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GS3000x
상태바
Grado GS3000x
  • 이승재
  • 승인 2025.10.10 16:50
  • 2025년 10월호 (639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로운 드라이버로 진심으로 음악에 가까이 가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회사가 인수되지 않고 시작부터 지금까지 한 곳에서 쭉 이어져 온 곳이 몇이나 될까? 요즘 하이파이·하이엔드 브랜드를 보고 있으면 그런 곳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고, 그들의 시작과는 다르게 정말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창립자의 철학이나 회사의 개성 같은 것은 희석되고 그 영향은 제품으로 이어져 모두들 비슷해져만 가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그라도 같은 전통을 지켜 오고 있는 곳은 더욱 빛을 발한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지금 큰 힘을 발휘하니 말이다.

그라도는 가족 소유의 미국 기업으로, 1953년에 창립자이자 오디오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조셉 그라도가 뉴욕 브루클린의 집 부엌 테이블에서 손으로 카트리지를 만들면서 시작되었고, 입사하고 바닥 청소부터 시작했던 조카 존 그라도가 점점 실력을 갈고닦아 나중에 회사를 인수하게 되었고, 그때쯤인 1991년부터 그라도는 헤드폰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현재는 존 그라도의 아들이 대를 잇고 있는데, 특별한 것은 지금도 가족 구성원이 조셉의 부친이 운영하던 뉴욕 브루클린의 과일 가게였던 그 겸손한 사무실에서 수작업을 통해 제품을 만들며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헤드폰을 만들어 온 그라도는 2008년에 2세대인 i 시리즈, 2014년에 3세대인 e 시리즈, 2020년에 4세대인 x 시리즈를 발표하며 진화를 거듭해 오고 있다. 그리고 GW100 블루투스 헤드폰과 GT220 블루투스 이어폰을 시작으로 무선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고 이 역시 x 버전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 사이에 여러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고, 최근에는 시그니처 HP100 SE, 시그니처 S950이라는 모든 역량을 투입한 시그니처 모델들을 선보였다.

우드 하우징의 플래그십 모델을 담당하고 있던 GS3000e가 첫 출시된 것이 2018-19년경인 것 같은데, 이제 이 모델도 x 버전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는데, 바로 이번에 소개할 GS3000x다. GS3000x는 GS3000e에서 진화된 제품으로 외형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내용은 많이 바뀌었다. 가장 큰 차이는 x 버전의 새로운 드라이버를 채용한 것인데, GS3000e의 50mm보다 커진 52mm 드라이버로, 더욱 강력해진 새로운 자기 회로, 더 가벼운 보이스 코일, 그리고 개선된 진동판을 결합해 왜곡을 줄이고 효율성과 반응성을 향상시켰다.

하우징 역시 큰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GS3000e가 정교하게 수작업으로 제작된 코코볼로 우드 하우징이어서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새로운 GS3000x는 코코볼로 우드 하우징에 금속 쳄버를 결합해 놓은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하우징은 코코볼로 우드의 음향적 특성과 특유의 묵직한 무게감에 금속 쳄버를 결합해 더욱 풍성한 무게감을 더했고, 이를 통해 역대 최대 크기의 드라이버의 강성을 제어할 수 있었다고.

참고로 코코볼로는 중남미 건조한 사막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로 대단히 느리게 자라는 데다 분포가 많지 않아 중남미 국가들이 보호수종으로 지정해 해외 반출을 막고 있는 수종인데, 최고급 음향목으로 치는 음핑고(Mpingo)보다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짙은 색감과 유니크한 나뭇결로 고급 가구나 악기, 만년필에 자주 활용된다고 한다.

케이블도 변경되었다. 시그니처 모델들 같이 분리형은 아니지만 패브릭 소재로 마감되었고, 도체 구성도 8개에서 12개로 숫자가 늘어났는데, 최적의 음향 무결성을 위해 슈퍼 어닐링 구리를 사용했다. 케이블 길이는 2m, 단자는 6.3mm 잭으로 되어 있다. 가죽 헤드 밴드 부분은 이전과 동일해 보이는데, 스티치가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었고 내구성도 향상되었다. 쿠션은 동일한 G 쿠션이다. 스펙은 주파수 응답 4Hz-51kHz, 음압 99.8dB, 임피던스 38Ω인데, GS3000e와 동일하고 임피던스만 차이 난다.

GS3000x의 첫 인상은 오픈형 다이내믹 헤드폰답게 어쿠스틱과 클래식 음악에 적합한 풍부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것인데, 그라도 최상위급 헤드폰답게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중음역대 표현이 가히 최상인데, 섬세하고 유연함, 민첩함까지 x 버전의 진보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고음은 매우 선명하고 빛을 발하면서도 지나치게 거칠지 않고, 저음은 팽팽하고 반응이 좋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라도만의 매력이 이 헤드폰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점이다. 시대를 관통하는 그라도의 철학이 이 제품에 스며들어 있다. 어느 음악을 들어도 그라도라는 명가수가 더욱 멋지게 노래해 주는 그런 느낌!


트랜스듀서 타입 다이내믹   
구성 오픈형   
유닛 크기 52mm   
하우징 코코볼로 우드, 하이브리드 메탈 쳄버
주파수 응답 4Hz-51kHz   
감도 99.8dB   
임피던스 38Ω   
이어 패드 G 쿠션

63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5년 10월호 - 639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