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역사에는 불후의 명기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명 제품들이 있다. 여기 매칭한 2기종도 그러한 호칭에 속하는 대표 제품들이다.
해외 오디오쇼나 매거진에서 절찬을 받고 있는 영국의 파인 오디오는 영국 스피커의 대명사였던 탄노이의 유산을 물려받은 업체이다. 실제로 그곳에서 젊음을 바쳤던 엔지니어들이 모여 회사를 세웠으며, 정통 탄노이에 머물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는 현대판 탄노이를 부활시키자고 다짐하며 이 제작사를 출범시켰다. 그들의 여러 스피커 중 시청기는 빈티지 클래식 시리즈의 가장 소형기. 파인 오디오의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인 빈티지 클래식은 고전적인 스피커 미학이 느껴지는 외관의 아름다움과 첨단 음향 공학으로 만든 사운드가 융합되어 있다.
파인 오디오에 내재된 탄노이의 유산은 빈티지 클래식 Ⅷ SM에 사용된 드라이버를 보면 알 수 있다. 바로 탄노이의 핵심이나 다름없는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가 파인 오디오의 아이소플레어(IsoFlare) 드라이버로 이어진 것인데, 두 드라이버 모두 미드·우퍼 드라이버와 고음용 트위터가 동일한 축에서 소리를 내는 동축형(포인트 소스) 드라이버인 것. 이 동축 드라이버들은 일정한 지향성을 통해 공간의 단일 지점에서 방사되는 것처럼 사운드가 생성되며, 뛰어난 시간 정렬을 제공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오디오 주파수 스펙트럼과 스테레오 이미징이 동급 최고 수준이다. 물론 종래의 유닛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파인 오디오의 기술력으로 상당한 개선이 이뤄졌고, 이름도 아이소플레어라고 자신들의 명칭을 넣었다. 시청기에 사용된 아이소플레어는 8인치 크기의 유닛으로, 200mm 멀티 파이버 미드·우퍼 콘 중앙에 25mm 마그네슘 돔 컴프레션 트위터가 배치되어 있고, 이 포인트 소스 드라이버 하나로 소리를 재생한다.
아이소플레어 외에도 이 스피커에는 동사만의 기술력이 투입되어 있다. 먼저 베이스트랙스 트랙트릭스(BassTrax Tractrix) 디퓨저를 소개하면, 보이지 않지만 이 스피커 아래쪽으로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가 있고 그 아래에 이 디퓨저가 부착되어 있다. 이 디퓨저가 360°로 저역을 분산시키며 캐비닛의 4면 모두에 있는 통풍구를 통해 수평으로 골고루 퍼지게 한다. 그래서 스피커를 어디에 놓아두더라도 상관없다. 또 하나 특장점은 스피커 전면에 ±3dB로 트위터 레벨을 설정할 수 있는 에너지 컨트롤 노브와 전체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2.5-5kHz 영역을 미세 조절할 수 있는 프레즌스 컨트롤 노브가 있어 취향에 맞게 음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네트워크에는 저손실 적층 코어 인덕터, 고전력 정밀 저항, 오디오파일용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 크리스털 OFC 은도금 선재와 같은 고품질의 부품을 사용했으며, 극저온 처리를 거쳤다.
이 스피커와 매칭한 쿼드 인티앰프 역시 명기 쿼드 Ⅱ의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아 조금씩 갈고 닦은,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한다면 현대식 한옥이나 다름없다. 쿼드는 미국 앰프의 호쾌함과 달리 검소함, 조용함을 자랑하며 자연스러운 영국 사운드의 귀감이 되었고, 브리티시 사운드라는 명칭이 이때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들의 유산인 오리지널 쿼드 Ⅱ는 오랜 세월이 흘러 근래에 과거의 명기의 재현이라는 콘셉트로 QⅡ 라인업을 통해 리바이벌을 시도했고, 오리지널과 같은 회로 구성을 채택한 KT66 사용의 QⅡ-Classic, KT88 출력관을 사용한 40W 출력의 QⅡ-Forty, 80W 출력의 QⅡ-Eighty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인티앰프로도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추억의 명기 후예답게 오리지널 쿼드 Ⅱ의 회로를 기반으로 제작되었고 쿼드 Ⅱ와 동일하게 KT66을 사용한다. 이 QⅡ 클래식 인티그레이티드는 국제적으로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등 쿼드의 명성을 지키는 장손 역할을 하고 있는 기종으로 유명하다.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쿼드의 대표 모델로 군림하고 있는 QⅡ 클래식 인티그레이티드는 유명한 진공관 앰프 설계자인 팀 드 파라비치니가 제작에 참여했으며, 클래스A 25W(8Ω) 출력을 내며, 출력 트랜스포머 1차 권선이 5극 출력관인 KT66의 캐소드에 연결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출력관 교체가 보다 간단한 자동 바이어스이며, 진공관 정류가 아닌 실리콘 정류로 되어 있다. 그리고 MM, MC 모두 대응하는 고성능 포노단이 포함되어 있는데, 요즘 인티앰프 제품이 MC에 대응하는 경우가 보기 힘든 시절이어서 더욱 매력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영국의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두 기기의 매칭을 살펴보자. 우선 파인 오디오의 빈티지 클래식 Ⅷ SM 스피커는 사용 앰프에 따라 적절하게 매칭시킬 수 있는 특성이 있고, 쿼드의 QⅡ 클래식 인티그레이티드는 그동안 몇 차례 테스트해 봤지만 대형기가 아니라면 특이하게 스피커를 가리지 않는다. 그 결과, 피아노에서 진공관 특유의 영롱함이 피어오르고, 파인 오디오의 특유의 사실적인 색채감도 피어오른다. 파인 오디오를 여러 번 들어 보았지만, 일반적인 TR에서도 좋은 느낌을 받았고, 쿼드 같은 진공관에서도 역시 최적의 실력을 발휘한다. 파인 오디오와 쿼드의 사운드적인 아름다움으로 묘하게 공통점이 있는데, 그 기분 좋은 울림을 멋지게 실현시키는 조합이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파인 오디오와 더 대출력의 제품과도 매칭하고 싶은데, 이쪽은 또 어떤 세계가 펼쳐질지 사뭇 궁금하다.
Fyne Audio Vintage Classic Ⅷ SM
가격 480만원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IsoFlare(20cm·2.5cm) 재생주파수대역 34Hz-34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8kHz 출력음압레벨 91dB/2.83V/m 임피던스 8Ω 권장앰프출력 30-180W 파워핸들링 90W 크기(WHD) 33×54×29.4cm 무게 16.1kg
Quad QⅡ Classic Integrated
가격 650만원 사용 진공관 KT66×4, 12AX7×4, 6922EH×2 실효 출력 25W(8Ω)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1 테이프 입·출력 지원 주파수 응답 20Hz-20kHz(+0dB/-1dB) 입력 감도 275mV, 2mV(MM), 200㎶(MC) THD 0.06% 험 & 노이즈 -98dB 이상 크로스토크 75dB 이상 전압 게인 34dB 크기(WHD) 31×20×38c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