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uphase E-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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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uphase E-380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2.05.10 17:23
  • 2022년 05월호 (59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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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를 향한 오디오파일들의 최고의 선택

아큐페이즈(Accuphase)는 전통적으로 인티앰프들의 설계를 타사의 인티앰프와 같은 일체형 앰프의 디자인보다는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를 각각 분리시켜 설계하고, 이를 하나의 섀시에 넣은 ‘프리 아웃-메인(파워) 인’ 설계로 유명하여 일본에서는 프리·메인 앰프라 부른다. 신작 E-380 또한 마찬가지다. 프리 아웃, 파워 인 구조의 설계로 되어 있으며, 전작인 E-370에서 전원부와 출력단의 설계를 개선하여 파워를 배가한 새 앰프로, 중급 인티앰프 시장을 노리는 뛰어난 가성비를 목표로 완성되었다.

외관 디자인은 아큐페이즈 앰프 특유의 디자인 기본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한다. 1980년대 앰프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VU 미터기와 좌우에 배치된 실렉터 노브 및 볼륨 노브로 존재감을 내세우며, 변함없는 샴페인 골드 마감으로 보는 순간 아큐페이즈임을 알 수 있다. 하이엔드 기기들에서 기대할 수 있을 법한 튼튼하며 고급스러운 만듦새와 마감 처리 또한 훌륭한 장점이다. 감촉이 느껴지는 볼륨 노브와 소스 실렉터는 감탄할 만큼 훌륭하다. 플랩다운 방식의 전면 패널 댐핑 힌지 도어의 움직임도 그러한 하이엔드적 요소를 그대로 담아냈다.

물리적인 스펙이나 기능 면에서도 E-380은 거의 모든 것들이 갖춰져 있다. 톤 컨트롤, 모노/스테레오, 위상 전환, 스피커 출력 실렉터 같은 기능들이 모두 제공된다. 뿐만 아니라 현재 발매된 아큐페이즈의 신형 인티앰프들 설계에 맞춰 E-380 후면에도 옵션 보드 슬롯이 2개가 제공된다. 이전까지 1개뿐이었던 옵션 슬롯을 2개로 늘려, 별매로 발매되는 DAC 옵션 보드와 포노 앰프 옵션 보드를 한꺼번에 장착할 수 있게 되었다. 슬롯이 1개일 때, 디지털 DAC 또는 아날로그 포노 중 하나밖에 쓸 수 없다는 문제점을 받아들여 기능을 개선한 셈이다. 입력 단자들도 충분하여 RCA 5개와 2개의 XLR 입력을 제공하며, 요즘은 거의 사용 빈도가 없는 테이프-루프 입출력도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프리 아웃과 파워 앰프 모드 동작을 제공하는 메인 인 입력이 갖춰져 있으며, 앰프와 별개로 설계된 헤드폰 전용 앰프가 내장되어, 0.25인치 TRS 헤드폰 잭으로 헤드폰을 즐길 수 있다.

E-380의 업그레이드 핵심은 역시 파워 앰프의 진화를 꼽을 수 있다. 전작 E-370에 비해 20%의 출력 상승이 이루어져 채널당 8Ω 기준 120W, 4Ω 기준 180W의 출력을 낸다.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로 설계한 패러럴 푸시풀 회로의 출력단은 일반 오디오 앰프 회로가 아닌, ‘인스트루먼테이션 앰프’ 회로인데, 주로 오실로스코프를 비롯한 계측 장비들에서 사용하는 신호 검침 증폭 회로로 증폭도와 위상에서 훨씬 뛰어난 정밀도를 자랑한다. 여기에 160V/15A의 동작 특성을 갖는 고출력 전류의 바이폴라 트랜지스터 소자를 사용하여 전작보다 20%나 높아진 출력 개선을 일궈냈다.

파워 앰프 회로의 또 다른 특징은 댐핑 팩터의 개선이다. 2010년 이후 등장하는 아큐페이즈의 파워 앰프 회로는 피드백 회로의 개선 및 출력단의 릴레이 제거와 MOSFET 스위치 제어 방식을 도입하여 출력 임피던스를 낮추려는 시도를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플래그십인 E-5000과 E-800에서는 댐핑 팩터 수치를 1,000 이상으로 끌어올린 바 있는데, E-380 또한 그런 회로 설계 기술을 차용하여, 전작보다 25% 정도 개선된 댐핑 팩터 수치 500을 구현했다.

볼륨 컨트롤은 아큐페이즈의 독자 기술인 AAVA를 사용했다. 기존의 가변 저항 방식의 볼륨 대신 전압-전류 변환 회로를 병렬로 배치시킨 전류 컨트롤식 볼륨 회로인 AAVA는 리니어리티의 비약적인 개선과 더불어 정밀한 게인 및 레벨 조정을 구현하여 음악의 다이내믹을 그대로 유지하며, 아주 작은 볼륨에서도 다이내믹의 변화를 유지해주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전작에 비해 출력 전류를 배가시켜 피드백 저항 수치를 줄이고, 노이즈를 낮춘 것이 E-380의 새 AAVA 개선점이라고 한다.

테스트에는 루민의 P1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XLR로 연결하고, 스피커는 다인오디오의 컨투어 30i로 시청했다. 일본의 하이엔드 인티앰프의 계보를 잇는 제품답게 E-380의 가장 큰 특징은 투명도, 해상도, 명료함이 대단하다는 것. 녹음 속의 디테일들을 샅샅이 긁어내어 깨끗한 텍스처를 그려낼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인위적으로 강조하지 않은 자연스러우며 세련된 해상도의 미립자감 사운드를 들려준다. 선이 두껍고 풍윤한 톤 대신 단단한 저음과 중·고역의 해상도와 깨끗한 톤으로 투명하고 입체적인 사운드 스테이지와 녹음 현장의 공기 냄새를 그대로 옮겨다 놓는다. 특히 하이스피드한 저음은 탁월한 드라이브 능력으로, 단단한 구동 능력을 들려준다. 덕분에 대편성 관현악 녹음들을 들으면 오케스트라의 넓은 스테이지와 깊은 전후 깊이감이 매우 만족스럽다. 모든 악기들의 디테일과 잔향감, 공기감, 그리고 풍부한 하모닉스가 들려주는 선명하고 또렷한 음색 재현은 음악에 푹 빠져들게 한다.

아큐페이즈의 신작 E-380 인티앰프는 하이엔드로 이어주는 미들급 인티앰프인데, 뛰어난 퍼포먼스로 하이파이의 쾌감을 제대로 선사한다. 정통파 하이파이 인티앰프로 동급 최강의 퍼포먼스와 함께 가성비마저도 훌륭하다. 물론 E-5000 같은 하이엔드 플래그십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하이엔드를 향한 오디오파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이 가격대의 가장 강력한 인티앰프이다. 


가격 690만원   
실효 출력 120W(8Ω), 180W(4Ω)   
아날로그 입력 RCA×5, XLR×2   
레코더 Play·REC 지원   
프리아웃 지원   
메인 인 지원   
주파수 응답 20Hz-20kHz(+0, -0.5dB)   
어테뉴에이터 -20dB   
댐핑 팩터 500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6.5×17.1×42.2cm   
무게 22.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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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5월호 - 5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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