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x SR-L700 M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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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x SR-L700 MK2
  • 김문부 기자
  • 승인 2024.04.11 13:53
  • 2024년 04월호 (62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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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탁스의 과거와 미래, L700 MK2에 담기다

정전형 헤드폰의 상징적인 존재를 꼽으라면, 예나 지금이나 스탁스(Stax)라는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은 꽤 다양한 정전형 헤드폰 브랜드들이 경쟁 전선에 뛰어들고 있지만, 스탁스가 가지는 브랜드의 힘은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선망한다. 특히 많은 브랜드들이 상업적으로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깨고 트렌드에 슬그머니 손을 내밀 때도, 스탁스는 그런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이른바 몇 남지 않은 장인 정신의 브랜드인데, 지금도 SR-X9000이라는 플래그십 제품을 선보이면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언제 들어도, 역시 스탁스라는 말을 내뱉을 수밖에 없는 곳, 그들의 제품들을 소개할 때마다 그 특유의 사운드가 귓가를 맴도는 듯하다.

스탁스의 헤드폰 라인업을 간단히 살펴보면, 플래그십 SR-X9000이 정점에 위치해 있으며, 그 아래로 SR-009S, SR-007 MK2가 자리하고, 어드밴스드-람다 시리즈로 SR-L700 MK2, SR-L500 MK2, SR-L300이 출시되어 있다. 상위 라인업들도 인기가 많지만, 역시 어드밴스드-람다 시리즈만의 특별한 매력을 애정 하는 이들도 결코 적지 않다. 여러 세대를 거쳐 가면서 점점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이 각별한데, 이 대표 라인업의 플래그십 제품 SR-L700 MK2를 받아들었다.

디자인은 우리가 흔히 스탁스하면 생각나는 그 레이아웃이 그대로 담겨 있다. 내부가 훤히 보이는 그릴형 하우징, 플랫한 긴 케이블 등 얼핏 고전적인 프로 장비 같은 느낌인데, 오히려 이 디자인 덕분에 스탁스에 끌리는 이들도 제법 많다. 참고로 1979년의 첫 람다 시리즈부터 이어져온 스탁스 고유의 디자인인데, 시대별로 아주 조금씩 변화하는 포인트들을 발견하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다. 당연히 세대별로 소리 차이가 크고, 1987년에 출시된 시그니처에 대한 평가가 아주 좋은 편이다.

SR-L700 MK2는 가장 최신 버전인 만큼, 제법 메이저 업그레이드가 보인다. 우선 가장 체감되는 변화는 드디어 착탈형 케이블이 도입되었다. 많이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 단선에 대한 공포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사양도 변화했는데, 상위 모델 SR-009S에 채용된 것과 같은 은도금된 6N(99.9999%) OFC로 제작되어 퀄러티를 높였다. 하우징과 연결되는 홀더도 눈에 띄게 변화했다. 조금 투박했던 디자인에서 이제 훨씬 날렵한 디자인으로 변신했는데, 이전 모습이 기억이 잘 안날 정도로 새로운 디자인에 적응되게 한다. 또한 알루미늄 소재로 내구성을 높였고, 직선적인 디자인에서 조금 더 완만하게 변화하여 이제 이어 패드가 좀더 자연스럽게 머리와 밀착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실제 착용감과 밀착감이 훨씬 더 좋아진 느낌인데, 그에 따라 저음 능력도 좀더 효율적으로 상승한 기분이다. 또한 10단계의 클릭으로 밴드가 고정 및 조절되는 특유의 장치도 그대로 살려 놓았다.

스탁스 정전형 헤드폰의 원리를 간단히 소개하면, 매우 얇은 박막 다이어프램에 높은 바이어스 전압을 걸어 놓고, 동일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2개의 전극에 음향 신호를 푸시풀로 입력해 정전기의 반발·흡인력으로 다이어프램을 정밀하게 진동시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타 브랜드 역시 비슷한 원리로 소리를 구현해 내는데, 여기에는 기술력과 노하우에 따라 그 퀄러티가 제법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다. 스탁스가 지금까지 왕좌에 있는 이유도, 그들만의 특별함은 쉽게 따라 하기 힘들기 때문. SR-L700 MK2의 정전형 유닛은 엄선된 고품질의 초박막 진동판과 고정밀도의 에칭 처리로 만들어 매우 높은 평면성과 저공진성을 지닌 견고한 스테인리스 전극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이 유닛은 직사각형으로 생겼으며 소리가 나오는 부분은 타원형으로 되어 있으며, 특유의 오픈형 구조로 된 인클로저에 담겨 있는, 스탁스 고유의 방식이 그대로 담긴 헤드폰이다.

스탁스는 단순히 헤드폰만 갖춘다고 소리가 나지 않는다. 스탁스의 헤드폰들은 DC 580V의 높은 바이어스 전압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용 앰프를 필수적으로 추가해야 한다. 비용은 추가적으로 더 들어가겠지만, 애초에 헤드폰·헤드폰 앰프 세트라고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플래그십 SRM-T8000을 시작으로, SRM-700T, SRM-700S, SRM-500T, SRM-400S, SRM-D10 Ⅱ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데, 이번 시청에서는 SRM-007tⅡ를 함께 들어보았다.

사운드는 매번 정전형 세계에 빠져들게 하는 스탁스 특유의 소리가 잘 드러나 있다. 빠른 반응 속에서 음이 몰아친다. 물론 한 번에 쏟아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레이어로 구분되는데, 스탁스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다. 이전 세대에 약점으로 지적되는 저음도 완전히 업그레이드되었는데, 원래 스탁스에서 이런 저음이 있었나 생각될 정도로 그 퀄러티가 높다. 우리가 스탁스에서 기대하는 특유의 중·고음의 마력도 굉장하게 다가오는데, L500이 가성비로 멋진 비전을 보여주었다면, L700은 상급기에 버금가는 퀄러티로 멋진 그레이드를 보여준다. 조금은 따뜻하고 윤기 있는 사운드도 매력인데, 다소 메마르게 느낄 수 있는 정전형 사운드를 보완해주는 것도 각별하다. 귀에 정확히 고정될수록 사운드의 완성도가 높아지는데, 이번 버전의 착용감과 밀착감도 굉장히 마음에 든다. 정말 오랫동안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지켜온 어드밴스드-람다 시리즈, 그 완결의 사운드가 여기에 있다. 


가격 380만원   
유닛 타입 푸시풀일렉트로스태틱   
임피던스 145㏀   
음압 101dB, 118dB(최대)   
주파수 응답 7Hz-41kHz
일렉트로스태틱 커패시턴스 110㎊   
무게 50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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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4월호 - 6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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