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ell KSA-i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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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ll KSA-i400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3.10.12 11:57
  • 2023년 10월호 (6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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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파워의 계보를 잇는 크렐의 신작 파워 앰프

수년 동안 부침을 겪은 하이엔드 앰프의 대명사 크렐(Krell)이 돌아왔다. 지난 2017년, 창업자 론디 다고스티노의 복귀와 함께 재건에 나선 크렐은 2018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올인원 인티앰프 K-300i로 부활의 시작을 알렸다. K-300i 성공에 이어, 곧바로 창립 40주년을 기념하여 2020년 발매를 목표로 새로운 하이엔드 플래그십 앰프를 기획했다.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공을 들인 크렐의 40주년 기념작은 채널당 출력 400W 사양의 스테레오 파워 앰프와 채널당 출력 800W의 모노블록 파워 앰프로 완성되었다. 리뷰 제품인 KSA-i400은 크렐 앰프의 역사이자 아이콘인 KSA 시리즈를 기리는 의미에서 KSA를 시리즈 분류명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채널당 출력 수치를 제품명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중간에 들어간 ‘i’는 크렐의 최신예 클래스A 앰프 회로 기술인 아이바이어스(iBias) 기술의 앰프를 의미한다.

KSA-i400은 현재 크렐의 기술을 책임지고 있는 CTO, 데이브 굿맨의 작품이다. 그의 이름은 다소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크렐의 KSA-300S/200S/100S 또는 FPB 시리즈 앰프들을 개발한 장본인이라면 ‘아! 그렇군요’하며 이해하게 될 것이다. 데이브 굿맨은 1987년 크렐에 입사하여 다니엘 다고스티노와 크렐의 주요 하이엔드 앰프와 플래그십 디지털 소스기기 등을 설계한 인물이다. 특히 KSA 시리즈와 FPB 시리즈 개발에서 탄생된 크렐의 앰프 바이어스 제어 기술인 서스테인드 플라토 바이어스(Sustained Plateau Bias)의 개발자로 이 기술의 특허권자이기도 하다. 그가 개발한 바이어스 제어 기술은 크렐의 전통이자 강점인 대출력 클래스A 앰프의 핵심 기술이다. 크렐이 격랑의 시기를 겪는 동안, 여러 엔지니어들이 회사를 떠난 것과 달리 그는 크렐에 남아 묵묵히 기술을 책임져 왔다. 특히 2014년에 개발한 아이바이어스 기술은 프리앰프 출력에 맞춰 파워 앰프 바이어스를 조정하는 서스테인드 플라토 바이어스와 달리, 파워 앰프 출력단과 스피커 단자 사이에 흐르는 전류량에 따라 자동으로 파워 앰프의 바이어스를 제어한다. 실제 소모 전류량, 출력에 맞춰 트랜지스터 동작 상태를 제어하므로, 클래스A 증폭을 하면서도 실제 증폭량 만큼 전류를 소모시켜 대출력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아낸 스마트한 앰프 제어 기술이다.

신작 KSA-i400은 아이바이어스 기반의 파워 앰프인데, 기존 솔로, 듀오 같은 모델들의 아이바이어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1세대 아이바이어스가 아닌 3세대의 새 기술로 완성된 KSA-i400은 오리지널 아이바이어스 모델들과 달리 앰프의 출력 임피던스를 저감시키는 기술이 더해져 훨씬 높은 댐핑 특성과 극대화된 다이내믹스를 만드는 XD 기술이 추가되었다. 뿐만 아니라, 풀-밸런스드 구성의 대출력 파워 앰프인 KSA-i400은 채널당 16개의 출력 트랜지스터와 8개의 드라이버가 대칭형 밸런스드 회로로 설계되어 + 회로와 - 회로의 완벽한 균형이 필요하다. 이런 + 회로와 - 회로의 완벽한 대칭 동작이 이루어지도록 개발된 회로가 KSA-i400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심맥스(Sym-Max, Symmetry Maximization) 기술이다. +·- 두 회로가 완벽한 대칭으로 이상적인 밸런스드 증폭을 갖도록 만든 것인데, 밸런스드 회로가 완벽한 대층 동작이 가능해지면 2차 하모닉 왜곡이 제거되어 훨씬 더 넓고 깊고 투명한 무대는 물론이고, 아주 세밀한 디테일 재현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3세대 아이바이어스에 의한 KSA-i400은 클래스A 증폭임에도 채널당 8Ω 400W, 4Ω 800W, 2Ω 1,600W 출력을 제공하며 최대 전류 피크가 무려 62A에 달한다. 이를 위해 전원부도 5,400VA 사양의 노라텔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와 채널당 188,000㎌의 대용량 전원 커패시터가 투입되었다.

테스트에는 락포트 테크놀로지스의 오리온 스피커를 사용하고, 프리앰프는 소울노트의 P-3, 소스기기는 소울노트의 Z-3·D-3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사용했다. 사운드는 처음 듣는 순간 크렐임을 직감하게 해준다. 탄탄함이 넘치는 저음은 크렐의 전매특허 그 자체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르’에서 터져나오는 그란카사의 저음은 대단히 깊고 엄청난 저역 에너지가 담겨 있는데, 오리온을 마치 손 안에 쥐고 흔드는 느낌이다. 초 저역까지의 깊이감이 대단하고 임팩트 있는 타격감의 힘은 도끼로 내리찍는 듯한 크렐의 에너제틱 사운드 그 자체다. 힘만 대단한 것이 아니라, 무대의 크기와 심도, 깊이감 또한 상당하다. 제작자가 밝혔듯 새로운 심맥스 기술 덕분인지 스테이징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전후 깊이감의 심도는 매우 깊고 입체적인 공간감을 그려낸다. 특히 대편성 교향악 같은 녹음을 들으면 관악과 현악 사이의 거리, 레이어링이 다채롭게 그려진다. 중역의 밀도감도 상당한데, 소프라노나 재즈 보컬 같은 녹음들에서는 매우 진한 음색으로 농밀한 사운드를 화려하게 그려낸다. 흥미로운 점은 해상력이나 디테일이 높음에도 고역에 밝기나 공격적인 느낌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무게 중심이 낮은 적당한 음영감이 살짝 더해져 가볍거나 고역으로 치우친 고역 강성 기조의 앰프들과는 격이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크렐이 10여 년 만에 내놓은 몬스터 파워의 계보를 잇는 40주년 기념작, KSA-i400은 크렐이 자랑하는 괴력의 클래스A 능력을 현대 하이엔드의 모습으로 멋지게 되살려 놓은 역작이다. 하이엔드 앰프 황제의 귀환을 알리는 역대급 파워 앰프의 탄생이다.


가격 6,100만원   
실효 출력 400W(8Ω), 800W(4Ω)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20Hz-20kHz(+0.1, -0.07dB)   
게인 26.4dB   
댐핑 팩터 800 이상   
S/N비 117dB 이상   
THD 0.015%(1kHz) 이하  
입력 감도 2.8V
입력 임피던스 17㏀(RCA), 34㏀(XLR)   
출력 임피던스 0.01Ω 이하   
크기(WHD) 43.8×23.9×61cm   
무게 7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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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10월호 - 6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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