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벤의 진짜 매력, 한 번 들어보면 빠질 수밖에

레벤(Leben)은 일본의 진공관 앰프 전문 제조사로, 하나의 제품을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수작업 생산을 모토로, 느릿하지만 완벽하게 생산한다. 창립자 타쿠 효도 씨는 15세 때부터 진공관 앰프를 만들어 왔고, 과거 럭스만에서 제품을 개발해 온 엔지니어인데, 30세였던 1979년에 럭스만을 떠나 코우리 전기를 설립해 KFH 브랜드로 앰프를 생산했고, 1995년에 레벤의 첫 모델인 RS-35a 파워 앰프를 야심차게 소개했다. 이번에 소개할 CS600X의 원형인 CS600도 당연히 효도 씨의 손길이 닿은, 레벤 최고의 스테디셀러 중 하나이다.

CS600X를 CS600과 비교하자면, 출력관은 6L6GC 4개에서 6CA7 계열인 EL34 4개로 변화했고, 초단과 드라이브관도 6CS7 4개에서 12AU7A 2개와 12BH7A 2개로 바뀌었으며, 정류관은 6CJ3 1개에서 6CM3/6DN3 1개로 체인지된 모습. CS600X는 내부의 캐소드 저항, 플레이트 전압 스위치 변경을 통해 EL34 대신 6L6GC를 사용할 수 있는데, 그 외 호환 가능한 진공관은 KT77, 6L6GA/GB/WGB, 350B, KT66, KT88, 6550A이며, 특이하게도 6L6 메탈관은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 바이어스라서 출력관의 바이어스 전압을 직접 조정할 필요가 없어, 적극적인 튜브 롤링에 편하기도 하다.

당연히 PCB를 사용하지 않고, 하드와이어링 방식으로 제작된 제품이다. 리뷰용 제품은 EL34 출력관을 통해 채널당 28W의 출력을 내는 사양. 그리고 출력 트랜스의 성능을 바탕으로 10Hz에서 100kHz의 주파수 응답을 담아냈는데, 이는 진공관 앰프로는 이례적인 광대역 특성이다. 전원부는 진공관 정류 방식으로 되어 있으며, 내부에 초크 트랜스를 통한 파이형 필터 회로와 충분한 커패시터를 적용해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해 주고 있다.

전면 패널에는 이것저것 조절할 것들이 잔뜩 마련되어 있다. 5단계의 입력 실렉터와 테이프 모니터 온·오프, 스테레오·리버스 모드, 볼륨, 좌우 밸런스 조절, 베이스 부스트(0, +3, +5dB) 노브가 있고, 노멀·프리 인, 뮤트 온·오프, 스피커·헤드폰 출력 선택, 전원 스위치가 있고, 현재 세팅된 진공관을 표시해 주는 LED가 있으며 헤드폰 출력단도 마련되었다. 후면 패널에는 5조의 RCA 입력과 테이프 입·출력, 프리 인(이 인티앰프를 파워 앰프로 사용), 그리고 접지 단자와 바인딩 포스트가 있으며, 4, 6, 8, 16Ω의 스피커 임피던스 선택 노브가 담긴 모습이다.

실제 사운드는 확실히 레벤이 인기 있는 이유가 쉽게 드러난다. 볼륨을 낮추거나 높여도, 음의 퀄러티를 잃지 않는 덕목을 보여준다. 특히 중음의 진득한 질감은 정말 역대급으로 매력적이라 할 수 있으며, 풍부하게 공간을 메우는 저음의 우아함도 진공관의 참맛을 몇 배나 증폭시켜준다. EL34 특유의 우아하면서, 매력적인 음색도 잘 전달되는데, 트위터 성능이 좋은 제품을 들어보면, 고음의 절경을 끝내주게 만끽할 수 있다. 정말 오랜 시간 그 가치를 이어온 스테디셀러, 레벤이라는 브랜드와 함께 이어가는 그 음의 매력이 이 계절에 딱 어울린다. 브람스와 함께 진공관을 들어야 할 계절이다.

가격 1,350만원 사용 진공관 EL34/6CA7×4, 12AU7A×2, 12BH7A×2, 6CM3/6DN3×1 실효 출력 28W(EL34/6CA7), 32W(6L6WGC/5881) 아날로그 입력 RCA×6 프리 입력 지원 레코딩 아웃 지원 주파수 응답 10Hz-100kHz(-0.1dB) 입력 감도 900mV 출력 임피던스 4, 6, 8, 16Ω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5×14.2×36cm 무게 23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