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is Audio HA-2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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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ris Audio HA-2 SE+
  • 김문부 기자
  • 승인 2023.12.07 17:24
  • 2023년 12월호 (61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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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스 오디오의 히트작, 10주년 기념으로 재탄생되다

요즘 우드를 활용한 아름다운 진공관 앰프를 찾고자 하면 의외로 흔치 않다. 이제는 철제 인클로저에 좀더 현대적인 디자인의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한 번씩 출시되는 우드 인클로저의 진공관 앰프를 보면 괜히 더 마음이 끌린다. 이번에 소개할 브랜드가 그 감성을 멋지게 충족시켜주었는데, 우드·가죽 패널의 그 우아함부터, 고급기의 사운드 특성까지 멋지게 실현시키며, 세르비아 태생의 낯선 브랜드의 이름을 각인시켜 주었다. 바로 오랜만에 만나는 우드 패널의 진공관 브랜드, 어리스 오디오(Auris Audio)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리스 오디오의 라인업을 보면 제법 흥미롭다. 300B, KT88, 6550, 2A3 등의 전통 진공관 앰프들에 주력하면서도, 프리앰프나 턴테이블 쪽도 정말 잘 만들어낸다. 재미있게도 이어맨이라는 포터블 성향의 오디오 브랜드를 따로 운영하고 있는데, 요즘 이들 제품에 대한 입소문이 나날이 커져 가고 있다. 또 하나의 복병이라면 헤드폰 앰프 쪽인데, 여기도 요즘 들어서 꽤 관심이 높아졌다. 어리스 오디오 특유의 우드 패널이 강조된 제품들부터, 전원 분리형 모델들까지 꽤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대략 모델들을 살펴보면 Nirvana Ⅳ, HA-2 SE+, HA-2SF, Euterpe, Headonia 2A3 등인데, 디자인부터 기능까지 제법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제품들이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하이엔드 모델 Nirvana Ⅳ의 아이덴티티를 잘 물려받은 중급기 HA-2 SE+이다.

전면 패널을 보면 10주년 마크가 붙어 있다. 어리스 오디오의 10주년을 기념하여 완성한 프로젝트인데, Nirvana Ⅳ와 HA-2 SE+가 그 혜택을 받았다. 참고로 이전 HA-2 SE는 어리스 오디오 헤드폰 앰프 중 가장 잘 팔린 베스트 모델. 전작을 보면 같은 제품이 맞나 생각될 정도로 완전히 다른 모습인데, 특유의 우드 및 가죽 패널을 과감히 벗어던지며, 블랙 톤의 유려한 알루미늄 마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부분은 호 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새롭게 바뀐 진중하고 깔끔한 외관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럽다. 진공관은 그대로 외부에 드러나 있으며, 두툼한 평면 유리가 진공관의 전면을 보호해주고 있다. 덕분에 불빛은 약하지만, 4개의 PL95(EL95)와 하나의 ECC81을 눈으로 즐길 수 있다. 참고로 후면에는 PL95와 EL95의 선택을 위한 토글스위치가 있으니 진공관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Nirvana Ⅳ처럼 레벨 미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3개의 두툼한 은색 노브가 포인트를 준다. 좌측은 입력 설정을, 중앙은 볼륨단, 우측은 임피던스를 조절하는 노브이다. 임피던스는 50Ω, 150Ω, 300Ω, 600Ω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쪽도 Nirvana Ⅳ와는 차이가 있다. 드디어 6.3mm 헤드폰단 이외에 4핀 XLR이 장착되었다. 이는 이번 HA-2 SE+의 가장 멋진 변경점 중 하나인데, 고객들의 니즈가 드디어 통한 셈이다. 아날로그 입력 역시 RCA 2계통 이외에 XLR 1계통을 탑재했고, 프리앰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프리 아웃을 추가한 것도 새로운 포인트. 내부의 컴포넌트 역시 심혈을 기울였는데, 진공관은 선별되고 사전 테스트된 튜브들을 사용했으며, 트랜스포머는 더블 C 코어 구조로 엄격한 규정을 바탕하여 철저히 수공 제작 완성해낸 것들이다. 당연히 숙련된 장인의 솜씨가 철저히 반영된 제작이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시작부터 진공관 특유의 음색이 멋지게 반영된다. 윤기 나는 그 특유의 부드러움과 실크 같은 끝 음 처리는 정말 고급스럽고 자연스럽다. 특히 굉장히 깨끗하다는 것이 특이점인데, 잘 설계된 진공관 앰프가 얼마만큼 투명한지 그 속살까지 모두 내주는 황홀함을 보여준다. 진공관 앰프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가 중음의 매력인데, 질감 좋은 중음에 더하여, 한없이 깨끗하게 뻗는 고음을 기분 좋게 실현시킨다. 아마 여성 보컬을 좋아하는 성향이나 피아노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꽤 좋은 맞춤이 될 듯한데, 두툼하고 한 템포 느리게 반응하는 성향과는 완전히 다르다. 저음은 절대 과하게 접근하지 않으며, 대역 밸런스를 최우선으로 하여 적절히 반응한다. 저 임피던스 헤드폰과의 연결에서도 주체할 수 없이 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어리스 오디오가 세팅한 밸런스값에 멋지게 대응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볼륨을 한참 올려도 험 노이즈의 불쾌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으며,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깨끗함의 미학을 멋지게 선사한다. 음질 좋은 음원들과도 궁합이 잘 맞는데, 확실히 버전업된 제품이니 만큼 요즘 트렌드의 사운드 성향도 잘 반영한 듯하다. 어리스 오디오의 우드 제품들이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면, 이번 HA-2 SE+는 거기에 더불어 청각적인 아름다움까지 멋지게 보여주었다. 


가격 420만원   
사용 진공관 PL95(EL95)×4, ECC81×1   
최대 출력 1W   
아날로그 입력 RCA×2, XLR×1   
헤드폰 출력 6.3mm×1, XLR×1
프리 아웃 지원   
출력 임피던스 50, 150, 300, 600Ω   
크기(WHD) 31×19.5×36cm   
무게 9.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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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12월호 - 6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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