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러스의 가장 완성도 높은 인티앰프를 만나다
그야말로 대단한 열풍이었다. 당시 소리 좋은 오디오는 대형 제품이라는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인식을 완벽히 타파하고, 하프 사이즈의 작은 제품도 이 정도 사운드 퀄러티를 담아낼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주었다. 반신반의하고 얕잡아보던 오디오파일들도 이들의 제품을 듣고는 바로 지갑을 열었을 정도. 그 특유의 모양새와 여러 세트를 갖추었을 때의 그 묘한 쾌감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크기는 사운드’라는 공식을 완벽히 깨부수고, 본격적인 콤팩트 디자인 시대를 연 영국의 대표 하이파이 브랜드, 바로 사이러스(Cyrus)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이러스는 최근 XR 시리즈를 대거 선보이면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보여주고 있는데, i7-XR, i9-XR, Stream-XR, CDi-XR, CDt-XR, PSU-XR, Pre-XR 등 새로운 주력 라인업으로 한층 더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사이러스의 최상위 인티앰프로 크게 부각되고 있는 i9-XR이다.
디자인은 역시 사이러스.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만, 그 디자인 그대로 그 매력적인 콤팩트함을 중심으로 한다. 가로 21.5cm로 규격화되어 있어서 세트로 함께 놓여 있을 때 더욱 멋진 감각을 선사하는데, 패밀리룩의 정석을 보여주는 그 통일된 감각은 정말 매력 있다.
One 시리즈를 내놓으며 새로운 클래스D 설계를 보여주었는데, XR 시리즈는 전통적인 클래스AB 설계가 중심에 있다. i9-XR 역시 클래스AB로 6Ω 기준 91W 출력을 내는 구성. 참고로 하위 모델 i7-XR이 52W(6Ω)이니 제법 큰 차이가 난다. 미니멀한 제품이지만, 가시성 좋은 디스플레이도 장착되어 있고, 특유의 직관적인 버튼부도 정렬되어 마련되어 있다. 후면을 보면 정말 빈틈없을 정도로 빼곡한데, 무선 사양 정도만 빠져 있고, 활용성 높은 대부분의 단자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날로그 입력은 RCA 4개, 그리고 수준 높은 MM 포노 앰프가 장착되어 있다. 디지털 입력은 옵티컬, 코액셜이 각각 2개, 그리고 USB B 단자까지 포함되어 있다. 참고로 이번 i9-XR의 DAC 쪽은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ESS ES9038Q2M 활용한 QXR DAC가 핵심. 아날로그 프리 아웃과 헤드폰 앰프까지 탑재했는데, 헤드폰 앰프 쪽도 평가가 좋으니 적극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사이러스답게 전원부를 대폭 보강할 수 있는 PSU-XR 포트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쪽은 나름 세트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정석 조합으로 많이 활용된다.
실제 사운드는 그 시절 가장 찬란했던 사이러스 음색에 한층 더 강화된 해상력과 섬세함을 더한 느낌이다. 정말 고급스러운 부드러움과 안정적인 밸런스를 들려주는데, 여기에 맑음과 깨끗함의 그 아름다움이 더해지니 음악적으로도 굉장히 매력 있다. 구동력도 전혀 약하지 않는데, 크기 대비 믿을 수 없는 저음 스테이지와 입체감을 폭발적으로 만들어낸다. 옛 향수의 희미하고 불분명한 사운드가 아니라, 정말 또렷하고 정위감 좋은 현대적 이미지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사이러스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장 멋진 제품이다.
가격 690만원 실효 출력 91W(6Ω)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2, USB B×1 아날로그 입력 RCA×4, Phono(MM)×1 프리 아웃 지원 픽스드 아웃 지원 PSU-XR 포트 지원 주파수 응답 0.1Hz-100kHz(-3dB) S/N비 105dB THD+N 0.002% 이하 헤드폰 출력 지원(138mW/16Ω) 크기(WHD) 21.5×7.5×36cm 무게 6.5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