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에 나왔으니까 옛날 말로 하면 반세기가 지난 음반이다. 요즘 나오는 깔끔한 음질의 LP는 아니지만 당시 나름 메이저 음반사에서 제작되어 양호한 음질로 들려준다. 재발매 이전에 음반 수집가 사이에서 엄청난 가격으로 거래되던 음반으로 흔히 숨겨진 명반으로 많이 거론되며, 후일 그의 곡은 김광석, 양희은 등 많은 포크 가수에 의해 재발굴되기도 하였다. B 면 첫 곡 ‘저 하늘의 구름 따라’는 불행아란 이름으로 출반하려다 검열에 걸려 개사되어 1년 후에 발매되었다. 고등학교 졸업 직전에 만들어진 음반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곡의 완성도나 심도가 깊다. 또다른 화제의 곡인 ‘섬 아이’ 에서 함께한 박찬응은 녹음 당시 독감으로 목 상태가 많이 안 좋았다 하는데 이게 들어보면 허스키하고 거친 목소리가 묘한 매력을 가지고 강렬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이 곡 역시 창법 미숙을 이유로 방송 금지가 되었다고 한다. 최대의 히트작이자 이 음반을 명반으로 만든 노래의 원제목처럼 개인적으로는 실력에 비하여 불행하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가사처럼 ‘묻혀 갈 나의 인생’이 되었지만 이 멋진 노래는 꾸준하게 들려오게 된다. 50년 전 노래이고, 처음 듣는 노래도 아닌데 아직도 귓가에 머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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