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gers LS3/5A SE 15 Ohms · LS5/9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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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gers LS3/5A SE 15 Ohms · LS5/9 SE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2.11.08 15:50
  • 2022년 11월호 (60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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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의 재출발을 알리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

BBC 모니터 스피커의 역사, 그 자체로 불리는 스피커 브랜드 로저스(Rogers)는 고난의 시기를 겪으며 잊혀졌다. 90년대 중반 홍콩 업체가 인수한 뒤로 중국 생산과 기대 이하 제품으로 오리지널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물들과 함께 시장에서 사라졌다. 그런 로저스가 2018년, ‘70주년 기념 LS3/5A 애니버서리 에디션’과 함께 돌아왔다. 오리지널을 되살리려는 노력으로 로저스의 소유주는 영국 로저스 공장의 마지막 폐업까지 생산을 담당했던 앤디 휘틀을 불러들였다. 그는 80년대 중반 영국의 굿맨을 시작으로 90년대 말까지 로저스의 생산을 책임졌던 인물로,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디오노트를 떠나 다시 로저스로 귀환했다. BBC와의 계약에 따라, 모든 드라이버를 오리지널 사양 그대로 복원·생산을 해냈고, 캐비닛 또한 BBC 사양에 정확하게 맞추어 완벽한 라이선스 결과물을 탄생시켰다. 당연히 이 70주년 애니버서리는 한정판이지만 큰 성공을 거두었고, 로저스의 재출발을 알리게 되었다.

70주년 에디션 이후 영국의 로저스 생산 공장을 정식 가동하며 시작된 로저스 스피커는 LS3/5A 15Ω 버전에 이어 LS5/9도 부활시켰다. 5년 단위로 이루어지는 BBC와의 라이선스 계약과 정확한 사양에 맞춘 제품들, 그리고 매출 대비 일정액을 로열티로 내는 100% BBC 라이선스 모니터 스피커의 생산은 사실상 로저스와 팔콘 어쿠스틱스 정도라 할 수 있다.

로저스의 부활에 성공한 앤디 휘틀은 오리지널 BBC 모니터의 퀄러티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스피커들을 개선할 만한 요소들을 찾았고, 그 첫 번째 타깃은 전용 스탠드였다. 철제 스탠드를 비롯한 다양한 시도 끝에 그가 찾아낸 최고의 선택지는 ‘탱크 우드’라는 별명을 지닌 팬저홀츠(Panzerholz) 합판이었다. 팬저홀츠는 일반 합판들과 마찬가지로 몇 겹의 판재를 붙여 만든 합판임은 동일하지만, 일반 접착제 대신 레진을 사용하고, 고압의 압축 과정으로 판재의 두께를 절반 이하로 만든 고강도 압축 합판이다. 그 강도가 엄청나면서도 나무가 지닌 본연의 댐핑 능력이 더해져 통 울림이 가미된 BBC 모니터들에게는 좋은 보완재가 되었다. 철제 스탠드는 공명 현상 등으로 특정 울림이 더해지는 문제점들이 있지만 팬저홀츠 스탠드는 그런 문제 없이 두 북셀프 모니터의 성능을 보완해주는 LS3/5A와 LS5/9의 베스트이자 레퍼런스 스탠드가 되었다(혹시 로저스 스피커를 사용 중이라면 반드시 스탠드는 오리지널 로저스의 팬저홀츠 스탠드로 교체해야 한다!).

팬저홀츠의 성능을 스탠드로 경험한 앤디 휘틀은 이 소재를 기존 모델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연구했다. BBC의 라이선스 규정에 맞는 구성과 성능, 스펙을 유지하면서 음질적 개선을 가하려는 노력의 결과로 캐비닛의 전면만을 팬저홀츠 패널로 교체한 것이다. 9mm 두께의 자작나무 합판을 쓰는 규정을 유지하며 같은 9mm의 자작나무 소재의 팬저홀츠 판재로 교체한 것인데, 이는 일반 자작나무 합판이면 18mm 이상의 두께에 해당하는 고강도 소재가 투입된 것이다. 물론 캐비닛 크기와 내부 용적은 오리지널 LS3/5A와 LS5/9 그대로였다. 그리고 보다 엄선된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크로스오버의 저항 및 철심 코일의 인덕터 등을 훨씬 고급의 고성능 부품으로 바꾸었다. 물론 BBC 규정에 따른 부품의 소자 값은 오리지널과 똑같지만 훨씬 높은 등급의 부품으로 크로스오버에 개선을 가한 셈이다. 이는 물리적으로는 오리지널의 크기와 스펙에서 한 치의 오차도 벗어남이 없다. 그런데 그 결과물이 들려주는 사운드는 오리지널 LS3/5A와 LS5/9의 사운드와는 다른, 훨씬 넓어진 다이내믹, 훨씬 또렷하고 명료해진 중역, 세밀한 디테일과 투명하고 깊은 심도를 자랑하는 입체적인 사운드 스테이징 등 모든 면에서 두 단계 이상 성능이 개선된 사운드를 들려주게 된 것이다. 겉만 봐서는 오리지널 모델들과 다를 바 없지만, 사운드 퍼포먼스에서는 차원이 다른 하이엔드 BBC 모니터가 탄생된 것이다.

로저스는 이처럼 성능의 진화를 이룬 두 스피커의 개발에 맞춰 새로운 모델을 발매하기로 결정했는데, 그것이 바로 LS3/5A SE 15 Ohm과 LS5/9 SE이다. 새로운 SE 버전의 두 모니터 스피커들을 일반 버전과 차별화를 위해 전면 그릴에 부착된 배지 또한 골드 배지를 부착하고, 스피커 뒷면에 시리얼 넘버가 적힌 라벨지 또한 골드 라벨지로 교체하여 차원이 다른 스피커임을 알리고 있다. 새로운 로저스 골드 배지의 SE 스피커들에 전용 스탠드인 팬저홀츠 스탠드를 더하면 명실상부한 현존하는 BBC 모니터 역사의 끝판왕 에디션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새로운 LS3/5A SE 15 Ohm과 LS5/9 SE는 내달부터 리뷰를 통해 그 성능을 알리게 될 예정이다. 역사의 부활에 이은 혁신적 진화가 더해진 LS3/5A와 LS5/9의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기대해 본다! 


Rogers LS3/5A SE 15 Ohms
가격 690만원(월넛)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1cm 벡스트린 콘, 트위터 1.9cm 마일러 돔   재생주파수대역 80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kHz   출력음압레벨 82.5dB/W/m   임피던스 15Ω   권장앰프출력 30-80W   크기(WHD) 19×30.5×16.5cm   무게 4.9kg

Rogers LS5/9 SE
가격 1,000만원(월넛)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1cm 폴리프로필렌 콘, 트위터 3.4cm 오닥스   크로스오버 주파수 3kHz   출력음압레벨 87dB/W/m   임피던스 8Ω   파워핸들링 100W   크기(WHD) 27.5×46×28.5cm   무게 1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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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11월호 - 6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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