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호 - Movimiento Prepar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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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 Movimiento Preparao
  • 이익상
  • 승인 2022.11.08 10:07
  • 2022년 11월호 (60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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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
연주 ★★★★★

기타 연주로 듣는 바흐의 건반 작품은 어떤 느낌일까. 기타리스트 김윤호가 첫 솔로 앨범 <Movimiento Preparao - 모비미엔또 쁘레빠라오>를 발표했다. 이 타이틀은 ‘준비된 움직임’이라는 뜻의 쿠바식 방언이다. 첫 곡 파르티타 1번, BWV 825는 바흐가 1726년부터 출판한 6개의 건반 악기 모음곡 중 하나인데, 평소 하프시코드나 피아노로 접하던 음악이 김윤호의 부드러운 핑거링과 기타 특유의 프레이징으로 멋지게 구현되었다. 엄격한 양식을 지키는 가운데 자유로운 느낌도 들게 하는 편곡도 맛깔나다. 1곡 Praludium에서는 샘물이 흐르는 듯한 맑음이, 5곡인 Menuet Ⅰ, Ⅱ는 춤곡 특유의 장난스러움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었다. 프랑코 군부 독재에 항거하다 죽임을 당한 스페인 작곡가 안토니오 호세의 ‘기타를 위한 소나타’는 오랜 시간 금지곡으로 잊힌 곡인만큼 그 사연이 남다르다 할 수 있는데, 김윤호는 이 곡이 가진 다양한 감정적 요소를 그만의 우아한 터치로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쿠바 작곡가인 레오 브로워의 ‘La Ciudad de las Columnas(기둥의 도시)’에서 기둥의 도시는 쿠바의 수도인 하바나의 별명이기도 한데, 제목 그대로 곡 전체가 기타와 함께하는 짧은 하바나 여행이다. 여명을 밝히는 듯한 서주를 지나 주제인 2곡 ‘하바나를 걷다’가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기타 리듬을 타며 맛보는 화려한 오비스포 거리와 모로 성, 그리고 마지막 아르마스 광장에 이르는 여정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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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11월호 - 6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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