도 청소 기술이 더욱 향상될 수 있는 특유의 비법이 적용되어 있다. 울트라소닉 파워 드라이브 2.0이라고 하는데, 더 나은 효과를 위해 120-125kHz 사이에서 스윕(Sweep)하는 주파수를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초음파 세척조에 평균 300W 출력의 초음파 증폭기가 장착되어 있고, 세척조 양쪽에 2개씩 총 4개의 초음파 변환기가 부착되어 음반 전체를 세척한다. 또한 초음파 트랜스듀서가 고출력으로 빠르게 켜지고 꺼지는 펄스 모드 클리닝 기능으로 더 나은 청소 효과와 낮은 전력 소비를 동시에 노리고 있기도 하다.

또 다른 디그리터의 장점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기기 스스로가 LP를 회전시키며 세척하고 건조까지 시키는 완전 자동 제품이며, 사용 방법도 무척 편리하다. 그 외에도 음반이 상하지 않게 수온을 관리하며, 7인치 음반용 어댑터와 10인치 음반용 어댑터가 준비되어 있어 어떤 음반이든 세척 가능하다. 또한 세척 중 음반에서 나온 먼지를 물을 순환시키면서 미세한 필터를 사용해 걸러내 떨어져 나온 먼지들이 다시 음반에 붙은 것을 방지하는 액티브 필터링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필터는 측면의 캡만 풀면 교체할 수 있게 되어 있고, 필터 작동 횟수를 알려 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또한 물탱크는 분리되게 만들어져 있어 세척액 교체가 쉽고, 먼지가 들어가지 않게 먼지 커버도 갖추고 있다. 세척에 사용되는 액체는 증류수, 역삼투수, 탈이온수를 추천하며, 전용 세정액도 있는데, 이를 사용하면 더욱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다고 한다.

디그리터 울트라소닉 레코드 클리너 MK2를 좀더 살펴보면, 회전하고 누르는 방식으로 기능을 설정하는 노브를 통해 2분 15초, 3분 45초, 5분 15초, 6분 45초의 4가지 모드로 완전 자동 세척이 가능하다. 그 외에 불림, 건조 시간 조절은 물론 증류수에서 과도한 가스를 제거해 초음파 세척을 향상시키는 가스 제거, 팬 파워, 수위, 물 온도 조절, 2탱크 헹굼 세척 등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디스플레이를 통해 작동 상태와 기기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모니터링하는 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세척 도중 전력 손실이나 수온 상승, 물 부족, 펌프 고장 등을 확인해 음반을 상하게 하는 일 없이 세척할 수 있게 했으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와 어느새 하늘이 높고 맑고 푸르다. 내가 재생할 LP도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는데 브러시를 사용해 먼지를 제거하는 정도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그러나 디그리터를 만난다면 그런 가을 하늘 같은 LP를 실현할 수 있다. 그것도 자동으로 편리하게…. 일단 한 장만 닦아 보면 소유욕을 멈출 수 없다. 보유하고 있는 LP가 어느 정도 된다면 이 제품 꼭 기억하길! 


 

63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5년 10월호 - 639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