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Fi SourcePoint 10
상태바
MoFi SourcePoint 10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3.04.06 18:01
  • 2023년 04월호 (609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앤드류 존스의 마법, 모파이에서도 효력을 발휘하다

80년대 KEF에서 동축형 유닛 기술을 담당했던 스피커 엔지니어 앤드류 존스는 미국의 인피니티를 거쳐 파이오니아/TAD에서 하이엔드 스피커 설계를 담당하며 스피커 설계 분야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인피니티에서는 세라믹/마그네슘 소재의 드라이버 개발 경험을 얻었고, 파이오니아/TAD에서는 베릴륨 소재의 드라이버와 베릴륨을 기반으로 하는 동축형 유닛을 상품화시킨 바 있다. 심지어 엘락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도 저가형 스피커에 동축형 드라이버를 적용하는 개발 노력을 보여줄 정도로, 오랜 세월 동안 동축형 유닛을 다뤄온 이 분야의 대표 엔지니어이다.

2021년 여름 엘락을 그만둔 뒤, 새롭게 미국의 아날로그 전문 업체인 모파이(MoFi)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스피커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그 결과물로 등장한 것이 작년 가을 공개한 모파이의 첫 스피커 소스포인트(SourcePoint) 10이다. 소스포인트 10은 10인치의 동축형 유닛 하나로 소리를 내는 덩치가 제법 있는 북셀프 스피커이다. 파이오니아의 말년부터 엘락에 이르기까지 주로 중저가 내지는 염가형 스피커만을 다뤄온 그가 다시 본래의 재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영역으로 되돌아 온 셈이다.

소스포인트 10의 핵심은 이름 그대로 10인치 동축형 유닛인데, 앤드류 존스가 모파이에서 새로 만들어낸 전용 드라이버다. 백지 상태에서 개발한 이 유닛은 그가 만들었던 기존 동축형 유닛과는 제법 차이가 있다. 6인치 이하의 미드레인지 속에 1인치 이하의 돔 트위터를 갖춘 중·고역 재생의 동축형 유닛이 그의 전매특허였는데, 이번 소스포인트 10에서는 풀레인지적인 성향의 대형 유닛으로 스타일을 조금 변화시켰다. 해외 인터뷰에서 그가 밝힌 바에 따르면 모파이가 설정한 비싸지 않은 가격대에서 최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는 물량 투입이 많고, 크로스오버가 복잡한 3웨이 구성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래서 비용을 줄이고 제작이 쉬운 2웨이 설계로 방향을 잡아 전 대역을 커버하는 동축형 유닛 개발로 방향을 잡았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10인치의 콘은 페이퍼 소재로 6인치 드라이버 2개 이상의 성능을 낸다는 것이다. 정중앙의 트위터는 소프트 돔으로 1.25인치의 크기이며, 외부에 웨이브 가이드를 설계하고, 미드·베이스와 연결되는 재생 하한선을 대폭 낮춰 1.6kHz에서 저음부 재생 유닛과 크로스오버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렇게 넓은 면적의 우퍼를 2웨이로 설계하여 중역까지 소화하도록 하면, 트위터와 연결되는 대역 부위에서 사운드가 빔 형태가 되어 음상이 좁아지고 트위터와의 대역 밸런스에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퍼의 진동, 즉 우퍼의 운동을 최소화시켜 저음을 내도록 해야 트위터 대역과의 유기적 사운드 연결이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우퍼 외주부에 설계된 에지 부분도 일반적인 하프-롤 에지가 아닌 물결 모양의 여러 층으로 주름진 형태이다. 이처럼 정교한 음향 원칙에 맞춰 개발된 유닛은 크로스오버의 부담도 대폭 낮춰, 크로스오버는 거의 유닛 보호용 신호 분할, 차단 정도의 역할만 담당하게 되었다.

캐비닛도 소스포인트 10의 특징이다. 여러 면으로 절삭 가공한 전면 배플은 겉으로 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2인치 두께의 패널이다. 또한 캐비닛 자체는 두꺼운 MDF로 격벽과 상하, 좌우를 구성하는 뼈대 역할을 한다. 그리고 50리터에 달하는 내부 용적으로 겉으로 보이는 크기 이상으로 설계되었다. 덕분에 스펙은 대단히 구동하기 쉬운 수준인데, 감도는 91dB나 되고, 공칭 임피던스는 8Ω, 최저 임피던스는 6.2Ω로 마무리되었다.

테스트에는 럭스만의 L-507uXⅡ 인티앰프에 루민의 T2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연결하여 시청했다. 사운드는 매우 깨끗하고 단정하다. 페이퍼 콘이 들려주는 중·저역은 별다른 잡티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깨끗하며 명료한 사운드를 내는데, 그것이 무미건조한 사운드가 아니라 매우 자연스럽다. 페이퍼 콘이 들려주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사운드로 느껴진다. 특히 보컬이나 기타 같은 악기들의 사운드에서는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소리가 아니라 쉽게 음이 술술 풀려나오는 이탈감이 좋은 소리가 중심에 있다. 여기에 소프트 돔의 트위터는 알루미늄이나 베릴륨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꽤 높은 해상력과 치찰음, 파찰음 같은 거친 부분들이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듬어진 소리를 내주어 피로감을 주지 않는다.

사운드 스테이지도 인상적이다. 무대의 전후 깊이감은 꽤나 입체적이며 음상 정위감도 상당히 좋다. 스피커를 대충 배치해 놓아도 음상이 쉽게 잡히며 무대 안의 악기들의 배치나 레이어링이 이 가격대 스피커 이상으로 훌륭히 그려진다. 다만, 좌우의 폭은 아주 넓지는 않았지만 이는 설치 공간에서의 좌우 폭의 문제라 여겨진다.

모파이의 첫 스피커이자 앤드류 존스가 모든 것을 개발해낸 소스포인트 10은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대단히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주는 놀라운 스피커이다. 특히 비슷한 크기의 다른 브랜드의 모델들에 비하면 절반에 가까운 가격으로 이 정도 퍼포먼스를 선사하는 점에서 마법 같은 스피커나 다름없다. 본격적인 하이파이에 도전하는 오디오파일들이 꼭 들어봐야 할 동축형 스피커의 새로운 시작이다. 


가격 700만원(스탠드 포함)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콘센트릭 드라이버(우퍼 25cm·트위터 3.1cm)   
재생주파수대역 42Hz-3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1.6kHz   
출력음압레벨 91dB/2.83V/m   
임피던스 8Ω 
권장앰프출력 30W   
크기(WHD) 36.8×57.2×42.2cm   
무게 21kg

60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3년 04월호 - 609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