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 바이올린 협주곡, 로망스 1·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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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 바이올린 협주곡, 로망스 1·2번
  • 이익상
  • 승인 2023.04.06 15:13
  • 2023년 04월호 (60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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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은(바이올린)
엔데르 사크피나르(지휘)
뉘른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
S80651C/19658783832
녹음 ★★★★★
연주 ★★★★★

바이올리니스트 이종은이 소니 레이블을 통해 베토벤 앨범을 선보였다. 이번 음반에는 베토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Op.61)과 로망스 1, 2번을 담았다. 여리고 어두운 팀파니 4연타로 시작되는 바이올린 협주곡의 1악장 도입부는 언제 들어도 적지 않은 긴장을 안겨 주며, 때로는 신비한 느낌을 던진다. 오케스트라의 짧지 않은 서주에 이어 바이올린 솔로가 주제를 이어받아 등장하는데, 이종은의 조곤하면서도 확신에 찬 보잉이 돋보인다. 이종은의 활은 음악 전반에 걸쳐 단아한 음색과 정확하면서도 파워풀한 움직임을 보여 준다. 1악장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카덴차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이번 음반에 연주된 카덴차는 흔히들 연주하는 요아힘(Joseph Joachim) 또는 크라이슬러(Fritz Kreisler)의 카덴차 대신 알프레드 슈니트케(Alfred Schnittke)의 것을 연주했다. 바이올린 독주가 끝나는 시점에 고막을 때리는 팀파니의 타격은 충격적이기까지 한데, 바이올린과 주고받는 대화가 이채롭다. 오래 전 슈니트케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Gidon Kremer)가 내한했을 때 들었던 기억도 떠올랐다. 이어 조용하지만 그 속에 흐르는 봄기운 같은 약동감을 잘 드러낸 2악장 Larghetto를 지나 화려한 기교로 절정에 이른 후 장대한 막을 내린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종은은 이어지는 두 곡의 로망스에서도 풍부한 감수성과 열정적인 연주를 선보인다. 새 생명이 도약하는 이 봄에 한 번쯤 들어 보면 좋을 음반이다. 

60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3년 04월호 - 6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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