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이들의 조합은 언제나 성공적이다. 그야말로 오디오의 정석 같은 조합.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하고, 누구든지 처음 시작으로 선택할 만한 베스트 매칭이다. 한 쪽은 영국의 가장 대표적인 스피커 브랜드이고, 다른 한 쪽은 스웨덴의 실력파 브랜드로 명성 높은 곳이다. 바로 하베스(Harbeth)와 프라이메어(Primare)의 조합인데, 두 브랜드의 인기 제품들이 이번 베스트 매칭에 선정되었다. P3ESR XD와 I25 DAC의 조합을 소개한다.
우선 하베스는 XD 시리즈로 모두 업그레이드되었는데, 이들의 상징과도 같은 모니터 40.3, 슈퍼 HL5 플러스, 모니터 30.2, 콤팩트 7ES-3 등의 제품이 모두 그 혜택을 받았다. 하베스의 엔트리라고 할 수 있는 P3ESR 역시 XD 버전으로 재탄생되어, 시리즈의 입문기로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하베스는 기존 모델의 핵심 아이덴티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운드 업그레이드를 위해 버전업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데, 이번 XD 시리즈 역시 그런 일환으로 탄생한 라인업이다. 특히 이번 버전부터 사운드의 완성도와 밸런스가 더욱 눈에 띄게 성장했는데, 엔트리인 P3ESR XD를 들어보아도 그 변화를 쉽게 체감할 수 있다.
P3ESR XD는 영원한 북셀프 레퍼런스 LS3/5a의 풍모를 멋지게 담아내고 있는데, 이 멋진 레이아웃은 언제보아도 황금 비율의 근사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로즈우드 마감은 그야말로 예술인데, 레드 톤의 진한 색감과 멋진 나뭇결은 고급기의 면모도 여실히 보여준다. 특유의 나사 패턴이나 그릴을 홈에 꽂는 구조 등 하베스를 상징하는 많은 것들이 이 작은 제품에 기분 좋게 내포되어 있다. 덕분에 서재나 작은방의 서브 시스템을 고민한다면, 가장 1순위로 생각나는 제품이기도 하다.
우퍼는 하베스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래디얼2 사양으로 11cm 유닛이 장착되어 있다. 비교적 작은 크기이지만, 그 저역을 들어보면 정말 꽉 차 있다. 더구나 고전 LS3/5a처럼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이 아닌 밀폐형 설계인데, 밀도감 있는 중·저음의 매력을 근사하게 만들어낸다. 트위터는 1.9cm로 1인치에 약간 못 미치는 사양인데, 20kHz까지 뻗어내는 고역의 가치는 쉽게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이를 통한 주파수 응답은 75Hz-20kHz로 LS3/5a 라인업들과 비슷한 평균치를 보여준다. 임피던스는 6Ω, 감도는 83dB, 언뜻 구동하기 어려운 수치이지만 실제 매칭해보면 난공불락의 성향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앰프 출력은 무려 15W. 매칭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마음 편하게 도전해보라는 뜻이다.
다음으로 프라이메어이다. 개인적으로도 숨겨진 실력파 브랜드 중 하나라는 생각인데, 정말 들을 때마다 이들의 음악성과 퍼포먼스에 매번 감탄할 정도. 특히 가격표를 놓고 보면 정말 합리적인데, 이들이 출시하고 대부분의 제품들이 이런 요소들을 멋지게 구현한다. 프라이메어의 전공이라면 역시 인티앰프 분야. I 시리즈로 명성이 높은데, 상위 I35와 하위 I15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I25라는 모델이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모듈러 구성으로, 자신이 원하는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덕분에 I25 모델도 추가적으로 DAC 및 프리즈마 버전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상급기 I35도 마찬가지. DAC 버전은 이름 그대로 DAC를 추가한 것이고, 프리즈마는 네트워크 사양을 주목적으로 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더없이 효율적이고, 유저 입장에서도 사용 환경에 따라 불필요한 투자를 줄일 수 있어 좋다.
l25 DAC는 새로운 UFPD 2 파워 시스템을 추가하여, 8Ω에 100W 출력을 가지게 설계되었다. 구동적인 면모와 하이파이적인 밸런스에서 굉장히 뛰어난 제품이며, 어떤 스피커를 걸어도 제 실력을 충분히 보장해주는 그야말로 모범기 중의 모범기. DAC 버전은 DM35 모듈을 추가한 제품으로, 4개의 옵티컬과 2개의 코액셜, 그리고 USB B 디지털 입력을 갖추고 있으며, PCM 32비트/768kHz, DSD 256까지 커버하는 스펙을 보여준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하베스의 담백한 사운드가 멋진 배음으로 다가오는데, 크기를 잊는다는 표현이 가장 걸맞을 정도로 상상 이상의 무대가 펼쳐진다. 시청실의 규모가 제법 큰 데도 결코 텅 빈 사운드를 만들어내지 않는데, 이 부분은 역시 프라이메어의 능력이 크게 발휘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어쿠스틱이 강조된 음원은 정말 빛이 난다는 표현이 정확한데, 현의 떨림과 질감은 그야말로 꼭 들어봐야 할 핵심이다. 특히 자연스러움을 바탕으로 하기에 음의 자극성도 없다는 것도 큰 장점. 볼륨을 제법 높여도 음의 밸런스가 깨지는 법이 없으며, 그 밸런스 그대로 증폭되는 감각이 정말 각별하다. P3ESR XD는 매번 새로운 매칭으로 들어보아도, 그 앰프에 정확히 걸맞은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언제나 이채롭다. 빈센트와 하베스 조합에 감탄하다가도, 프라이메어와 하베스를 들어보면 또 다른 매력에 빠지게 된다. P3ESR XD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해준 l25 DAC의 실력, 꼭 한 번 들어보길 바란다.
Harbeth P3ESR XD
가격 395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1cm RADIAL2, 트위터 1.9cm 재생주파수대역 75Hz-20kHz(±3dB) 출력음압레벨 83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15W 파워핸들링 50W 크기(WHD) 19×30.6×18.4cm 무게 6.1kg
Primare I25 DAC
가격 420만원 실효 출력 100W(8Ω), 200W(4Ω) 디지털 입력 Coaxial×2, Optical×4, USB B×1 디지털 출력 Coaxial×1 아날로그 입력 RCA×5 아날로그 출력 RCA×2 주파수 응답 20Hz-20kHz(-0.2dB) 디스토션 0.05% 이하 S/N비 100dB 이상 크기(WHD) 43×10.6×38.2cm 무게 11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