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uphase C-2900 · P-7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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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uphase C-2900 · P-7500
  • 장현태
  • 승인 2022.07.11 15:22
  • 2022년 07월호 (60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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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아큐페이즈 앰프의 진수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마다 대표적인 핵심 모델과 라인업들이 존재한다. 올해(2022년)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일본의 대표 브랜드인 아큐페이즈는 기념비적인 모델들을 발표해 특별함을 담아내고 있다. 앰프 부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바로 C-2900 프리앰프와 P-7500 파워 앰프가 주인공으로, 이번 리뷰를 통해 그 특별함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

먼저 C-2900 프리앰프를 살펴보자. 2002년에 소개된 C-2800 이후 지속적으로 선보인 시리즈의 5세대 모델로, 오랜 시간 동안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아큐페이즈의 인기 프리앰프 시리즈의 신작이라고 할 수 있다.

외관 디자인은 전형적인 이 시리즈의 패밀리 스타일로, 특별한 차이점을 두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더욱 집중했다. 특히 당사의 플래그십 모델인 C-3900 프리앰프에서 보여 주었던 핵심 기술들이 적용되었다.

프리앰프의 핵심 부품인 볼륨의 경우 일반적인 디지털 방식의 디코더 볼륨 대신 C-3900에 사용된 밸런스드 AAVA 회로를 탑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독자적인 기술의 풀 디스크리트 설계로 이루어진 밸런스드 AAVA 회로 기술을 적용해 노이즈 레벨을 기존 C-2850보다 20% 이상 감소시켜 SNR을 113dB로 완성했다. 볼륨 센서는 알루미늄을 CNC 가공해 제작한 밀폐된 구조로, DC 모터와 기어 방식의 내부 구조에 센서를 통해 회전을 감지해 정확히 처리하도록 했으며,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통해 dB가 더 정교하게 조정된다.

그리고 모든 회로는 모듈화를 통해 PCI 슬롯 방식으로 장착하도록 했으며, 밸런스드 입력 보드, V-I 컨버터 보드, 밸런스드 출력 보드를 별도로 구성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핵심 기술들을 고스란히 반영하면서 가격적인 경쟁력을 갖추었다.

참고로, 별도로 AD-2900 포노 이퀄라이저 모듈을 후면에 옵션으로 장착 가능한데, 새롭게 200Ω의 MC 임피던스를 추가해 10Ω에서 300Ω까지 순차적으로 총 5단계의 임피던스 세팅을 제공한다. 그리고 전면 패널의 오픈형 조작 패널로 3단계 오버롤 시스템 게인, 밸런스 조정, 3가지 컴펜세이터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옵션 포노 모듈 사용 시의 각종 상세 설정도 가능하다.

다음으로 P-7500 파워 앰프를 살펴보자. 아큐페이즈의 파워 앰프들은 다양한 증폭 방식과 출력으로 포진되어 있다. 특히 클래스A 증폭과 클래스AB 증폭으로 구분해 아큐페이즈 브랜드의 사운드 스타일을 구분하고 있다.

아큐페이즈 파워 앰프 중에서는 모노블록보다는 스테레오 버전 파워 앰프가 관심이 더욱 높은데, P-7500은 현재 동사의 클래스AB 증폭 방식의 스테레오 앰프 중에서는 가장 상위의 플래그십 모델로, 2003년에 발표한 P-7000의 4세대 모델이다.

전면에 아큐페이즈의 상징인 대형 아날로그 VU 미터를 설치했고, VU 미터 실렉터를 통해 사용 유무 및 피크 홀드 타임을 무한대로 설정 가능하다. 게인도 Max, -3dB, -6dB, -12dB로 선택 가능한데, 이는 프리앰프와의 매칭을 배려한 것이며, C2900 프리앰프와 매칭 시에는 최대 출력 레벨로 충분한 입력이 허용된다.

전원부는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와 60,000㎌의 대형 필터용 커패시터를 중앙에 배치하고, 좌우 측면은 모노블록 스타일의 히트 싱크와 일체형의 채널별 파워 블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출력부 PCB 어셈블리에는 신뢰성이 뛰어난 금도금 글라스 클로스 불소수지 PCB를 사용했고, 큰 전류가 흐르는 경로에는 금도금 버스 바를 연결해 빠른 반응 속도에 한몫하고 있다. 도시바의 고출력용 바이폴라 출력 트랜지스터를 채널당 10쌍, 푸시풀 구동의 클래스AB 증폭 방식으로 완성시켰다. 출력은 8Ω에서 300W, 4Ω에서 600W, 2Ω은 900W로 웬만한 대형 스피커와 매칭 가능한 출력이다. 바인딩 포스트는 바이 앰핑을 지원, 두 쌍의 대형 바인딩 포스트 터미널이 장착되어 보기에도 시원하며, 브리지 모드와 바이 앰핑 모드를 앰프 후면의 실렉터로 선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프리앰프와의 매칭을 위해 입력부는 완전한 풀 디퍼런셜 밸런스 회로 방식이며, XLR 단자의 핫, 콜트의 핀 포지션도 선택 가능하다. 그리고 스피커를 보호하기 위해 보통은 릴레이를 많이 쓰지만, 음질의 왜곡과 접점의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동사는 이 파워 앰프의 새로운 출력 보호 회로에는 MOSFET 스위칭 회로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순간적인 신호의 피크를 차단한다. 그리고 방열판 온도를 감지하는 2개의 온도 센서를 설치해 온도를 모니터했고, 충분한 방열로 장시간 사용 시에도 열은 많지 않다.

P-7500의 스펙의 경우, SNR은 130dB로 기존 모델보다 11% 노이즈 레벨이 향상되어 고출력 환경에서 정숙한 노이즈 환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사운드 뒤 배경의 깨끗함을 제공한다. 특히 1,000이라는 댐핑 팩터 수치는 웬만한 프로용 앰프에 맞먹는 능력이다.

보컬 곡은 에드 시런의 ‘Bad Habits’를 선곡해 보았다. 고출력 파워 앰프에서 맞볼 수 있는 저역 에너지와 높은 댐핑 팩터가 만들어 내는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저역 움직임이 단연 돋보였다. 저역은 깊이 있고, 킥 드럼은 임팩트 있게 단단히 잡혀 있었다. 클래스AB 앰프로서는 전체 대역 반응이 모두 빠른 편이며, 중역은 불필요한 강조가 없으며, 치찰음 대역의 표현은 강조했다. 짧은 잔향과 배음이 중심으로 음의 혼탁함이 없는 정갈함이 아큐페이즈 스타일을 느끼게 한다.

독주곡으로 토미 엠마뉴엘의 기타 연주로 ‘Angelina’를 들어보면, 유럽이나 미국 브랜드들의 앰프 성향과는 달리 저역은 상당히 과대함 없이 정갈한 스타일로 표현되었다. 전반적으로 투명함이 공존하는 사운드 성향으로, 어쿠스틱 기타의 깔끔하고 디테일이 강조된 핑거 연주의 맛을 느끼게 했다. 고출력에서의 전원부 역할을 분명히 느끼게 하며 단단하고 불필요한 과장 없는 깔끔한 질감 표현이 좋았다.

대편성 곡은 브루크너 교향곡 2번 중 3악장을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하는 빈필의 연주로 선곡했다. 도입부 금관은 웅장함보다는 단아함이 있었고, 전체적인 톤은 부풀지 않고 단정한 스타일이다. 스테이지가 제법 넓은 만큼 플루트와 오보에의 위치는 무대 중앙에, 거리감은 제대로 느껴졌으며, 흐트러짐 없는 표준적인 대역 밸런스로 아큐페이즈 특유의 음색을 느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맑고 차분하며 현악기들과 목관의 울림은 상당히 세련된, 빈필의 톤 컬러를 잘 만들었다.

사운드를 정리해 보면, 프리앰프의 경우는 에너지를 강조하기보다는 정확한 밸런스를 중점에 두었고, 다이내믹도 적정 수준으로 동사의 사운드 컬러를 가진 안정적인 중립적 밸런스를 만들었다. 파워 앰프는 전체적으로 대역들이 모두 꽉 차 있으며, 출력만큼이나 빠른 반응과 임팩트가 강조되어 있고, 저역 에너지는 짧고 강인한 임팩트를 추구하며 부풀리지 않고 절제되어 불필요한 잔향이나 지연 느낌 없이 정돈된 사운드를 추구했다. 제품의 특징을 살펴본 뒤 다시 한번 더 놀라게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가격인데, 이 정도 스펙과 성능을 고려한다면 동급의 경쟁자들은 없다고 보아도 좋을 만큼 가성비가 돋보인다. 그만큼 모든 부분에서 아큐페이즈를 대표하는 프리 및 파워 앰프답게 반세기의 기술적 노하우와 사운드 철학과 경쟁력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아큐페이즈 앰프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Accuphase C-2900
가격 1,900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5, XLR×2   EXT 프리 입력 RCA×1, XLR×1   레코더 PLAY·REC 지원   아날로그 출력 RCA×2, XLR×2 주파수 응답 3Hz-200kHz(+0, -3dB), 20Hz-20kHz(+0, -0.2dB)   출력 전압 2V, 7V(최대)   출력 임피던스 50Ω   S/N비 113dB   THD 0.005%   크로스토크 -80dB   게인 18dB   어테뉴에이터 -20dB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7.7×15.6×41.2cm   무게 24.2kg

Accuphase P-7500
가격 2,000만원   실효 출력 300W(8Ω), 600W(4Ω), 900W(2Ω)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20Hz-20kHz(+0, -0.2dB)   댐핑 팩터 1,000   입력 임피던스 40㏀(XLR), 20㏀(RCA)   S/N비 130dB(Max), 135dB(-12dB)   THD 0.05%(2Ω), 0.03%(4-16Ω)   크기(WHD) 46.5×23.8×51.5cm   무게 4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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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7월호 - 6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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