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가 언급할 수준의 음반이 아니다. 그냥 ‘어니언스의 편지 LP가 나왔어요’ 라는 말이면 바로 리뷰가 필요 없는 그런 음반이다. 워낙에 유명한 음반이고 유명한 노래 아닌가? 당시 내가 포크를 들을 나이는 아직 아니었지만 그 열기가 내가 어린이에서 사춘기를 지날 때까지 이 노래의 인기가 이어졌으니 말이다. 지금 들으면 너무 구식이지만 당시 ‘편지’의 인기는 펜팔 붐이 일 정도로 대단했다. 이수영의 미성과 임창제의 독특한 가창력이 청년층뿐만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최고의 포크송은 아닐지라도 가장 폭넓게 히트한 포크송이며 대중에게 퍼지게 한 메가 히트곡이다. 이 음반에서 피아노와 편곡을 맡은 안건마 역시 어니언스를 시작으로 많은 대중가요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어니언스는 2년 정도 활동 이후 대마초 파동에 휩쓸리며 이어 이수영이 은퇴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체되고, 임창제 홀로 활동했지만 이전 같은 임팩트는 없었다. 다른 곡들도 너무도 좋았지만 ‘편지’가 워낙 큰 히트곡이어서 그런지 그만한 인기 있는 곡은 없었던 것 같다. 재발매 전에도 어니언스 음반이 희귀 음반으로 고가에 거래되지는 않았었다. 조금 연세 있는 분들의 LP장에는 한 장씩 꽂혀 있는 음반이니까. 대신 상태는 특히 편지가 수록된 부분은 너덜너덜했던 것 같다. 이 음반 수요만큼 공급도 많아 그런지 최근 재발매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깔끔한 상태로 들을 수 있는 기회이고 500장 한정 발매이므로 서두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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