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이 훨씬 넘는 스피커 케이블을 이렇게 직접 대하게 되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그리고 이 케이블 하나의 비용이면 무척이나 만족스럽게 사용할 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는, 놀라운 비가성비(?)가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든다. 그래서 얼마나 좋기에 이런 가격표를 달고 나온 건가 분한 마음에 오디오에 연결해 보니…. 결과적으로 노래 자체를 더 잘 부르는 것처럼 그 차이가 명확했고 음악이 확 더 좋게 달라져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막귀가 아닌가 고민하는 나도 좋아지는 음질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이니, 오디오 케이블이 차이가 없다고 노래 부르는 사람들을 모아 놓고 들려주면 이 케이블만은 인정하고 말 것 같다.
이렇게 나를 놀라게 한 케이블은 1992년에 창립한 미국의 케이블 전문 제조사 와이어월드의 플래그십 스피커 케이블인 플래티넘 이클립스 8이다. 이 플래티넘 이클립스 8 스피커 케이블은 동사의 모든 기술력과 최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투입한 역작이며, 최고로 투명하고 숨 막히는 역동성과 홀로그래픽 이미징이 특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동사에서는 이 케이블을 완벽주의자를 위한 케이블이라고 소개하고 있을 만큼 모든 면에서 특별하다. 먼저 이 케이블의 구조가 남다르다. 케이블 피복 내부에는 플랫한 선재 8개가 평행하게 차곡차곡 쌓여 있고, 외부는 사각이 회전하는 것처럼 되어 있다. 이것은 동사 특유의 특허 받은 케이블 디자인으로 Octo DNA HELIX라고 부른다. 이 독특한 케이블 디자인은 일반적인 케이블의 와전류 저항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 및 착색을 없애기 위한 기술이며, 양극과 음극의 도체 간 간격은 청취를 통해 미세하게 조정된다. 특히 상위 모델로 갈수록 플랫한 선재의 수가 늘어나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이 선재는 OCC-7N 솔리드 실버 도체로 제작되었으며, 총 64가닥의 그룹 8개, 8AWG 굵기로 제작되어 구렁이처럼 굵은 케이블을 만들지 않는 동사의 케이블치고는 상당히 굵고, 무게도 꽤 무겁다. 단자도 이 선재와 어울리는 은도금된 Uni-Term을 사용했으며, 바나나와 스페이드 두 가지가 있다. 그리고 일반 스피커 케이블 외에 바이와이어링 스피커 케이블도 갖추고 있다.
이 케이블을 만든 와이어월드의 기술적 특징은 절연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소재의 절연체를 사용하지 않고, 와이어월드 전용의 절연체(컴포실렉스 3)를 만들어 사용한다. 와이어월드의 가장 최신 절연체인 컴포실렉스 3은 특별한 복합 절연체로, 기존 절연체와 다르게 도체와 절연체의 경계면에서 움직임, 진동 및 신호 에너지에 의해 유도되는 정전기 충전 및 방전 효과에 의해 발생하는 노이즈인 마찰 전기 잡음을 최소화해 주는 특별히 설계된 독특한 고분자 합성 재료를 사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 컴포실렉스 3은 듀폰 사의 테플론 등 저손실 절연 재료 중 가장 낮은 마찰 전기 노이즈 특성을 보인다고 한다.
사실 와이어월드의 가장 큰 특징은 비교 테스트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회사의 시작에서부터 직접 케이블 비교기기를 만들 정도로 직접 청취를 통해 케이블을 평가하는 것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동사의 플래그십 스피커 케이블을 오디오 시스템에 연결한 순간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었던 것이다. 정말 스피커 케이블의 효과를 극적으로 체험하고 싶다면 이 케이블에 도전해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상상 이상의 좋은 결과로 답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