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베스 스피커를 보면 실크 드레스를 입고 잔디밭에 서 있는 우아한 유럽 왕국의 공녀가 떠오른다. 그리고 장미 중에서도 백장미나 흑장미 같은 색상이 아니라 품위가 있는 크림 화이트나 마가렛의 분위기가 떠오르는 것이다. 이렇게 영국 스피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기품이 있는 하베스의 스피커 중에서도 모니터 30은 모니터 스피커라고 이름 지어졌지만 분석적인 형태가 아니며 크기로 볼 때 집에서 가장 쓰기 좋은 기종이다.
하베스의 모니터 30은 국제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지 한참인데, 모니터 30을 시작으로, 모니터 30.1, 하베스 35주년 기념작으로 변화되었고, 그리고 다시 모니터 30.2 40주년 기념작으로 달라지더니 이제 모니터 30.2 XD로 더욱 완성도를 높여 하베스의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
이렇게 세대가 달라지면서 미드·우퍼 유닛이 독자 개발한 2세대 래디얼로 바뀌었고, 트위터도 시어스에서 신개발한 유닛으로 달라졌다. 네트워크도 더욱 개량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워낙 오리지널의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에 새 버전이 전체적으로 크게 성향이 바뀐 점은 없다. 인클로저도 큰 변화 없이 독특한 순박한 아름다움 그대로다. 이렇게 오리지널리티라는 것이 굳게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구형 모니터 30은 좋은 스피커인 것은 맞지만, 초보자가 사용하기에 쉬운 스피커는 아니었다. 그래서 신형은 이 점에 중점을 두고 특히 네트워크 쪽에서 개량을 가해 사용의 용이함에 집중했다. 그래서 구형에 비해 구동이 쉬워지면서 소리가 좀더 쉽게 잘 나와 주는 것이 새 버전의 우선 특장점.
모니터 30.2 XD의 소리는 우선 개방감과 투명도, 입체적 펼쳐짐이 대폭 향상되었다. 중·고음의 펼쳐짐이 확실히 더 넓어졌다. 중·고음역대의 음압이 상당히 높고 밝게 느껴지며, 투명도와 생생함이 증가했다. 다만 금속성의 음을 내는, 쨍하고 뻗어 주는, 이탈력이 강한 음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섬세하면서 부드러운 편에 속한다. 이걸 가리켜 브리티시 사운드라고 일컬어 왔다. 저음도 단단하고 무겁기보다는 높은 음압으로 좀더 수월하게 나와 주는 느낌. 그러면서도 결코 과도하지 않고, 잔향이 좋다. 피아노 웅진이 상당히 멀리 뻗는다. 간략하게 간추린다면, 내추럴하면서도 풍요롭고 여유로운 울림, 그리고 섬세하고 감미로움이 은은히 감도는 북셀프 스타일의 정통 강호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런 개성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앰프의 성향이 과도하게 강력하거나, 개성이 뻣뻣하고 차가운 성향이어서는 곤란하다. 결혼을 시키는 심정으로 권할 수 있는 것이 근래 인기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빈센트 제품, 그중에서도 가격이 적당하고 이미 성능과 내구성도 충분히 입증된 좋은 인티앰프 기종이 있다. 독일의 빈센트는 초창기부터 가격 대비 상당한 성능기로 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모았는데,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 인티앰프들로 상당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매칭한 기종은 빈센트의 하이브리드 인티앰프 중 SV-237MKⅡ로,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전작 SV-237MK를 개량해서 출시한 최신 버전인데, 블루투스(5.0 버전, aptX HD)가 추가되어 스마트폰 등으로 페어링해서 간편하게 음악을 재생시킬 수 있게 개선이 이뤄진 것이 특징.
SV-237MKⅡ는 전작과 디자인적으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이지만, 잘 보면 몇 가지 달라진 점이 보인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노브 디자인이 크롬에서 무광 금속 소재로 변경되었고, 입력에 BT 마크가 추가된 것을 볼 수 있다.
SV-237MKⅡ는 하이브리드 앰프답게 내부에 12AX7 진공관 1개와 6N1P 진공관 2개를 장착했는데, 반도체 앰프와는 다소 다른 하이브리드 앰프의 매력적인 음색이 이를 통해 흘러나온다. 출력은 8Ω에 150W, 4Ω에 250W. 인티앰프로서는 양호한 스펙이며, 진공관 앰프라면 얻을 수 없는 수치다. 그리고 10W까지는 클래스A 방식으로 작동하니, 여기서 얻어지는 음질상의 메리트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주파수 응답은 20Hz-50kHz(±2dB)인데, 역시 고음질 음원으로도 큰 활약을 할 수 있는 스펙.
이 인티앰프는 다양한 입력을 갖춰 다른 기기와의 범용성도 좋은데, 디지털 입력으로 옵티컬과 코액셜 각각 하나씩 갖추고 있으며, 아날로그 입력은 RCA 3조가 있다. 그리고 REC 및 프리 아웃도 지원한다. 헤드폰 출력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톤 컨트롤, 밸런스, 라우드니스 기능도 갖추고 있다.
하베스와 빈센트의 매칭은 하베스의 다정하고 우아한 음색을 유감없이 잘 살려 주며, 하이브리드 앰프의 이상적인 음향도 과장 없이 들려주는, 서로의 진면목을 맛볼 수 있는 빼어난 기종끼리의 연합이자 이상적인 세트 플레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이내믹이 풍부한 음원은 시원시원하게 재생하며, 하베스의 포근한 음색으로 감성적인 음원도 맛깔나게 재생한다. 공간감과 세밀함도 일품이다. 클래스A 특유의 밀도감과 음악성까지 담고 있어 찰기와 윤기가 살아나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Harbeth Monitor 30.2 XD
가격 58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0cm 래디얼2,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0Hz-20kHz(±3dB)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25W 파워핸들링 150W 크기(WHD) 27.7×46×27.5cm 무게 11.6kg
Vincent SV-237MKⅡ
가격 330만원 실효 출력 150W(8Ω), 250W(4Ω), 10W(8Ω, 클래스A) 사용 진공관 12AX7×1, 6N1P×2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1 아날로그 입력 RCA×3 REC/프리 아웃 지원 주파수 응답 20Hz-50kHz(±2dB) DAC 24비트/192kHz, PCM5102 S/N비 90dB 이상 THD 0.1% 이하 입력 임피던스 47㏀ 입력 감도 300mV 블루투스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3×15.2×43.5cm 무게 20.4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