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k Audio Reserve R200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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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k Audio Reserve R200AE
  • 김남
  • 승인 2023.04.06 17:38
  • 2023년 04월호 (60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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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 오디오의 50주년을 기념하는 특출난 가성비 스피커

미국의 폴크 오디오가 창업 50주년을 맞이했다.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1000세트 한정판을 내놨는데, 시청기 R200AE가 바로 그 제품이다. 요즈음은 그런 한정판 기념작이 많다. 책도 있고 승용차나 와인에도 있는데 가격이 매우 비싸다. 아마 수제품이라는 개념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폴크 오디오는 성능 좋고 저렴한 제품 만들기로 일관해 온 제작사인데, 50주년이 되었어도 시종일관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가성비가 뛰어난 제작사는 영국이나 캐나다에도 여러 군데 있는데, 당연히 고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심한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그동안 지명도가 낮았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스피커 분야에서 톱 점유율을 겨루는 브랜드로 꼽힌다.

경제가 안정적이 되면 사치품 소비가 오히려 줄어든다고 한다. 특별히 주변에 과시할 필요가 줄어들기 때문일 것이다. 여유라는 것은 경제 이전에 정신적 문제에 속한다. 세계 경제 대국인 일본이나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지금도 조그마한 경차를 즐겨 타지만 신흥국으로 갈수록 대형차를 선호한다. 일본이 2차 세계 대전에서 패망하고 전국이 황폐해졌을 때 도쿄의 가장 큰 백화점이 오픈했고 시선을 모으기 위해 다이아몬드 전시장을 꾸몄다. 전국이 굶주리고 있는데 그런 것이 팔리겠느냐 내부 반발이 심했는데, 그대로 강행한 결과 놀라운 결과가 일어났다. 그야말로 백화점이 미어진 것이다.

1980년대 무렵까지 세계적으로 모든 직장인은 대소를 막론하고 모두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 차림으로 근무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코미디 영화 같다. 지금은 공무원도 그러지 않는다. 웬만한 회의장에서도 넥타이 차림은 드물어졌다. 오디오 엄숙주의도 이제 상당 부분 사라진 것 같다. 물론 대형의 엄숙한 시장은 분명히 존재하고 앞으로도 유지되겠지만, 국내에서는 지금처럼 저가 보급 모델이 많이 팔린 때는 없었다고 한다. 성능도 오디오 평준화라는 표현이 일반화되어 있고, 그 어떤 싸구려 제품을 구매해도 과거처럼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폴크 오디오의 스피커를 듣고 불만이 있으면 얘기해 주세요, 이제 그런 광고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이 기종의 기반은 R200이다. 50주년이라고 해서 신제품을 내놓은 것이 아니고 기왕의 제품을 개량한 것이고 명칭에 애니버서리 에디션의 AE만 첨가해 놨다. 이런 미국의 합리적 정신은 우리나 일본이 배워야 할 점이다. R200은 이미 출시한 지 꽤 되어 국제적으로 가성비 최고라는 평가가 굳어 있는 동사의 대표적인 소형기이다. 그 오리지널에서 어느 부분에 어떤 개량이 이뤄졌는지 기술적인 부분은 얼른 알기 어렵다. 그러나 외관으로서는 차이가 크다. 우선 인클로저가 우아하게 체리목 마감으로 업그레이드되었고, 스피커 단자도 종전의 니켈 도금에서 골드 도금으로 변경되었다. 마지막으로 후면에는 창립자의 사인과 시리얼 넘버가 새겨진 골드 명판이 부착되었다. 근사하다. 그릴은 자석 방식으로 고정된다.

트위터나 우퍼는 기왕 제품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특별한 손질이 없는 것 같다. 독특한 모양의 가이드가 특징인 1인치 피너클 링 라디에이터 트위터와 특수 형상의 초경량, 초강성 진동판이 특징인 6.5인치 터빈 콘 우퍼를 조합한 2웨이 구성이다. 그 외 후면 포트로 포트 노이즈를 획기적으로 제거하는 특수한 구조로 된 폴크 오디오 고유의 X-Port를 동일하게 투입한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 50주년 모델의 가장 큰 개량은 네트워크 부분이다. R200과는 다르게 네트워크의 크기가 대형화되고 고급화된 것이 보인다. 공심 코일만을 사용했으며, 트위터에는 모두 특성이 좋은 메탈라이즈드 폴리프로필렌 콘덴서를 사용하고, 그 외에는 전해 콘덴서와 메탈라이즈드 폴리에스테르 콘덴서를 사용했다. 이렇게 네트워크 설계 구조가 달라졌다. 그냥 외형만 멋지게 가다듬은 것이 아님이 분명한 것이다. 이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무게도 1kg 정도 늘어났다.

시청기를 이 연구소의 진공관 프리·파워 앰프와 연결했고, 시청기는 감도가 86dB으로 낮은 편이며 권장 앰프는 하한선이 30W. 사용자에 의하면 진공관 앰프와 상생이 뛰어나다고 하는데, 매칭한 앰프는 EL34 출력관 앰프로 상생이 뛰어났다. 북셀프 스피커답지 않게 상당한 음장감을 과시하면서 조지 윈스턴의 ‘September’에서 타격감이 놀랍고 생생하다. 피아노의 실체감이 뚜렷하고 잔향이 물밀듯 밀려나온다. 어지간한 3웨이 못지않다. 그리고 소리의 민감함과 명료함이 본 시청기의 개선점 중 대표적이라고 하는데, 중·고역은 물론이고 베이스의 해상력도 달라졌고 보컬의 작은 음량에서도 발성이 명료해졌으며 전반적으로 음량이 풍부해졌다. 가격은 전작에 비해 약간 상승했지만 그 가격을 훨씬 능가하는 개선점을 발견하는 일은 즐겁다. 이 제작사 50년의 연륜을 충분히 과시하고 있는 이 스피커는 이미 미국의 전문지에서 별 5개를 받았다. 충분히 그럴만한 우수 기종이다. 


가격 12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X-port)   
사용유닛 우퍼 16.5cm 터빈 콘, 트위터 2.5cm 피너클 링 라디에이터
재생주파수대역 51Hz-38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000Hz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임피던스 8Ω, 3.8Ω(최소)
권장앰프출력 30-200W   
크기(WHD) 19×35.9×35.3cm   
무게 8.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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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4월호 - 6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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