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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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
  • 이익상
  • 승인 2024.02.06 10:33
  • 2024년 02월호 (61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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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인(첼로)
일리야 라쉬코프스키(피아노)
S80669C/19658869932
녹음 ★★★★★
연주 ★★★★★

첼리스트 허정인이 자신의 새 앨범에서 베토벤을 이야기한다. 2021년 <Hommage to Piatigorsky>와 <Schubert & Brahms: Cello Sonatas>에 이어 이번엔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으로, 세 번째 솔로 앨범이다. 대표적인 고전 시대 작곡가였던 하이든과 모차르트와는 달리 베토벤은 첼로에 대한 관심이 컸으며 모두 다섯 곡의 첼로 소나타를 남겼다. 비밀스러운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듯 시작하는 첼로 소나타 1번 1악장의 도입부는 언제나 듣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비교적 짧은 1악장에 이어 유쾌한 알레그로 악장으로 넘어가는 순간도 자연스럽다.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1번과 2번의 경우 첼로라는 악기가 전체 음악 진행에 있어 중·저음을 보충하는 역할을 벗어나는 시기의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에 반해 첼로 소나타 3번은 두 악기에 동등한 중요성을 부여한 역사상 최초의 첼로 소나타로 알려져 있다. 그에 걸맞게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허정인 첼리스트가 펼치는 이야기는 깊고 넓으며 긴장과 이완의 대비도 명확하다. 악장 구분 없이 이어지는 단일 악장의 환상곡으로도 볼 수 있는 소나타 4번은 첼로와 피아노의 농밀한 주고받음이 인상적이다. 소나타 5번은 고전적인 소나타 형식인데 대담하고도 활기차게 시작하는 1악장을 거쳐 서정적이면서 온화한 2악장, 그리고 첼로 선율을 피아노가 이어받는 재미있는 푸가토로 마무리된다. 허정인 첼리스트는 안정적이고 기복 없는 연주력과 감정 표현을 통해 그녀가 경외하는 베토벤이라는 큰 산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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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2월호 - 6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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