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이 다른 엔트리 클래스, 하이엔드 가성비를 보여주다
아큐페이즈(Accuphase) 인티앰프 라인업의 가장 아래에 위치한 E-280은 이번 특집의 가격 상한선에서 거의 끝을 간신히 통과하는 제품이다. 490만원으로 중급 앰프에 속하지만, 아큐페이즈의 엔트리로 일본 하이엔드 앰프의 힘을 보여주는 기술력의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장 강조되는 기술적 장점이라면 가변 저항 대신 전류 컨트롤 방식의 게인 조정으로 완성된 AAVA라는 볼륨 컨트롤 회로가 탑재된 점이다. 전압 증폭이 갖는 선형성이나 접점의 문제, 좌우 편차 같은 것들을 제거한 이 회로는 플래그십 프리앰프에서 물려받은 것으로, 이전 모델들과 달리 전류량을 2배 늘리고 임피던스는 절반으로 낮추어 노이즈를 한층 더 줄였다. 그리고 전반적인 회로의 임피던스를 낮추고, 출력단의 설계 변화를 통해 댐핑 팩터도 이전에 비해 100 이상 증가시켜 스피커를 컨트롤하는 힘과 다이내믹을 개선시킨 것도 E-280이 갖는 핵심 포인트이다.
스펙적인 개선점들은 마케팅적인 장점이 되겠지만, 진짜 이 앰프를 추천할 만한 것은 앰프 본연의 성능이다. 플래그십인 E-5000과 마찬가지로 바이폴라 계열의 파워 트랜지스터로 설계한 인스트루멘테이션 앰프 회로의 파워 앰프는 상당히 단단한 힘과 스피커 구동력으로 아큐페이즈의 전매특허인 흐트러짐 없고 깨끗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출력은 8Ω 90W, 4Ω 120W이며, 비슷한 출력의 다른 앰프들과는 사운드 퀄러티가 급이 다르다.
전체 사운드 스테이지의 투명도와 입체감, 심도의 깊이가 뛰어나며, 재즈나 팝 같은 녹음들의 베이스 리듬을 읽어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물론 상급기들에 비하면 에너지적 규모나 파괴력은 덜하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스피커들을 거침없이 울려준다. 여유가 된다면 디지털 옵션이나 포노 옵션을 추가하면 디지털 소스들이나 LP 재생도 가능한데, 그 성능 또한 정말 훌륭한 가성비를 선사한다. 큰 부담 없는 비용으로 고급 하이파이 DAC와 포노 앰프를 얻게 되는데, E-280의 앰프 성능과 하나가 되면 가성비의 끝판왕으로 불러도 좋을 훌륭한 하이파이와 놀라운 가성비의 인티앰프가 된다.
가격 490만원 실효 출력 90W(8Ω), 120W(4Ω) 아날로그 입력 RCA×5, XLR×1 레코드 PLAY·REC 지원 프리 아웃 지원 메인 인 지원 주파수 응답 20Hz-20kHz(+0, -0.5dB) 어테뉴에이터 -20dB 댐핑 팩터 500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6.5×15.1×42cm 무게 20.4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