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진공관 앰프라는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리는 제품을 만들어 우리에게 이름을 알린 세르비아의 오디오 제조업체 어리스 오디오에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자회사인 이어맨이다. 2019년에 시작된 이어맨은 현재 세르비아에 있는 공장에서 제품을 제조하고 있고 회사 자체는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 등록되어 있으며, 어리스 오디오와는 다르게 PC 파이와 헤드 파이에 특화된 자그마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는데, 제품 종류도 많은 편이고 거치형, 포터블 제품 모두 있다. 그리고 이제는 제품 장르(?)도 점점 넓혀 네트워크 뮤직 스트리머도 만들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이어맨 제품은 트라두토(Tradutto)라는 자그마한 D/A 컨버터다. 첫 인상은 작아도 무척 탄탄하고 깔끔한 외모로 고급스럽게 만들어졌고 마감도 무척 좋아 책상 위에서나 오디오 랙 위에서나 모두 잘 어울릴 것 같아 만족. 그리고 알루미늄 블록을 가공해 만든 섀시는 무척 단단하게 보이며, 전면의 디스플레이는 자그마하지만 정보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제품명 Tradutto는 번역가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역하는 것이 D/A 컨버터라는 의미로 붙인 것 같다.
이 D/A 컨버터의 특징을 살펴보면, ESS 사의 ES9038Q2M DAC를 사용하며, 디지털 입력으로 옵티컬, 코액셜, USB B 입력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과 연결할 수 있다. 그리고 USB B 입력으로 최대 PCM 32비트/768kHz, DSD 512(DoP 256)까지 지원하며, MQA 풀 디코딩도 지원한다. 또한 AAC, aptX, aptX LL, aptX HD 코덱을 지원하는 퀄컴 사의 QCC5124를 채용한 블루투스 5.1 입력도 갖추고 있어 스마트폰으로 페어링해 간편하게 스트리밍 재생도 할 수 있다. 아날로그 회로는 풀 밸런스 회로로 되어 있으며, 출력은 RCA 출력과 4.4mm 밸런스 출력이 있고 모두 프리앰프 기능이나 헤드폰 앰프 기능 없이 고정 출력만 가능하다. 전원은 DC 12V 어댑터로 공급받는다. 자그마한 리모컨을 제공하는데, 이 제품이 책상 위뿐만 아니라 오디오 랙에서 다른 하이파이 기기들과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것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트라두토는 고음질 재생을 위해 XMOS 16코어 칩 XU216을 사용했고, 깨끗하고 낮은 저항의 접점, 완벽하게 평평한 표면의 금도금 PCB로 제작되었고, 위마 커패시터, MELF 저잡음 저항, TI 사의 SoundPlus OPA1642 OP 앰프 등 고품질 부품을 사용했다. 그리고 클록을 신중하게 조정해 지터를 최소화시켰으며, Wi-Fi, 셀룰러, 블루투스 신호의 간섭을 줄였다. 최적화된 회로 설계로 전류 소모를 최소화했고 고급 전력 필터링을 통합했으며, 디지털과 아날로그 부분의 전원을 분리해 공급한다.
우선 이 자그마한 D/A 컨버터를 사무실에서 음악 듣고 있던 액티브 스피커에 연결해 보았다. PC와 USB 케이블로 연결해 타이달의 마스터 음원 위주로 들어 보았는데, 몇 곡 듣지 않았는데도 기존에 사용했던 D/A 컨버터를 금세 초라하게 만드는 실력에 꽤 놀랐다. 이전 D/A 컨버터가 이렇게 소란스러웠나 싶을 정도로 무대가 정돈되었고, 무대의 크기나 저역, 고역이 좀더 나아지는 모습에 반해 버렸다. 특히 사용하고 있던 D/A 컨버터와 다르게 MQA 풀 디코딩을 지원하고 있어서 타이달 마스터 음원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좋은 기분은 본격적인 하이파이 시스템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는데, 자그마한 크기와는 다르게 더 넓은 무대에서 더 광대역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모습에 시청 내내 놀라 버렸다. 작지만 더 넓은 무대에서도 당차게 자신을 표현하는 D/A 컨버터를 발견했다.
가격 148만원
DAC ES9038Q2M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1, USB B×1
지원 PCM 32비트/768kHz, DSD 512, MQA
아날로그 출력 RCA×1, Balanced(4.4mm)×1
블루투스 지원(Ver5.1, aptX HD·LL)
크기(WHD) 15×3×15cm
무게 550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