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ave HP700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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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ave HP700 SE
  • 장현태
  • 승인 2022.10.11 15:37
  • 2022년 10월호 (60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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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상적인 진공관 프리앰프로 완성되다

요즈음 진공관 프리앰프 중 추천하고 싶은 모델을 이야기해 달라고 하면 필자는 고민 없이 옥타브 오디오의 HP700 SE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리뷰와 오디오 행사를 하면서 자주 만나기도 했지만, 진공관 프리앰프가 지녀야 할 이상적인 모습들을 갖추고 있어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외관 스타일은 옥타브 오디오의 전형적인 디자인으로, 실버의 깔끔함을 강조하며 특별함은 없다. 하지만 사운드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완성도는 그 이상이었다. XLR 밸런스 출력에 더욱 보완한 모델이기도 하다.

HP700 SE의 가장 큰 장점을 3가지로 요약해 보고, 사운드에 좀더 집중해서 리뷰를 진행해 보겠다. 첫 번째로 가장 모니터적이고 레퍼런스 스타일의 성향을 언급하고 싶다. 과거 명기로 인정받은 HP500 이후 더욱 업그레이드해서 완성도를 높인, 오랜 노하우가 돋보이는 라인단의 회로 설계가 HP700 SE의 특징이다. 텅솔 12AU7을 초단에 사용했고, 채널당 EF800을 한 개씩 총 2개 사용해 더욱 완성도 높은 클래스A 방식의 증폭단으로 구성했다. 특히 EF800은 텔레풍켄 진공관을 장착해 골격을 유지한 독보적인 사운드 성향을 만들어 주고 있다. 또한 진공관 프리앰프로서는 이례적인 상당한 능력을 지녔는데, 최대 1MHz의 대역폭과 100Ω의 낮은 출력 저항과 0.001%의 뛰어난 THD 특성으로 완성되었다. 그리고 최종 XLR 출력부에는 매칭 트랜스를 사용해 밸런스 출력을 제공하고 있다.

두 번째로 모듈러 프리앰프의 존재 가치를 더욱 높였다. RCA MM 입력 모듈에서 XLR 라인 트랜스포머 입력 모듈까지 총 8가지의 다양한 모듈을 장착할 수 있다. 모듈 장착은 후면에 있는 2개의 슬롯을 통해 가능하며, 옵션 모듈을 통해 자신만의 커스텀 프리앰프를 완성시킬 수 있다. 특히 옵션 모듈 중에서 신형 포노 모듈의 경우는 내부에 장착할 수 있는데, 12AX7, 12AT7, 6H23 진공관을 사용한 신형 포노의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 포노부는 정교한 RIAA 커브와 고해상력이 돋보이는 옥타브의 사운드로 튜닝되었다. 많은 리뷰를 통해 그 성능이 입증되었고, 필자도 리뷰에서 고전적인 포노 앰프와 차별화된 하이엔드 성향의 개방감과 에너지 넘치는 성능을 강조했었다.

세 번째, 다양한 파워 앰프와의 매칭에 순발력 있게 대응 가능하다. 프리앰프의 게인을 전면 실렉터 노브를 통해 하이, 미드, 로우 3단계로 간단히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파워 앰프와 효과적으로 매칭할 수 있다. 입력 감도가 상당히 높은 파워 앰프의 경우 프리앰프에서 충분히 높은 게인으로 출력해 주지 않으면 제대로 구동이 힘든 경우가 많다. 이처럼 다양한 세팅 환경을 고려한 각종 기능은 옥타브 프리앰프만의 돋보이는 장점이다.

보컬 곡으로 토니 오말리가 부른 ‘Autumn Leaves’를 들어 보면, 먼저 도입부 피아노의 경쾌함과 리얼한 터치가 느껴졌다. 굵직한 그의 목소리는 전반적으로 힘이 있어 스테이지를 가득 채워 주었고, 특유의 담백함과 허스키한 고역 성향도 리얼하게 전달되었다. 유난히 이펙트 잔향이 많은 음원이지만 배음까지 깔끔하게 재생되어 피아노와 보컬만으로 느낄 수 있는 진정성을 만날 수 있었다.

독주 곡으로 토미 엠마뉴엘 기타 연주의 ‘Angelina’를 선곡해 보았다. 두툼하고 제법 굵게 느껴졌던 이 곡의 기타 선율은 마치 불필요한 주변이 다 정리된 듯 깔끔함과 명료함이 강조되었다. 핑거 스타일 기타 연주에서의 현의 질감과 손가락의 움직임을 강조하며 생동감을 느끼게 했다.

피아노 곡은 멘델스존 피아노 협주곡 1번 G단조 Op.25 중 1악장을 얀 리시에츠키의 피아노와 오르페우스 챔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웅장한 관현악의 시작과 무대를 뚫고 나오는 힘이 느껴지는 피아노 건반은 명료하고 투명하게 재생되었다. 건반의 완급 조절이 더욱 강조된 사운드로 생동감이 더해졌으며, 역동적인 곡의 흐름을 마치 노련한 조련사처럼 순발력 있게 전개시켰다.

대편성 곡은 베토벤 교향곡 7번 중 4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를 조르디 사발이 지휘하는 르 콩세르 데 나시옹의 연주로 선곡해 보았다. 시대악기들의 질감들이 작거나 가볍게 느껴지지 않고 확실한 존재감과 골격을 갖추고 있다.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팀파니의 타격감이 인상적이었고, 관악기들의 움직임도 좀처럼 퍼지거나 느슨함이 없이 정갈하다. 대편성 곡에서의 프리앰프의 중요한 역할인 스테이지와 정확한 위치, 정확한 사운드 밸런스가 돋보였다.

사운드는 진공관의 공기감과 온화함을 기반으로 음의 본질이 정확하고, 섬세함을 기반으로 간결한 배음 표현력이 도드라졌다. 이런 성향은 우리가 생각하는 고전적인 진공관 프리앰프의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HP700 SE는 진공관 프리앰프로서는 가장 뛰어난 분해력을 들려주며, 채널 분리도는 스펙을 넘어서는데, 이를 실제 사운드를 통해 느끼게 해 주었다. 특히 불필요한 부풀림이나 과장된 톤 특성 없는 깔끔하고 정확한 밸런스를 갖추었기 때문에 진공관, 솔리드스테이트에 구분 없이 어떠한 파워 앰프를 만나더라도 HP700 SE가 가진 사운드의 성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만큼 프리앰프의 존재감을 더욱 정확히 느끼게 하며, 옥타브를 대표하는 프리앰프라는 가치를 인정하게 된다. 진공관 프리앰프의 편견을 완전히 뛰어넘게 하는 명기라고 할 수 있다. 


가격 2,150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MC)×1, RCA Bypass×1, XLR×2   
아날로그 출력 RCA×2, Monitor×1, XLR×2 
주파수 응답 10Hz-200kHz   
입력 임피던스 50㏀   
출력 임피던스 100/300Ω(RCA), 150Ω(XLR)   
최대 출력 전압 12V   
채널 분리도 -90dB   
크기(WHD) 46.2×13×48cm, 11×9×27.7cm(전원부)   
무게 10kg, 3.8kg(전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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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10월호 - 6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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