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텍에서 신기종 AVR이 등장했다. 그동안 워낙 관록의 기종들이 많았지만, 이번 뉴 웨스턴 AVR-5000은 콘센트 등의 부품을 고급화하고 필터 장치를 종래의 2중에서 3중으로 개선해 소리의 품격이 한층 개선된 제품이다.
우리나라 오디오 기기 중 가장 많은 보급률을 가진 제품은 무엇일까? 구체적인 숫자가 제시된 바가 없지만 아마 파워텍 제품일 것이다. 파워텍은 AVR 기종으로는 이미 국내에서 경쟁 상대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시장성을 지녔고, 경쟁이 될 만한 외국산 제품도 없다. 오디오 세계에서는 특히 국산에 선입견이라는 것이 상당히 강하게 적용되지만, AVR에서는 일찌감치 그런 장벽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 굉장히 기이하면서도 흥미롭기 짝이 없다. AVR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AVR 제품이 필요해서 주변에 문의한다면 어느 누구라도 십중팔구 파워텍 제품을 천거할 것이다. 이렇게 독보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30여 년의 연륜 속에 시종일관 AVR 분야에서 연구 개발에 전념했기 때문이다(물론 케이블이나 멀티탭, 차폐 트랜스 등 파생 기종도 있지만).
파워텍은 대기업이 아니다. 중소기업도 아니다. 연구실 한 칸에서 부부가 단 둘이 수십 년간 수작업으로 연구하고 상의하고 협업하면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개인 기업이다. 하긴 영국 스피커의 명가 스펜더도 부부가 만들었다. 이제 세월이 지나 노부부가 되었지만, 변함없이 공구 앞에서 제품 하나하나를 만들어 내는 이들 부부가 오래도록 한국에서 이 분야를 굳건히 지켜 주기를 기원한다.
노부부가 비지땀을 흘리면서 한 대 한 대 정성껏 만들어 내는 이 제품들이 한국의 대표 상품이 된 데는 당연히 그만한 기술적 배경이 있기 때문일 터. 그 배경의 하나로 국산 오디오의 가장 취약점이던 디자인의 우수함도 빠지지 않는다. 산업 디자인 전공 교수 한 사람의 조력이 있기 때문인데, 그런 만큼 세계의 명기에 필적할 만한 멋진 섀시를 자랑하고 있으며, 외형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거치 시 만족도가 높다. 외관과 내부 모두 뛰어난 협업을 이뤄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제작사의 제품들은 장기간 사용으로 인한 노후 외에는 거의 트러블이 없다는 것도 장점.
시청기 뉴 웨스턴 AVR-5000은 국내 전기 사정이 지역별로 다소 편차가 있는 곳이 많고, 특히 오래된 아파트 지역에서 흔한 이런 편차를 완전 균일하게 통일시켜 오디오 제품에 가장 정확한 전기를 제공하려는 것이 목표. 전기 사정이 괜찮은 지역에서도 체크해 보면 주·야 수치가 다르고 평일과 주말의 수치가 또 다르다. 이런 편차를 시청기는 정확하게 지정된 전압으로 통일시켜 준다. 전압의 불균형에서 발생하는 이런 노이즈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과 그대로 둔 채 후순위로 액세서리를 사용해서 조절하는 것은 당연히 그 효과가 다르다.
이 기기는 특허를 받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 정밀하게 오차를 조절하는 것 이외에 종래의 2필터에서 3필터로 한 단계를 더 높였다. 배선도 직렬이 아닌 각각의 병렬 배선으로 되어 있고, 배선재의 굵기도 기존 3.5mm에서 4mm로 더 굵어졌다. 또한 독일제 베커 콘센트를 기본 적용했다. 그리고 110V 4구, 220V 4구, 230V 3구로 구성, 어떤 기종이라도 정확한 전압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했다.
소리를 들어 보면 소리의 자연스러움과 투명도의 개선이 쉽게 감지된다. 배경이 정숙해지면서 소리에 찰기 같은 것도 스며들어 쾌감이 일기도 한다. 과거 제품들은 소리의 개선보다는 정확한 전압 제공에서 효과가 있었지만, 이 신 기종은 소리의 개선도 두드러진다.
가격 490만원(Silver Liner 파워 케이블 포함)
입력 190-250V
출력 230V×3, 220V×4, 110V×4
섀시 알루미늄 100%
크기(WHD) 47×23×38cm
무게 40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