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GW10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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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o GW100x
  • 김문부 기자
  • 승인 2024.01.09 15:27
  • 2024년 01월호 (61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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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도의 오픈형 세계를 무선으로 즐긴다면

다시 한번 헤드폰의 계절이 찾아왔다. 그동안 이어폰에 비해 언제나 비주류로 밀려 왔던 국내 무선 헤드폰 시장이 최근 급성장하면서, 드디어 주위에서 무선 헤드폰을 메인 사용하는 이들을 거리에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에어팟 맥스가 트렌드를 견인하면서 패션 아이템으로 부각된 것도 사실이지만, 번거롭게 느껴지던 헤드폰 자체가 주류로 올라왔다는 것이 중요하다. 덕분에 메이저 헤드폰 브랜드들이 음질과 편의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헤드폰 유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가장 보수적이고 트레디셔널한 이들도 이 치열한 경쟁에 발을 내디뎠다. 바로 많은 마니아층과 특유의 개성으로 오랫동안 큰 사랑 받아온 그라도(Grado)이다.

그라도는 조금은 늦었지만, 무선 제품 출시로 확실히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GT220 무선 이어폰을 선보였고, 또 GW100 무선 헤드폰을 선보인 것인데, 첫 제품임에도 그라도의 색깔을 잘 녹여놓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제법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최근 그라도는 x 버전으로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끝마쳤는데, 프리스티지, 스테이트먼트, 레퍼런스 시리즈 등 주력 라인업을 모두 x 버전으로 새롭게 내놓았다. 특히 그라도의 첫 번째 오픈형 무선 헤드폰 GW100 역시 이 x 버전으로 탈바꿈되며,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는 x 버전 튜닝의 혜택을 받았다. 그라도의 GW100x 무선 헤드폰을 소개한다.

그라도답게 새로운 버전이라도 전작과 큰 디자인 변화는 없다. 굳이 찾는다면 하우징의 브랜드 네임 위치나 모델명 정도가 변화점이다. 사실 기존 GW100이 프리스티지 시리즈 느낌으로 워낙 잘 나왔기 때문에, 굳이 변경이 없더라도 디자인적으로 꽤 예쁜 제품이긴 하다. 특히 굵직한 특유의 일체형 케이블이 사라진 모습은 확실히 인상적이다.

디자인은 거의 변함이 없더라도, 보이지 않는 내부적으로 본다면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제품이다. x 버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4세대 유닛으로 교체되었기 때문인데, 이번 유선 헤드폰 라인업의 x 버전이 호평 받는 이유도 사실 여기에 있다. 44mm 사양의 유닛인데, 마그네틱 회로, 보이스 코일, 그리고 다이어프램까지 리뉴얼된 것이 핵심. 거기에 맞춰 사운드 튜닝도 좀더 밸런스 위주의 대중적인 쪽으로 맞추었는데, 그라도의 특유의 색깔은 살리면서 또 자극적인 부분은 유려하게 변화시켜 실제 유저들의 평가도 굉장히 좋은 편이다.

스펙적인 부분을 전작과 비교해 보면 블루투스는 기존 5.0에서 5.2 버전으로 상승했고, 충전 포트가 드디어 USB 마이크로 B 단자에서 일반적인 C 단자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사실 마이크로 B 단자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 그라도치고는 제법 빠르게 변화된 셈이다. 배터리 시간은 기존 40시간이었는데, 신작은 대략 46시간으로 구동 타임을 좀더 보강했다.

실제 들어보기 전에는 그라도와 무선, 막연히 잘 매치되지 않았는데, 실제 들어보면 어려울 수 있었던 난제를 멋지게 풀어낸 모습이다. 우선 오픈형 블루투스 헤드폰이라는 태생적인 약점을 체크해봐야 한다. 블루투스 제품이라면 밖에서 자주 들을 것이고, 소리가 외부로 새는 오픈형 구조는 자칫 난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라도는 그냥 원래 구조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았다. 외부로 소리가 나가는 것을 최대 60%까지 감소시키는 새로운 설계와 구조를 도입한 것. 실제 들어보면 기존 그라도 제품보다 확실히 외부로 넘어가는 소리가 확연히 줄어든 모습인데, 오픈형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밖에서도 어느 정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은 꽤 주목할 만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WS 쿠션이 적용되었는데, S 쿠션처럼 특유의 말캉거리는 느낌으로 착용감도 제법 좋은 편. 헤드폰 무게 역시 굉장히 가볍게 느껴지는데, 덕분에 오래 사용하고 있어도 큰 부담감이 없다.

사운드는 역시 굉장히 특색 있다. 기존 그라도의 자극적인 맛 쪽이 아니라, 좀더 대역 밸런스에 맞춘 올라운드 성향의 제품이다. 이것이 뭐가 특색인가 할 수 있는데, 무려 오픈형 무선 헤드폰 레이아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껏 무선 헤드폰에서 느끼지 못한 그 특유의 개방감은 그야말로 속 시원하게 넓게 펼쳐진다. 오픈형 제품이니만큼 사람 많은 조용한 곳에서는 무리가 있지만, 볼륨을 타협하면 외부에서 활용하지 못하는 부분도 아니다. 사운드적 밸런스는 그라도의 헤드폰 중 가장 대중적이라 할 수 있는데, 오히려 GW100x로 처음 시작하고, 그라도의 상위 유선 제품으로 한 단계씩 높여가는 것도 그라도를 완전히 즐기는 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라도 특유의 러프함이나 날카로움은 유순해졌지만, 밸런스 좋은 범용적인 튜닝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또 베스트가 될 수 있는 제품이다. 물론 그라도의 색깔이 완전히 없다는 것은 아니다. 순간순간 번뜩이는 피치는 이쪽이 확실히 그라도 태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날 만큼 강렬하다. 순한 맛의 그라도, 진라면 순한 맛처럼 이쪽에 빠지면 또 이것만 찾게 된다. 


가격 54만2천원  
구성 오픈형   
블루투스 지원(Ver5.2)   
주파수 응답 20Hz-20kHz   
감도 99.8dB   
임피던스 38Ω   
구동 시간 대략 46시간   
배터리 용량 850m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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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1월호 - 6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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