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us Faber Guarneri 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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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us Faber Guarneri G5
  • 장현태
  • 승인 2023.05.10 16:43
  • 2023년 05월호 (61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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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너스 파베르의 과거와 현재를 상징하는 북셀프의 명작

소너스 파베르는 스피커를 마치 현악기를 제작하듯 장인 정신을 담아 제작하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이탈리아의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운치가 느껴지며, 음악과 현악기의 나라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매력을 잘 담아낸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지금은 매킨토시 그룹에 속해 글로벌 스피커 브랜드로 더욱 성장하고 있다.

동사의 오마주 시리즈는 16~18세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바이올린 장인 안드레아 아마티, 산토 세라피노, 주세페 과르네리를 기념하기 위한 시리즈라 더욱 유명하다. 그중 주세페 과르네리가 만든 악기들은 과르네리 델 제수라고 불리며, 최고의 바이올린으로 통하는데, 오마주 시리즈의 과르네리의 경우도 북셀프형 스피커의 명기로 불리며 시대가 지나도 변함없이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과르네리 스피커는 1993년에 공개된 오마주 시리즈 최초의 스피커였고, 30년이 지난 지금 5세대 G5 버전으로 발전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과르네리 G5의 진면목을 정리해 보겠다.

첫 번째, 디자인이다. 1세대에서 G5까지 디자인을 살펴보면, 세월의 변화에도 유행을 타지 않는 과르네리 스피커만의 연속성 있는 디자인 콘셉트가 장점이다. 상단에서 보면 현악기인 류트의 곡선을 적용했고, 전용 스탠드와 현악기 스트링을 형상화한 그릴이 돋보인다. 그리고 사운드 회절 현상 제거를 위해 기존 디자인에서 모든 모서리 부위를 라운드 처리해 더욱 우아하게 마무리되었다.

두 번째, 드라이버들을 살펴보겠다. 사운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150mm 사이즈 미드·우퍼는 새로운 G5 전용 미드·우퍼로 재탄생되었다. 네오디뮴 링 마그넷을 사용하고 더욱 큰 보이스 코일과 새로운 소재로 만들어진 스파이더가 적용되었다. 그 결과 더욱 빠른 반응과 저역 에너지 상승을 가져왔다. 명료도를 해칠 수 있는 공명도 15Hz 줄였다. 그리고 고역용 트위터는 기존과 동일한 28mm 사이즈 D.A.D. 방식 트위터를 장착했다. 실크 돔 타입이며, 돔 앞쪽에는 송곳과 같은 돌기를 추가해 고역 재생에서의 위상 문제를 개선해 명료도를 유지하고 있다.

세 번째로 북셀프형 스피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연인 스탠드다. 이 스피커는 전용 스탠드를 통해 공명과 진동을 억제해 더욱 명확하게 중·저역을 표현하고 있다. 하이퍼카 브랜드인 파가니 사의 협력과 그간 스피커 제작을 통해 얻은 기술력으로 탄소 섬유 스탠드를 제작했는데, 가볍지만 강도와 밀도가 높은 장점을 가졌다. 내부는 충진재로 채워졌고, 상판은 가죽 마감으로 처리해 스피커 본체와 일체감을 강조했다. 하판은 강판으로 견고하게 고정되었으며, 사일런트 스파이크라는 전용 스파이크를 통해 스피커의 진동을 잡았다.

마지막으로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스피커 마감이다. 캐비닛은 목공, 금속, 가죽 공예 세 가지 기술의 결합체이다. 캐비닛 틀은 9겹의 천연 나무를 결합해 곡면 스팀 가공 후 수차례의 바니시와 샌딩을 통해 현악기와 같은 아름다운 외관으로 완성시켰다. 상·하부는 CNC를 통해 두랄루민을 정교하게 가공했고, 전면 배플부는 가죽으로 마감해 이탈리아 가죽 공예 기술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스피커 후면부에 장착된 스텔스 울트라플렉스를 빼놓을 수 없는데, 후면에서 디자인적 요소와 함께 트위터에서 나오는 열을 분산하는 효과와 더불어 덕트에서 빠져나오는 캐비닛 내부 공기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제어해 왜곡을 줄여 주고 있다.

보컬 곡으로 찰리 푸스가 부른 ‘River’를 선곡해 보았다. 우선 보컬의 명확한 가사 전달력이 돋보였고, 스피커 사이즈는 작지만 스테이지는 제법 넓었다. 코러스와 어우러지는 푸스의 보컬은 중심을 잃지 않았고, 중역대 표현력은 뭉치지 않고 정확한 밸런스를 들려주었다. 손가락 스냅 소리의 지속적인 리듬도 자연스럽게 표현되었으며, 푸스 목소리에 집중력을 높였다. 반복적인 곡의 매혹적인 멜로디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다.

실내악 곡은 타르티니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살바토레 아카르도의 바이올린과 라우라 만치니의 피아노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1742년산 과르네리 델 제수 바이올린으로 녹음한 음원인 만큼 과르네리 바이올린의 진수를 과르네리 스피커를 통해 만끽할 수 있었다. 바이올린 고유의 음색과 톤을 제대로 만날 수 있었는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과 활의 움직임은 화려함보다는 중후한 사운드 골격을 갖추었다. 과르네리 악기 특유의 거친 고역도 과장 없이 전달하는 솔직함이 엿보이는 사운드였다.

재즈 곡으로 바흐 이탈리아 협주곡 중 1악장을 자크 루시에 트리오의 재즈 편곡 버전으로 선곡해 보았다. 드럼은 적당한 사이즈를 유지하고 심벌의 잔향은 짧고 깔끔하다. 베이스는 뒤쪽 깊은 공간으로 한 발짝 물러서 뒤 공간을 책임지며, 제법 깊이가 있었고, 과하지 않는 현실적인 저역이 재생되었다. 피아노의 투명함과 건반 터치의 에너지가 잘 표현된 중역대의 반응은 빠른 편이고, 재즈 트리오만의 작은 무대가 스피커 사이즈를 벗어나지 않고 아담한 소무대로 만들어 주었다.

대편성 곡으로 베토벤 교향곡 7번 4악장을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의 지휘와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역동적이고 빠른 전개의 4악장인 만큼 소형 스피커에서는 사치처럼 느껴지는 악장이기도 하다. 이 곡에서 과르네리 G5는 소너스 파베르의 전통적인 사운드 스타일에 중·고역의 역동성을 더욱 부가시킨 사운드의 조화를 만날 수 있었다. 150mm 사이즈의 미드·우퍼이지만 팀파니와 관악기의 울림을 캐비닛 뒤쪽 공간에서 제법 깊이 있는 울림으로 만들었다. 흔한 북셀프형 스피커로 쉽게 듣지 못하는 과르네리 G5만의 매력이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면, 작지만 스테이지는 제법 넓었고, 기대 이상의 화려함과 중후한 사운드도 갖추었다. 그리고 기존 과르네리보다 빠른 반응과 견고한 중·저역 재생 능력을 통해 소너스 파베르의 새로운 정갈한 스타일의 분해력을 만날 수 있었다. 저역은 전용 스탠드를 통해 스피커 뒤쪽에서 생각보다 깊이 있는 베이스의 표현력을 만날 수 있었다. 청취는 필자의 리스닝 룸에서 다양한 앰프들과 매칭해 보았는데, 86dB의 SPL이 말해 주듯이 손쉽게 울릴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며, 제대로 사운드를 만들고 싶다면 여유 있는 출력의 앰프 매칭을 권하고 싶다.

과르네리 G5는 무엇보다 과거와 현재의 과르네리가 모두 포함된 연속성을 지닌 스피커라고 할 수 있으며, 시각적인 즐거움과 듣는 청각의 즐거움을 동시에 만끽하게 만들어 주는 매력적인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과르네리는 소너스 파베르를 대표하는 북셀프형 모델로, 시대가 지나도 변함없이 존재감을 보여 주고 있다. 


가격 2,700만원(스탠드 포함)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Stealth Ultraflex)
사용유닛 우퍼 15cm, 트위터 2.8cm DAD 애로우 포인트   
재생주파수대역 40Hz-3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200Hz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임피던스 4Ω   
권장앰프출력 30-125W   
크기(WHD) 23.9×37.7×37.5cm, 30×75.8×39cm(스탠드)
무게 14.6kg, 13kg(스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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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5월호 - 6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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