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gers LS5/9 SE & Master Sound Ge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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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gers LS5/9 SE & Master Sound Gemini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3.01.06 13:36
  • 2023년 01월호 (60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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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적 장점과 밀도 높은 중역에 감탄

LS3/5A의 부활에 성공한 로저스가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나서며 생산 본거지도 영국으로 옮겼으며, LS5/9도 다시 생산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두 스피커 모두 오리지널 복원의 일반 버전은 클래식(Classic)으로 명명하고, 로저스가 개발해낸 특수 소재의 캐비닛과 특별한 부품으로 개선한 크로스오버 회로로 제작, 생산된 모델은 스페셜 에디션을 의미하는 접미사 SE가 붙는 SE라는 특별판이 등장했다. 이번 매칭의 주인공인 그 특별판인 LS5/9 SE이다.

LS5/9는 LS3/5A와 달리 벡스트린 미드·베이스가 아닌 하얀색의 반투명 폴리프로필렌을 콘지로 사용하고, 트위터도 마일러가 아닌 프랑스 오닥스의 3.4cm 패브릭 돔을 썼다. 하지만 둘 다 단종된 상황인데, 다행히 오닥스에서는 이 트위터의 재생산을 결정하여 로저스는 트위터 문제를 해결했다. 다만, 오리지널과 주파수 응답 특성에 차이가 있어서 로저스는 트위터에 별도의 추가적인 댐핑 레이어를 더하고, 전면에 구멍이 뚫린 음의 확산 플레이트를 장착하여 응답 특성과 밸런스를 맞추었다. 미드·베이스 유닛은 오리지널 유닛을 리버스-엔지니어링을 통해 로저스가 직접 개발해냈다. 로저스표 미드·베이스의 핵심은 인버티드 하프-롤 PVC 서라운드 콘 마감 처리로, 이는 중역 재생의 퍼포먼스에 핵심적이며 절대적인 요소다. 새 LS5/9 드라이버에 맞춰 크로스오버도 BBC 스펙에 맞추기 위해 추가적인 개선이 함께 이루어졌다.

로저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소재 개선과 튜닝으로 스펙은 그대로지만 음질적으로는 상당한 진화를 이룬 SE 버전을 탄생시켰다. 본래 전용 스탠드 개발을 위해 공진과 자기장의 문제가 있는 철제 스탠드 대신 나무 소재로 스탠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팬저홀츠 합판이 SE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나무 합판과 페놀 레진을 합성하여 압축시킨 팬저홀츠는 ‘탱크우드’로 불릴 만큼 고강도 메탈 소재에 버금하는 강도를 자랑하면서도 나무가 지닌 적절한 댐핑 성능이 더해져 로저스는 스탠드 제작 후, 스피커 캐비닛에 적용시키는 개발을 진행했다. 본래 얇은 판재로 통 울림을 적절히 사용한 LS5/9의 캐비닛이기에 전체를 팬저홀츠로 할 경우는 오히려 이상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고, 다양한 경우의 수로 팬저홀츠 캐비닛을 만들어 본 결과, 전면 패널만 팬저홀츠를 사용했을 때 가장 뛰어난 사운드 퍼포먼스를 얻을 수 있었다. 크로스오버도 기존 부품을 제거하고, 특수 제작된 고급 저항과 별도로 커스텀 제작한 인덕터를 사용하여 SE 버전에 맞는 새로운 크로스오버가 완성되었다. BBC 오리지널 스펙을 준수하되, 부품 퀄러티를 높여 물리적인 스펙은 BBC 제한을 따르지만 청감상 음질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이처럼 LS5/9 SE는 현존하는 LS5/9 중 최고의 사운드를 들려주는 최고의 LS5/9이다.

높은 퍼포먼스의 고사양으로 진화한 LS5/9 SE는 LS3/5A가 자랑하는 명료한 중역과 보컬, 그리고 탁월한 스테이징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훨씬 깊어진 저음으로 보다 안정적이며 스케일 큰 사운드를 들려준다. 모니터의 장점에 다이내믹의 확장과 응답의 확장으로 훨씬 큰 사운드로 정확한 음악 재생을 선사한다.

본래 이 스피커의 파트너로 BBC는 쿼드의 앰프를 사용했었지만, 이번 매칭에서는 옛날 방송국 사운드를 되살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SE 버전으로 진화한 스피커와 HD 음원이 보편화된 현대 스트리밍 또는 음원 재생에 맞춰 LS5/9 SE의 짝을 찾는 것이다. 중독성 강한 중역의 사운드, 오리지널보다 훨씬 더 깊고 단단한 저음, 그리고 새로운 팬저홀츠 패널의 캐비닛이 만들어낸 투명하고 명료하며 더욱 입체적으로 개선된 사운드 스테이징 등의 장점을 즐길 수 있는 조합을 찾는 것이다. 물론 현대적 모니터 사운드를 원한다면 코드의 앰프들이 있겠지만, 방송국 스튜디오 사운드가 아닌 하이파이적 쾌감과 음악적 아름다움이 겸비된 사운드를 얻을 수 있는 조합이 매칭의 목적이다. 그런 기준으로 본다면 예전 LS3/5A 매칭에서도 추천했던 마스터 사운드(Master Sound)의 에볼루션 300B가 떠오른다. LS5/9 SE와의 조합은 상당히 세련되고 음악적인 사운드를 들려줄 것이다. 300B가 지닌 장점을 충분히 누릴 수 있긴 하지만 이번에는 KT150 관으로 만들어진 에볼루션 300B의 자매 모델인 제미니(Gemini)를 선택했다. KT150이 지닌 현대적 음색과 힘, 그리고 3극관 모드로 퓨어 클래스A 재생이 주는 투명하고 깊은 사운드 스테이지와 흐트러짐 없이 단단한 중·저역은 에볼루션 300B와는 또 다른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소화하는 능력을 제공한다.

이 둘의 조합은 상당히 호쾌하고 호방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그려낼 뿐만 아니라, 디테일한 음의 입자들로 녹음의 세부 텍스처까지도 잘 살려내어 현대의 최신 모니터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 없는 순도 높은 해상력과 입체감을 들려준다. 게다가 중역의 재생은 이 조합의 백미이다. 현악기들의 찰진 보잉이나 재즈 보컬의 감성적인 톤 컬러 같은 것들이 일체의 자극 없이 순수한 음악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베이스 악기들의 리듬이나 저음의 에너지가 탄탄하게 뒤를 받쳐 LS3/5A와는 다른, 더 깊이감이 있는 음향을 연출해준다.

성공적인 부활에 이어 특별한 SE 버전으로 상향 평준화를 이룬 로저스의 LS5/9 SE, 그리고 마스터 사운드 제미니의 KT150의 탄력 넘치는 힘과 다이내믹, 클래스A의 매끄럽고 채도 높은 음색이 들려주는 조화로운 사운드는 하이파이적 장점들을 유지하면서도 밀도 높은 중역으로 가장 음악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는 매력적인 하이파이 조합이다. 심플하면서도 하이 퍼포먼스의 오디오 시스템을 찾는다면, 이보다 매력적인 시스템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Rogers LS5/9 SE
가격 990만원(월넛)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1cm 폴리프로필렌 콘, 트위터 3.4cm 오닥스   크로스오버 주파수 3kHz   출력음압레벨 87dB/W/m   임피던스 8Ω   파워핸들링 100W   크기(WHD) 27.5×46×28.5cm   무게 12kg

Master Sound Gemini
가격 1,550만원   사용 진공관 KT150×4, ECC802×4   실효 출력 50W, 25W(Triode)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1, XLR×1   아날로그 출력 Pre×1, Line×1   주파수 응답 12Hz-38kHz   출력 트랜스포머 MastersounD   네거티브 피드백 0dB   출력 임피던스 4-8Ω   크기(WHD) 46×27.5×41.5cm   무게 3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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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1월호 - 6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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