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 조금 무겁게 느껴졌다면 지금 소개하는 <쿠바프리카>는 적당한 가벼움과 기분 좋은 쿠바 해변의 부드러운 저녁 바람 같은 산뜻한 청량감이 있다. 한 곡 한 곡 넘어갈 때마다 느껴지는 기대감과 만족감은 즐거움을 더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익숙한 멜로디가 이어진다. 필자의 게으름으로 늦어진 음반 소개. 이번 여름에 소개되었다면 독자들이 조금 더 시원한 여름을 보냈을 것이라는 죄송한 마음이 든다. 재작년 한창 유행하던 코로나로 세상을 떠난 카메룬 출신의 아프로 소울의 거장 마누 디방고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멤버로 유명한 오초아 패밀리와 함께 연주한 1996년 녹음으로, 마누 디방고의 사후 골드 LP로 재발매된 음반이다. 듣기 위해 꺼내 드는 순간 반투명의 황금빛 음반이 기분 좋게 한다. 특이한 소재로 인한 음질 열화나 25년 전의 녹음 상태에 대한 우려는 할 필요 없이 깔끔하고 엣지가 살아 있는 사운드가 신선하다. 라틴계 음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LP를 손에 넣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처럼 강력하지도 그보다 더 뛰어난 음반이라고도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이 음반을 훨씬 더 자주 많이 듣게 될 것 같다. 절판 되기 전에 우선 손에 넣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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