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T 928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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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T 928 Ⅱ
  • 이승재 기자
  • 승인 2024.05.09 15:17
  • 2024년 05월호 (62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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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날로그의 역사가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하다

EMT는 그 역사가 2차 세계 대전부터일 정도로 무척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오디오 브랜드 중 하나인데, 그들의 턴테이블도 모든 턴테이블의 어머니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유서 깊고, 턴테이블로도 일가를 이룰 정도로 일가견 있는 제조사다. EMT는 1913년 브레멘에서 태어난 빌헬름 프란츠에 의해 1940년에 <Elektromesstechnik Wilhelm Franz KG>라는 사명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설립되었는데, Elektromesstechnik - Electrical Measuring Technology(EMT)라는 뜻이라고 한다. 창립 이후 동사는 세계 2차 대전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1949년부터 녹음 스튜디오 용품을 생산하고 1950-51년에 방송사를 위한 고품질 레코드 플레이어 설계 및 제조해 방송 장비와 프로 오디오 부문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그들의 스튜디오용 턴테이블은 명성 높았으며, 오랜 역사만큼이나 명기 턴테이블도 많다. 그리고 1950년대부터 카트리지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들의 카트리지는 오토폰 SPU와 함께 MC 카트리지 세계를 양분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도 독일 아날로그 하면 EMT가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독일 아날로그의 역사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브랜드로 남아 있다.

EMT는 근래에 이름 높은 JPA-66 포노 프리앰프 등과 여러 가지 카트리지만 주로 출시하고 있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턴테이블이 등장했다. 바로 928 Ⅱ이라는 제품이다. 927, 930 등 이름난 과거의 EMT 턴테이블처럼 정밀 기계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풀 메탈로 제작되어 차가운 독일 남자 이미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928 Ⅱ는 알루미늄을 가공해 만든 풀 메탈의 턴테이블답게 23kg의 무게를 자랑하는데, 무게만으로 진동을 제압하는 리지드 구조로 되어 있으며, 바닥에는 4개의 분리된 구형 발만 있다. 이 발은 돌려서 수평을 맞출 수 있게 되어 있고 최대 조정 범위는 4mm다.

제품명인 928이라는 숫자에 Ⅱ가 붙어 있는 것은 이유가 있다. 50여 년 전에 출시한 929 톤암과 결합된 턴테이블 928이 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외부의 방송 작업이나 중계차에서 사용될 용도로 만들어진 그 928 턴테이블은 스위스 토렌스와 협력해 제작되었으며, 유일한 벨트 구동 방식의 EMT 턴테이블이었다고 한다.

여기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928 Ⅱ 턴테이블도 벨트 구동 방식으로 되어 있는 건 아닌가 라는 것인데, 미루어 짐작한대로 928 Ⅱ 턴테이블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정말 무거운 5.5kg의 플래터를 벨트 구동 방식으로 돌리고 있다. 그리고 플래터의 회전은 고정밀 컨트롤 루프 회로와 결합된 가장 현대적인 20W 모터를 통해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단시간에 플래터의 속도를 높이고 그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있다. 회전은 33 1/3, 45, 78rpm 모두 지원한다. 또한 1년에 한 번씩 벨트를 교체해 주면 좋다고 하며, 만약 속도 재조정이 필요한 경우 제공된 드라이버를 사용해 속도 선택 스위치 아래 쪽 바닥에 있는 구멍 안의 나사를 돌려 조절할 수 있는데, 33 1/3, 45, 78rpm 각각 조절하며, 시계 방향은 증가, 시계 반대 방향은 감소된다.

이 턴테이블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은 배터리로 구동된다는 것이다. 간섭이 배제된 독립된 배터리 전원을 갖추고 있으며, 주전원에서 완전히 분리된 상태에서 배터리 구동으로 최대 40시간 정도 재생 가능하며, 주전원으로 충전하면서도 구동 가능하다. 그리고 내장된 충전 회로를 통해 충전 주기를 자동으로 처리하는데, 2색(그린, 레드) LED로 충전 상태를 표시한다. 플래터 스톱(충전), 플래터 런(퓨어 리스닝 모드), 플래터 런(충전) 3가지로 턴테이블의 작동을 제어할 수 있다.

이 턴테이블은 톤암이 없는 928 Ⅱ와 톤암이 설치된 928 Ⅱ 패키지로 구분해 상품화하고 있고, 928 Ⅱ 패키지는 EMT 909 톤암이 장착되어 있는데, 그 외 EMT 9인치 톤암을 사용할 수 있으며 모든 EMT 카트리지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제품으로 만들었다고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추가로 12인치 톤암을 사용하기 위한 어댑터가 있으며, EMT 912 외에도 모든 12인치 EMT 톤암을 사용할 수 있으며, 따로 출력 소켓이 장착되어 있다. 참고로 EMT 128이라는 이 턴테이블의 플린스와 동일한 디자인의 포노 앰프가 있는데, 마이크로 튜브를 사용하는 것이 특이하며, 같이 놓으면 한 세트처럼 잘 어울린다.

EMT 턴테이블답다고 할 수 있는 풀 메탈의 928 Ⅱ 턴테이블은 EMT의 기계적 매력을 현대적으로 디자인해 놓은 것 같은 외모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리고 크기에 비해 인상적으로 묵직한 무게가 이 턴테이블의 기계적 완성도를 표현하는 것 같아 신뢰가 간다. 게다가 배터리 구동이라는 색다른 방식으로 사운드 퀄러티를 더욱 높이고 있다. 정말 오랜만에 등장한 신작 EMT 턴테이블과 만난다면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될 것이다. 분명 기억에 남을 것이다. 


가격 1,630만원   
속도 33-1/3, 45, 78RPM   
아날로그 출력 RCA×1   
와우 & 플러터 ±0.07%(33-1/3, 45RPM), ±0.10%(78RPM)
럼블 -85dB(33-1/3RPM), -80dB(45RPM), -75dB(78RPM)   
배터리 시간 40H(33-1/3RPM), 38H(45RPM), 30H(78RPM)
크기(WHD) 48×10×34cm   
무게 2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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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5월호 - 6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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