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antz PM-10 · SA-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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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antz PM-10 · SA-10
  • 김남
  • 승인 2023.05.10 16:16
  • 2023년 05월호 (61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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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란츠라는 이름에 걸맞은 매력적인 오디오 시스템

오디오의 역사를 얘기할 때 마란츠의 위상은 한 집안의 어른을 추억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만큼 앰프의 역사에서 마란츠의 역할은 크다. 세월이 지나 일본으로 인수되어 옛 복고 제품을 부활시키기도 하고 여러 가지 옛 영광을 되찾는 시험을 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마란츠는 최종 방향을 진공관이 아닌 반도체 앰프로 잡고 여러 가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제품들이 대부분 중·저가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데 비해 어느 정도 수준 이상 제품으로, 당연히 가격도 좀 높은 기종을 주력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PM-10 인티앰프는 SA-10 SACD 플레이어와 함께 마란츠의 레퍼런스 라인인데, 고해상도에 명징하고 밀도 짙은 음이 특히 인상적인 기종이다. PM-10은 우아한 로즈 골드 컬러의 섀시 안에 고품질의 프리앰프와 모노블록 파워 앰프 한 쌍이 들어 있으며, 입력부에서 최종 출력부까지 완벽한 풀 밸런스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프리앰프부와 파워 앰프부, 제어 프로세서 모두에 독립 전원 공급 장치를 투입했으며, 보기 쉽지 않은 이중 구리 도금 구조의 섀시, 5mm 두께의 알루미늄 상단 덮개, 두툼한 알루미늄 전면 패널 등 외부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 인티앰프의 8Ω에 200W, 4Ω에서는 400W의 대출력을 내는 파워 앰프부는 하이펙스 NCore 스위칭 앰프 모듈을 채널당 2개씩 사용하고 있는 브리지 모드로 되어 있다. 기존의 앰프에서는 보통 채널당 하나의 출력 스테이지로 구동하지만, 브리지 앰프는 채널당 2개의 개별 앰프 스테이지를 별도로 사용하는데, 한 앰프는 스피커 콘과 돔을 밀고 다른 앰프는 뒤로 당기는 색다른 방식으로 스피커를 구동한다. 그래서 스피커 구동력이 뛰어나고 스피커를 더 잘 제어해 어떤 스피커도 무난히 구동할 수 있다. 그리고 스위칭 파워 앰프를 사용하고 있어 과다한 전력 소모 없이 높은 출력을 쉽게 낼 수 있다.

프리앰프부에는 마란츠만의 특허 기술인 HDAM(Hyper Dynamic Amplifier Module)의 최신 버전 HDAM SA3이 투입되어 있다. HDAM는 마란츠에서 IC 컴포넌트의 오디오 품질에 만족하지 못해 독자적으로 디스크리트 방식을 통해 미니어처 앰프 모듈 형태로 만든 것. 그리고 소리의 핵을 이루는 볼륨부에는 마이크로 아날로그 시스템스의 MAS6116 스테레오 볼륨 IC와 HDAM-SA3을 결합했고, 0~-100dB의 범위를 ±0.5dB 단위로 조절한다. 또한 LP 애호가를 위해 NF형 및 CR형 포노 이퀄라이저의 장점을 모두 담은 뛰어난 성능의 포노 앰프를 차폐 케이스에 담아 이 앰프에 내장시켰는데, MM·MC 타입 모두를 지원한다.

함께 시청한 SA-10은 요즈음처럼 수준급 CD 플레이어 출시가 뜸해진 시절에 무척 반가운 제품으로, 일반 CD 플레이어가 아닌 SACD 플레이어인데, 내부 부품과 설계 수준이 별도의 DAC가 필요 없을 정도로 정밀하고 기능과 성능이 안정적이다. 향후 10년의 기술력에 대응했다는 설명처럼 동사의 핵심적인 기술력과 투자가 이루어졌다.

우선 디지털 소스기기에서 가장 중요한 DAC부에 일반적인 범용 칩을 사용하지 않고, 독자 알고리듬이 적용된 디스크리트 DAC 회로를 적용하고 있다. 천만원대 이하의 제품에서는 보기 드문 파격적인 설계다. 이를 위해 과거 필립스의 비트스트림 DAC와 DSD 알고리듬의 주력 엔지니어였던 라이너 핑크(Rainer Finck)가 제작에 참여, 32비트 기반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샤크 DSP 칩을 통해 자체 알고리듬으로 완성시킨 MMM(Marantz Musical Mastering) 디스크리트 DAC를 선보였다.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SACD 플레이어를 단종시키는 시절인데, 마란츠는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SACD-M3 메커니즘을 개발해 탑재했는데, 이 메커니즘은 10mm 두께의 알루미늄 베이스를 적용해 고속 회전 시 발생되는 진동을 억제시키고 있으며, 알루미늄 트레이의 움직임까지도 고급스럽게 만들어 품위가 높다.

아날로그 최종 출력부에는 마란츠의 모든 제품에 들어간 뛰어난 성능의 디스크리트 앰프 모듈 HDAM 적용하고 있는데, 더욱 극대화시켜 이를 통해 풀 디스크리트 방식의 풀 밸런스 디퍼런셜 출력 회로로 완벽하게 구성했다.

전원부에도 웬만한 프리앰프 수준의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를 장착했는데, 누설 자속을 제어하기 위한 구리 도금 케이스는 전통 고급기에서나 볼 수 있는 방식이다. 그리고 구리 단자를 적용한 4,700㎌의 대용량 니치콘 콘덴서가 투입되어 있다. 또한 전원을 아날로그부와 디지털부를 명확하게 분리, 노이즈에 민감한 디지털부는 별도의 실드 방식의 아이솔레이터 구조를 적용해 미세한 노이즈 간섭을 차단하고 있다. 섀시 역시 PM-10처럼 완강하게 제작되었다.

마란츠의 레퍼런스 라인을 이루는 이 두 기종의 소리를 들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매끄럽고 생기가 솟아나기 시작한다. 여러 기종의 스피커를 매칭했는데, 어느 스피커에서나 섬세함·미려함이 공통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해상도가 뛰어나고 윤곽이 정확하다. 미려하고 아련한 보컬, 청초한 현 독주, 묵직한 피아노 타건, 거대하고 입체감과 해상력이 분명한 대편성 등 부족함 없이 음악을 들려주는 예상하지 못했던 훌륭한 고급기의 출현이다.

부품과 설계에서 일본 기술력은 최고이지만 밸런스의 조화에서 어딘가 약간의 부족함을 느낀 경우가 있었지만, 그 아쉬움을 단숨에 날려 버린 명쾌한 제품이다. PM-10 인티앰프는 브리지 모드 방식으로 파워 앰프 모듈을 채널당 2개씩 사용해 그야말로 어떠한 스피커도 확실히 제어하며, 맑고 명징한 소리를 들려준다. 그리고 SA-10 SACD 플레이어는 대역 및 채널 분리도가 뛰어나며 정보량이 많아 음악의 디테일을 낱낱이 들려준다. 위엄 있고 세련된 외관 또한 매력적. 멋지고 훌륭하다. 


PM-10
가격 600만원   실효 출력 200W(8Ω), 400W(4Ω)   아날로그 입력 RCA×4, XLR×2, Phono(MM·MC)×1   아날로그 출력 Recorder×1   파워 앰프 입력 지원   THD 0.005%   재생 주파수 응답 5Hz-50kHz(±3dB)   댐핑 팩터 500   S/N비 111dB, 88dB(MM), 76dB(MC)   크기(WHD) 44×16.8×45.3cm   무게 21.3kg

SA-10
가격 600만원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1, USB A×1, USB B×1   USB 입력 PCM 32비트/384kHz, DSD 2.8/5.6/11.2MHz   디지털 출력 Coaxial×1, Optical×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2Hz-60kHz(-3dB, SACD), 2Hz-20kHz(±1dB, CD)   S/N비 112dB(SACD), 104dB(CD)   다이내믹 레인지 109dB(SACD), 98dB(CD)   THD 0.0008%(SACD), 0.0015%(CD)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4×12.7×41.9cm   무게 18.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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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5월호 - 6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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